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어느날.....아침 잠에서 깨서 문득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에....진짠 뜬금없이 차 사고 싶다고....

기아 대리점으로 가서 대뜸 계약했습니다.

계약금 10만원 있어야 한다는데....지갑 열어보니 5만원밖에 없어서 5만원 영맨한테 빌렸습니다~

 

당시 대학 막 졸업하고 사회인 1년차...

아버지께서 10년동안 타고 물려준 뉴엑셀GLSI를 타면서 종종 아버지의 뉴이엪(장애인 가스차) 쏘나타를 몰래 한 번씩 훔쳐 타곤 했습니다.

차 사러 간다고 말하고 가서 색깔 고르는데....어머니께 전화해서 보라색 산다고 하니 집에 들어 오지 말라고 하시고....파란색 산다고 하니 용달차 타냐고 하시고(1톤 트럭을 비하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결국 검은색으로 계약 마친후.....여친에게 나 차 샀다고....뉴카렌스 샀다고 하니, 그거 무슨 차냐고?? 스포티지 안 사고 왜 그거 샀나고 하니....이거 가스차인데 엄청 좋아~~라고 했더니 뚜~~뚜~~~뚜~~~

ㅋㅋ 그 여친이 지금 제 마누라가 되서 애가 셋이나 되네요 ^^

 

당시에 가진거 없이 100%할부로 3년~~ 차값 옵션 넣고 취등록세까지 해서 2,200만원정도

이자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걍 3년 동안 갚으면 되지 이러면서 계약했네요...

지금 기억으로 한 달에 68만원정도 나간것 같습니다.

3년동안 할부 넣고 끝나는 날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다시는 차는 할부로 안 사기로 맘 먹었습니다 ^^

 

2달여 기다린 후 드뎌 차 나온 날의 그 설렘은 아직도~~ ^^

영맨이 차 끌고 와서 키 넘겨주는데.....와~~~이 때는 벤츠도 비엠도 그 할아버지들도 하나도 안 부럽더라고요~~

(지금은 심히 부럽습니다 ^^)

퇴근 하자마자 여친에게 달려 가서 차 나왔다고 보여주니.....뚱뚱하고 못 생겼다고 구박하네요.....ㅜㅜ

 

차 사고 고사도 지내고 했는데....아무리 뒤져도 초기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

찾다보니 07년에 여친이랑 강원도로 놀러 갔던 사진이 카렌스가 가장 정상적일 때의 모습이네요

10년 동안 정말 애지중지 하면서 탔습니다...하나하나 꼼꼼히 다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차 사서 팔기 전날까지 가스넣은 내역과 정비 내역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기록해 놨습니다.

(나중에 차 팔 때 사가시는 분께서 다른 것보다 관리 한거 적은 차계부보고 믿음이 가서 산다고 하시더라고요)

 

 

 

 

이 차를 사면서 처음으로 자동차 동호회라는 것을 하게 되었고....

D.I.Y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미친듯이 차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ㅋ

 

옥사장네에서 방음제료 사서~ 바닥부터 카울, 엔진룸까지 올 방음도 해주고.....

 

 

만능기판과 LED 사서 실내등도 만들어 주고....

 

 

 

범퍼도 뉴페이스로 바꿔주고....

 

 

 

 

계기판 LED 바꾸고, 액정은 반전 하고, 필름도 제작해서 만들고~~~

 

실내 LED 전부 뜯어서 바꾸고....오디오는 어린이날에 마눌님께서 선물 해주셨고....^^

 

컵홀더 플레이트에 LED 박아넣고....

 

썬룹에도 무드등 만들고~~~

 

블박은 기본 3개에....(부모님께서 제 차 귀신 나올거 같다고 안 타려고 하셨습니다....ㅜㅜ)

 

 

풋등도 달아주고....

 

 

어느덧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듀얼 모니터 만들어 주고....

집에 돌아다니는 V7네비와 중고로 같은거 하나 더 사서 만들어 줬습니다.

이게 현재 차에도 달려 있습니다.

카랭이 판다고 하니 애들이 제일 반대 했는데...그 이유가 바로 이 모니터가 새 차에는 없어서라고....그래서 이식해 주낟고 약속하고 팔았습니다...ㅋ

 

 

도어 커티쉬 램프도 만들어 주고.....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강력히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으니...이름하여 여친....에서 마눌님......

차에 손 대지 마라고~~마라고~~~얼마나 뭐라하는지.....

그래서 모든 다이에는 스위치를.....ㅋ 마눌님께서 같이 탈 때는 필수로 OFF....

그러다 실수로 ON했다가 다이 한거 걸려서 진짜로 다이 할뻔~~~~

 

 

여친과의 연애시절....결혼.....아이......아이들......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함께하고...

좋은 곳에 데려다 주고....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영화관이 되어주기도 하고.....

정말 희노애락을 함께한 녀석이었는데......

처음으로 아이들과 차박도 해보고.....

 

 

또 한 명의 식구가 늘면서 어쩔 수 없이 좀 더 큰 차로 넘어가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팔았던 카랭이~~~

보내기 전날 깨끗하게 목욕도 시켜주고 가스도 가득 넣어 주고....사진도 찍어 주고

그렇게 보냈네요...

 

10년동안 단 한번도 자동세차나 세차자에 맡기지 않고 손수 세차 해줬었습니다.

왁스만 해도 아마 몇 십통 쓴거 같습니다....어디가도 사람들이 10년된 차라고 하면 믿지 않았지요.....

 

판매 바로 전날 찍은 사진입니다.....마지막 사진이지요...ㅜㅜ

 

 

 

 

 

 

가성비 따지면 정말 이만한 차 없다고 봅니다.

잔고장도 거의 없고 때에 맞춰서 소모품 갈아주고 연식 오래되면 노후된 부품 좀 갈아주고 하면....정말 좋은 차입니다.

가스라고 힘 딸린다고 하는데....이 차에 늘 4인 가족 타고 다니면서 강원도만 5번 넘게 갔다고 왔고 서울, 용인도 20차례 이상 다녔는데...전혀 그런 느낌 없었습니다.

 

판매자와 만나서 차량 등록소 가서 이것저것 서류 쓰고 이전 완전히 마치고 차키 넘겨주는데....울컥하더라고요...

진짜 제가 폐차할 때까지 타려고 했었는데..그러겠다고 했었는데...약속 못 지켜준거 같아서 좀 미안하기도 하고...

차 산 사람이 타고 가는데.....멍하니 지켜보다 터벅터벅 돌아서는데 진짜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고요...

저 녀석 타고 마눌님이랑 연애하고 놀러가고 임신하고 병원 태워주고...애들 태어나서 이 차 타고 집에 오고, 가족 여행 다니고...늘 같이 했고....가족 사진 모음에 보면 늘 한 컷이 끼여서 찍혀 있던 놈인데....이제 없다고 하니 뭔가 많이 휑 하더구군요...

 

오늘따라 이 녀석이 좀 보고 싶어서 글 한 번 써봅니다.

 

새 주인 만나서 잘 지내고 있을거라 빕니다 ^^

 

그리고 전 새 차를 만나 새롭게 정을 주면서......또 몰래 다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