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디저트류 가격 올라…짜장면 5000원선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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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설 명절 소비자들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짜장면과 김밥 등 일반음식점부터 햄버거, 커피 등 디저트류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설 연휴기간 가족들과 함께 외식을 즐기는 분위기도 자츰 사그라들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9월12~15일) 연휴기간 전체 주문건 수는 전년 추석 연휴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재료값 상승과 고된 노동으로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대신 가족들과 모여 외식 메뉴를 즐기는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대표 외식 메뉴 가격은 매년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 지역의 짜장면 1그릇당 평균 가격은 5145원으로 전년 동월(4808원)대비 7.19% 올랐다. 서울 짜장면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5000원을 넘겼다. 김밥 한 줄 가격도 2408원으로 6.12% 인상됐다.

특히 가격 인상은 설 명절을 앞둔 연말연초에 집중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맥도날드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연달아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불고기·새우버거 등 26종 제품의 판매 가격을 평균 2% 가량 인상했다. 버거킹도 '와퍼' 등 대표 제품 가격을 2.5% 올렸다. KFC도 일부 메뉴 가격을 100~200원씩 인상했다. 맥도날드도 지난 17일 '빅맥 세트'를 200원 인상하는 등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카페·디저트류 가격도 올랐다. 카페·디저트류는 명절 연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외식 카테고리 중 하나다. 실제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기간 카페·디저트류 주문 건수는 전년 설 연휴대비 300% 증가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는 이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0.7% 가량 인상했다. 이에 따라 '아메리치노' 가격은 5100원에서 5200원으로 100원 올랐다.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는 5000원에서 52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빽다방도 지난 13일부터 '완전초코바나나빽스치노'와 '딸기바나나빽스치노', '사라다빵' 등의 가격을 500~700원 가량 올렸다.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도 지난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00원 가량 인상했다.

반면 삼겹살 소매 가격은 하락세다. 돼지 사육량이 늘어난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산 삼겹살(1kg) 소매 가격은 평균 1만7316원으로 전년 동일(1만7473원)대비 0.9% 내렸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42)씨는 "예전같으면 차례를 지낸 뒤 명절 음식이 다 떨어졌을 때 가족들과 외식을 즐기곤 했는데 올해는 부담이 더 늘었다"며 "남은 음식을 최대한 활용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 박모(26)씨는 "사촌동생들 치킨 한 마리 시켜주는 것도 이제는 부담"이라며 "올해 명절에는 외식대신 장을 봐서 가족들과 집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