-‘분사 갈등’ 이틀째 충돌…농성 100여명 ‘반감금’

-전기 끊고 음식물 반입 금지…경찰 회사안 진입도


‘직영판매부문 분사’를 놓고 2년 넘게 갈등해 온 대우자동차판매㈜ 노사가 5일 이틀째 충돌했다. 경찰은 충돌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전경 5개 중대 500여명을 동원해 인천 부평구 대우자동차판매 본사 어귀를 봉쇄하고 회사 안에까지 전경을 투입했다.

지난달 22일부터 부평 본사에서 ‘무기한 총파업’ 농성 중이던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자판지회는 “지난 4일 오후 6시께 회사 관리직원과 용역업체 경비 300여명이 갑자기 건물 안쪽으로 조합원들을 몰아넣어 노조원 100여명이 건물 2층에 갇혔다”고 5일 밝혔다. 이때 몸싸움이 벌어져 깨진 유리창에 조합원 2명의 다리가 찢어지는 등 일부 조합원이 다쳤다고 노조는 덧붙였다. 회사 쪽은 펼침막과 농성 천막 등을 철거하고, 노조원들이 갇힌 건물에 전기를 끊고 음식물 반입도 막았다. 노사 양쪽은 5일 밤늦게까지 건물 안팎에서 대치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1993년 대우자동차에서 판매부문만 분사한 회사로, 지엠대우차, 타타대우상용차 등을 팔고 있다. 2006년 10월 회사는 경영 효율화 명목으로 승용차 판매 중 직영판매부문을 분할해 ‘DW&직영판매㈜’를 설립하고, 영업사원들을 신설 법인에 발령했다. 하지만 영업사원 500여명 중 214명은 “노조와 합의 없는 분할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전적을 거부해 갈등이 시작됐다.

그해 12월 법원이 ‘노조원들은 대우자판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노조 쪽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자, 회사는 이들을 인사부로 대기발령했다. 그 뒤 20개월 넘도록 조합원들은 여전히 대기발령 상태다.

김진필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장은 “신설 법인 전적 발령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리점의 비정규직으로 내몰려는 처사로, 노조와의 합의도 거치지 않아 단협 위반”이라며 “2년째 임금 40~70%가 삭감돼 조합원들이 생계 유지도 어려운 상황인데, 회사는 대표이사 면담 요구조차 거부한다”고 말했다.

대우자판지회는 △대기발령 철회 △임금체불 등 부당노동행위 중단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쪽은 ‘분사 방침’을 뒤집을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신설 법인에 승용차 판매 업무를 위탁경영하는 안 등을 제안했는데 노조가 거부했다”며 “노조원들의 불법점거를 원칙에 따라 해결해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검찰에 보냈다”고 말했다. 회사는 지난 7월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조에 사무실 정리 등을 요구했으며, 지난달엔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했다.

앞서 대우자판은 2003년 회사 쪽이 노조원 개개인의 성향을 분석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과 관련해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와 검찰의 특별합동조사를 받고, 이동호 사장이 벌금 1천만원을 물었다. 2006년엔 구조조정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최아무개씨가 뇌출혈로 숨졌다며, 유가족이 11개월 동안 장례를 거부한 채 회사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