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사에 공자께서(다른 사람인가?) 하신 말씀으로 기억하는데, '효도로 생각하는 효도는 효도가 아니다'라는 말을 하였다.

말 같지 않은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효도한다고 의식하면서 하는 효도는 진정한 효도가 아니다. 효도라고 의식하지 않고,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대하는 게 효도다 라는 뜻으로 안다.

 

환갑이라고 또는 무슨 기념일이라고 뷔페 식사에, 유럽 여행, 이런 거는 '효도'하였다는 마음을 자식들에게는 채워줄지 몰라도, 부모가 원하는 효도는 아니다.
진정한 효도는 형편 닿는 대로 안부 묻고, 찾아보고 부담 없이 식사 같이 하고, 하는 것이 효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효도를 누가 할 수 있을까?
'아들'이다.
혈육은 부모-자식 간 싸워도 얼마 지나면 다 잊어지게 되고, 약간 섭섭해도 그리 서운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식이니까...

 

언제부턴가, 조선 후반기부턴가 몰라도 효도를 '며느리'가 '대리'로 하는 것이 관습화 되었다.
그러나 이 효도는 '혈육인 자식(아들, 딸)'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며느리가 효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는 혈육이 아니기 때문이다.

며느리가 하는 것은 효도와 비슷한 극진한 도리이거나, 며느리가 워낙 이타심이 많고, 동정심이 풍부한, 아니면 의리가 있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효도란 낳고 기른 은혜를 갚는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부모들은 못난 아들이 못하는 효도를 받고 싶기에 며느리들에게 여자가 출가하면 시부모가 부모라고 생각하도록 세뇌하였고, 그래야 효도에 가까운 보살핌과 공대를 받을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엄밀히 얘기하면 어불성설이고, 사기라고 볼 수 있다.

 

며느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도리(인간으로 기본적으로 하여야 하는 이치나 행동)이지 효도는 아니다.
며느리가 효도나 효행으로 상을 타고, 칭찬을 받았다면, 그것은 효도가 아니라, '선행'이라고 봐야 한다.
며느리는 자기 부모에게 못하는 것을 시부모에게 한 선행을 한 대신 자기 친정부모가 딸 잘 두었다는 칭찬을 받게 하는 효도는 하였지만, 물질적으로나 물리적으로 하는 효도는 못 한 것이다.

 

모든 고-부 갈등의 문제는
'아들'이 주체가 되어 해야만 하는 '효도'를 못함으로서
며느리에게 할 수 없는 효도를 강요하는 데서 시작한다.

며느리는 며느리로 가능한 '도리'만 하면 된다.
이 도리가 때론 효도를 능가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건 진정한 효도가 아니다.
선행일 뿐이다. 

아들 둔 시부모 입장의 분들께
진정한 효도는 '아들'에게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며느리에게는 도리만 바라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