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이제서야 글 확인하네요.

주변 지인들이 연락와서 제얘기냐 묻고는 베스트글이라는데 부끄럽더라구요.

회사에선 인터넷이 되지않아 이제서야 글씁니다 ㅎ


이번 발령은 정리를 위한 발령이라 가지않으면 그만둬야하고 전날 회의시간에

전화로 따로 사정말씀 드리겠다했지만 가지않으면 안되냐고 하자 바로 정리하라더군요.....

씁쓸하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예상하고 전화했던것을 ㅎㅎ

그래도 여러분들 댓글덕에 더욱더 힘이나고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ㅎ


사업은 아니고 더 좋은곳으로 이직하기 위해 몇달 공부만 하려고 합니다.

이제 장사든 사업이든 안하고 회사만 다니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했거든요.

그리고 남이섬은 안가기로 했어요 ㅎ 아내한테 보여주니 가지말자고 하네요.

쪽지 보내주신분들 도움주신다는 분들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넋두리에 응원해주시고 좋은 말씀해주신것만으로도 너무 많은걸 얻은거 같네요.


감사합니다. 이맘 잊지않고 열심히 살고 아내 위하며 살게요 ㅎ

어려운 사회생활 힘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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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눈팅만하다 저도 글 하나 적어보네요 .


제목과 같이 오늘 회사에 퇴사한다고 전화하고 내일부터 인수인계하러 가네요.

결혼 3년차.....과장 1년차에.....갑작스런 타지역 발령에 업무변경.....

지난주 금요일에 통보하듯 사장이 불러서 말하고 10일부터 지사로 팀 전체가 가라고 하네요.

네....맞아요....일이 없어서 짜르고는 싶은데 권고사직으로 3개월치 월급주기 싫어서 그러는거.....

근데 제가 뭐라도 하고 싶은데 아는게 없어서 못하는게 아쉽네요 ㅠ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아내와 수없이 대화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내린 결정은 퇴사네요.

미안한 마음에 한숨만 나오는데 참.....지난일이 떠올라 넋두리라도 해볼려고요.


한국에서 첫 직장을 다니고 첫차를 사서 자동차 동호회에서 우연히 아내를 만나서

같이 모임장소에 차타고 가며 몇마디 나누다가 '아! 좋은 여자인거 같다' 라는 생각에

몇번을 만나고 따라다니다 3개월만나고 청혼했습니다. 까였어요 ㅋㅋ 1년은 만나야 결혼생각을 하겠답니다.

그래서 항상 제가 어차피 나랑 할거니까 튕기자말라고 했는데 안넘어 오데요 ㅋ


1년정도 연애했을때쯤 항상 관심있던 자동차쪽 일을 해볼 기회가 생겨서 회사를 그만두고

조금 배우다 창업을 했어요 ㅋ 그땐 무슨 자신감인지.....

아내가 말리다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내버려뒀다네요.

장사시작하고 오픈빨인지 몇달은 잘 되다 안되더라고요.....얼마나 힘들던지 ㅋ

아내 눈치도 보이고 모아둔 돈은 커녕 팔아먹을 다 팔아먹고 빚까지 있어서 결혼하자는 말도 쏙 들어갔죠.

장가는 못가겠다 싶었는데 아내가 얘기 좀 하자며 공원주차장으로 데려가서는 아무말 안하고

차안에서 정적이 흐르는데 힘들지? 한마디하면서 등을 쓸어주는데 갑자기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그날 대성통곡하고 가게 정리하기로 약속하며 아내가 한 말이.....

'오빠가 나랑 아직은 남남이라 도와주는기 애매하다. 그러니 우리 결혼하자.'라고 하는데 더 울었네요


그렇게 여차저차 빚도 정리할 계획을 짜고 아내랑 결혼계획을 양가에 알리고

상견례하고 양가에 양해구하고 저희힘으로 다 할테니 다 생략하고 양가부모님 옷만 해드리기로하고

결혼준비를 시작했어요. 물론 빚쟁이인 저는 돈이 없고 아내가 그동안 회사생활하며 번돈으로요.....

가게도 내놓고 웨딩촬영이며 집얻고 준비까지 서로 다툼하나 없이 2달만에 끝낸거 같아요 ㅋ

결혼식까지 마치고 신혼여행갔다가 감기걸린 아내 데리고 다음날 내과를 갔는데 큰병원가라네요.

감기가 길어져서 찍어본 엑스레이에 뭐가 뿌옇게 보인다고.....

