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게 자신의 목도리를 벗어 주는 장면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김지은씨(24·홍익대4). 그녀의 선행이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현대자동차에서 28년째 근무하며 현재 울산공장 내 태승산업 대표로 있는 김민태씨(56·울산 남구 삼산동). 김씨는 매달 두 차례 이상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찾고 있다. 김씨가 동구 방어동 꽃바위마을의 한 독거노인을 찾은 것은 17년 전.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노인인 데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김씨가 자주 들른 것이 인연이 됐다. 이 노인이 2년 전 당뇨로 두 다리를 잃고부터는 김씨의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 특히 월급날엔 항상 그곳에 있다. 서울역 근처에서 다리가 불편한 노인의 심부름을 하고, 목도리를 건네준 딸의 모습 그대로다. "지금 회사를 끝내고 나면 뭘 할까 고민을 하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본격적으로 사회봉사를 하고자 합니다." 2005년 늦깎이로 사이버대학에 진학, 최근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정년퇴직을 1년6개월여 앞두고 있는 김씨는 양로원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사회봉사 활동도 경쟁률이 '치열'해져 고민이다. 울산의 독거노인 양로원, 고아원 시설 충족율이 153%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힘들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게다가 지인이 양로원 부지로 내놓으려는 땅이 그린벨트라 양로원 건립에 어려움이 따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것 해 놓으면 딸도 자주 와 도와줄텐데…." 그는 산을 사랑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2005년 자연과 대화하는 형식의 시가 있는 산행기 '김민태와 함께하는 시심(詩心) 산행'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