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한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7권째 읽고 있는 데, 구한말 나라 잃는 상황과

일제의 국권침탈 후 조선 민중을 수탈하는 과정들은

치가 떨립니다.


초기엔 의병, 1920년대엔 독립군과 지역 농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장면들, 특히 마을사람들을 끌어내놓고 작두로 목을

자르는 만행들을 무시로 자행하는 장면들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근대 일제에 의한 침탈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나 하는

반성이 들었네요.


일본이 구한말 조선을 침탈하여 강제합병에 이르게 한 것은

일본의 제도나 사상이 좋아서가 아니고 서구의 제도를 재빨리

모방하여 상공업을 발달시키고 그로 인해 축적한 부를 총포류의

제조 및 군함의 건조 등 군비 확충에 투입하여 짧은 시기에 아시아의

강국으로 등장한 결과일 것이라고 봅니다.


일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적 소비생활이니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것은, 그렇게 구입해 준 일본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들어간 돈이 총포로 또는 거대 자본으로 변하여 대륙으로 가는 길목

인 한반도에 대한 군사력의 행사나 자본을 통한 필연적 지배를 가져올

것을 간과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정말로 섬찟하네요.


일본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비는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느끼며, 많은 한국인들이 이런 인식을 하도록 만든

아베는 참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되네요.


일본의 간악한 식민지배를 벗어난 지 이제 겨우 70여년 밖에 안 되었는 데,

벌써 36년 일제의 극악한 만행을 잊어버린 지난 날들을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