근처 큰병원에 갔더니 암인거 같지만 더큰병원가보라해서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근처 광역시 대학병원으로 가니 폐암이나 림프종인거 같은데 폐암이면 말기일거고

림프종이면 치료확률이 있다며 입원할지 다른데갈지 정하래요. 하....세상이 무너지더라고요.

장인어른 쓰러지시고 아내는 뭔지도 모르고 그거보고 놀래서 울기시작하고.....

정신도 없는데 이게 뭔가 계속 멍했어요. 아내를 달래러 가야하는데라는 생각하고 아내한테 가서

달래면서 놀래지마라 암이라는데 아직 확실히 모른다. 서울 큰병원으로 가보자.

그렇게 아내랑 둘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울었던지.....


삼성병원 예약하고 장인장모랑 주말이라 급하게 응급실가서 검사받고 자료 넘기고하니

림프종인거 같다며 입원날짜잡고 내려오면서 얼마나 다행이라고 다들 얘기했던지

저희 부모님도 다행이라고 치료만 잘 받으라고 하네요.

그리곤 입원과 동시에 시작된 검사들.....조직검사, 골수검사,

폐에 찬 물빼려 가슴아래 꽂은 관, 치료를 위해 윗가슴에 꽂은 카테터관까지.....

고통스러운 검사기간이 끝나고 림프종 확진받고 바로 항암을 시작했어요.

아내 회사에 휴직을 신청하고 항암계획을 받고 6차로 진행되는 항암치료.....

하루하루 빠지는 머리카락이며, 지치는 몸, 변해가는 아내를 보며 안쓰럽고 미안하고....

그래도 서로 울지말자고 약속하고 아내가 부탁을 했어요. 취업하라고.

그렇게 집에서 가깝다고 지금회사에 입사하고 항암때마다 장인어른과 번갈아가며

항암을 도와주고 온가족이 아내에게 집중되어 있었죠.

첫 월급받는날 아내가 저한테 한달동안 고생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는데 눈물이 ㅠ

그렇게 6차까지 끝나고 진료일에 가니 암세포가 없어졌다며 혹시모를일에 대비해서

방사선치료를 권하더군요.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 울면서 여기저기 전화하는데

아내가 운다고 놀리더라고요 ㅋㅋ


그렇게 방사선까지 끝내고 완벽한 완치.

그러나 그 치료 기간동안 방치해둔 가게는 도둑이 들어서 돈될만한건 싹 가져갔더라구요.

게다가 이리저리 일부 갚을돈을 갚고 가게 공중분해하니 몇천 물어주고 가게 뺐죠.

풀이 죽어있는 저에게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우리오빠 비싼공부했다고 ㅋㅋ

이제 좋은일만 있을거라며 회사만 잘 다니라고 해서 그냥 그렇게 다닌게 벌써 2년 10개월이 넘었네요.

그사이 빚이지만 월세청산하고 변두리 아파트를 사고 입주도 하고 아내도 복직했어요.

참 같이 몇년 안살았는데 무슨 일들이 이리 많은지 ㅋㅋ

아직 아이가 안생겨서 걱정했었지만 이젠 생길때되면 생기겠지하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사장이 하는말 듣고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제가 하고싶은대로 하래요.

자기가 벌고 있고 모아둔 돈도 약간 있으니 걱정말고 그돈 몇달 못벌어도 산다네요.

이게 쿨한건지 무모한건지 모르지만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가네요.

그렇게 주말부터 오늘까지 고민하다 퇴사결정하고 회사에 연락하고 나니

아내가 앞으로 더 잘되면 된다며 어깨를 툭툭쳐주네요 ㅋㅋ

아.....매력터지네요 ㅋㅋ

뭔지 모르지만 저 전생에 나라구했나봐요.....이런여자도 만나게 해주고 ㅋㅋ

내일부터 쉬면서 자격증공부도 하고 다시 일자리 구할 계획도 세워야하고 할게 많네요.


솔직히 괜히 자랑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써봅니다 ㅎ

이달말이 결혼기념일인데 여행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는 바람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못가봤다는 남이섬 구경시켜주고 싶었는데.....

뭐 잘 되겠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기 힘든세상에 다들 사시느라 고생많으신데 우리 힘냅시다.

보배보면서 훈훈함도 자주보고 사는얘기도 많이 보는데 쉬운게 없네요 ㅋ

암튼 야밤에 횡설수설 주절거린거에 악플만 달지 말아주세요 ㅋ

아내가 보면 속상할거 같아서요.....부탁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