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차 두남매 키우는 아줌마에요..
남편은 타고난 생활력탓에, 청소년기부터 안해본 일이 없는데..
20대초에 중국집 배달일 하다 사고가 나서 크게 티는 안나지만
장애4급의 몸으로 작은 중기 사업체를 운영하며 살고있습니다.

새벽 4~5시면 나가서 평균 전화 200통 하면서 운전하다가
7~8시, 어쩔땐 새벽 1~2시에 집에 옵니다.
그 와중에도 틈만 나면 전화해서 보고싶다 사랑한다 하고,
집에 오면 혼자 애들본다고 고생했다고..미안하다는 사람입니다.
집에 있을 시간이 몇시간 안되서 가사나 육아를 돕는건
전혀 없지만.. 남편이 너무 고생하는걸 제가 제일 잘 알기에
저혼자 다 하는데엔 전혀 불만 없습니다.

빚말곤 가진게 없던 남편,
결혼전 제가 모았던 돈으로 살림 차리고 빚 조금 갚았는데
청산 할 만 하면 사고가 터지고,다 갚을만 하면 또 장비 사느라 빚이 생기고.. 그래서 아직 전세살이네요.

저는 남편 출근시키고나면 잠시 더 자다가
애기들 다 보내면 남편 사무실 총무일 무급으로 하고있어요.
하루종일 바쁜일은 아닌데. 전화업무도 많고
시간대가 없는일이라 부업말고는 따로 하기는 힘들고요

건설중기업이라, 신발이 흙투정이가 되는날이 많은데.
저 쪼그려 신발 빠는거 힘들다고 늘 아파트 입구 빨래방에 맡기고 전에 맡겨놓은것과 바꿔신고오거든요.

근데 그제 갑자기 개업식 가야하는데 슬리퍼 차림이라며
운동화좀 찾아다 달라기에 빨래방 갔는데
세탁소아저씨가 하시는 말씀
'신랑 일 엄청 많이 하는 사람이고만!! 돈버는데 깔창 라텍스 좋은거 하나 깔아줘! 이게 뭐야!!' 하고 신발 안창을 보여주시는데
꼴이 사진에 보시는...ㅎㅎ 이러네요.

차에 앉아서 한참 울다가, 남편이 왜 안오냐고 늦는다고 전화와서언능 가서 신발 주고 얼굴도 못보고 지나쳤더니
자기가 잘못한거 있냐며 또 눈치보는 남편..

전에 팬티 찢어진거 봤을때도, 양말 구멍난거 봤을때도
강간당했냐, 발톱 깎아라 하며 농담하고 넘겼는데
이번엔 말도 못꺼내겠고
그냥 미안하다거나 고맙다거나 그런 감정이 아니었어요
신발 깔창에 대해 말도 꺼내기 싫은 기분..
이틀간 생각을 해보니.. 화가 난거였네요

돈벌어오라고 새벽에 보내놓고..
뭘 신는지 뭘 입는지 몰라줬던 저.
그래놓고 애들이 뭐 먹고싶다는데 사줘도 돼?
이번달 말 잘들었는데 장난감 사줘도돼?
저녁에 일찍 오면 ㅇㅇ먹으러 갈까?
이러고 자빠졌던 저에 대한 화...

신발 네개중에 하나 잃어버리고
하나는 떨어졌으니 새로 사준다했더니
두개나 있는데 뭘 사냐며
그걸로 당신한테 쓰라고 하던 남편..
무슨 영화를 누리고 몆억을 벌겠다고 그 청승을 떨며
불편함을 참고 미련을 떨었는지.. 답답해서 또 화가 나고...

제가 부모없이 4살때부터 혼자 컸거든요..
그게 너무 불쌍하다며 늘 저한테 다해주고싶고
고생시키기 싫다면서, 자기는 등신같이 이런거 신고
깔창 몇천원짜리 하나 사놓으라는 심부름도 못시키고..
그게 진심으로 화가 난거였나봐요..
아직도 말 꺼내면 눈물부터 펑펑 날것같아 말안하고
속은 너무 상하고.남편은 계속 기분이 안좋이보인다며
춤이나 추고있고..

요즘 남펀이 스트레스 부쩍 받고있어요
근데 제대로 쉰게 몇년전인지 몰라요
주말도 없으니까...집에오자마자 뻗어있는 두어시간..
그리고 잠시 자는 시간이 전부에요.

일 다 빼고 어디 다녀오자 라고 하면
펄쩍 뛸테고.. 해외로 보내기엔 부담에..걱정도 되고
밤낚시라도 다녀오라하니 그럴시간 있으면
저랑 집에서 영화나 보겠다 하고..
어디 3박이라도 혼자 조용히 지내다오면
몸도 머리도 조금이나마 쉬지 않을까요..?
뭐라고 어떻게 말해서 억지로라도 내보낼지..
제가 애들을 데리고 며칠 나가줄까도 생각했는데..
그럼 또 일하겠죠ㅠ

머리 식히고 충분히 쉴수있게..좋은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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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와 축복 감사드립니다.
고맙다 미안하다 당신 최고다 이런말은 매일 해서...
조만간 남편과 오붓 한 시간 보내볼게요..^^
루이비똥 가방 말씀들 하시는데.. 오해 할 수도 있을것 같아 덧붙이자면.. 의류수거함에서 허락받고 주워왔어요;;
내부에 나사같은게 하나 빠져있는데. 겉은 괜찮아서 걍 써요.
남편이 알면 혼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