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렸던 1편에 이어서 오늘 2편 올리겠습니다.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644368&bm=1 


우선 간단하게 해외에 발령을 내는 주재원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1.업무 실무에 대해서 잘 이해는 하나 주재국의 언어가 안되는 경우.

2.업무 실무는 모르지만 우선 주재국의 언어와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경우.


A 그룹의 경우 전문 기술 분야 외에 영업 및 관리 파트는 90년대 후반에 실무는 모르더라도

언어만 되는 사회 생활 2~3년차 경력직을 뽑아 중국 주재원 파견을 보내 주었습니다.

업무는 실제로 중국에서 일하면서 배우고 언어가 되니 적응을 더 잘 할거라는 오너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때 중국에 나온 주재원들이 불과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의 나이라 한국 같으면 이제

사원이나 대리급이지만 중국에서는 조직의 장을 맡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 상사한테 쪼인트 까이지도 않고 막내로서 서류 복사 심부름도 안 해본 사람이 중국에 와서

부문의 장이 되니 사회 초년병부터 모든게 기고만장해 진겁니다.

서른도 안 된 나이에 기사가 데려다 주고 아침에 출근하면 여직원이 커피를 타주는 그런 문화에 깃든 사람들에다가

그 당시만 해도 중국이 많이 낙후되어 있어 중국을 깔보는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A그룹의

고참 주재원들입니다.

당연히 아래급을 보는 중국 직원에 대한 존중없이 막 대하는 그런 안하무인에다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짓을 많이 했고 제 또래 후배들은 이런 선배들 때문에 중국 직원들이나 업체 사람들 보기에 민망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상대가 우리 말 모른다고 면전에 대놓고 욕하기, 자기 화나면 중국 여직원 불러서 대놓고 면박 주고 울리기,

사람을 강아지 부르는듯한 손동작으로 부르기등등..직장 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기 전의 나이에 현지에서 대장 노릇을 하니

정말 모든 사람들이 안하무인이더군요.

제 위에 새로 온 상사가 바로 그 중에서도 제일 대표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성격도 지랄 맞아서 비위 맞추기도 힘들고 매일 직원들만 괴롭혀대니 제가 중간에서 직원들 다독거려 가면서 같이 일하고

특히 자기가 일을 못하면 끼어 들지는 말아야 하는데 왜 그렇게 입 대는건 많은지 정말 전력에 도움이 안되고

갑질이 몸에 익은 전형적인 꼰대였습니다.

그렇지만 윗사람에 대한 아부 능력은 정말 월등했습니다.

내부 고발자인 저를 미워했던 최고 경영자에게 비위 맞추기는 지금 생각해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평일에는 같이 술 마셔 주기, 주말에는 골프 쳐주기 그리고 최고 경영자를 모시고 직원들과 회식 자리에서 만세삼창등등..

비교적 신사적인 B그룹의 물을 먹었던 저는 정말 충격을 먹었었죠.

이 상사라는 사람이 뭘 하든지 저는 직원들과 이미 비리가 발생한 부서라 앞으로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협력 업체 입찰 과정에 대해서 컨설팅을 받고 업무 프로세스 정립등에 매진 했습니다.

가끔씩 정신 나간 이 양반 때문에 울컥하고 작은 충돌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중간에서 역할을 해나가면서 버텨 나갔습니다.

회사가 최고의 매출 정점을 찍은 2016년이 지나고..사드 문제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더니..

드디어 2017년 2월28일에 중국 국영방송에서 사드에 대한 비난과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이 본격화 되자 모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3월들어 매출이 쭉쭉 빠지게 되었고 달성율이 절반도 안 되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으로 최종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일어나 대리상들도 주문을 못하고 이미 가져가 제품에 대해서 반품 조치까지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회사가 위기에 처하게 되자 서서히 인원 정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했습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