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답답하고 분통하여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

저에겐 병약하지만 든든한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모든것을 잃고 어린 아이와 저 단둘이 남겨졌을때도 병들고 아픈 몸으로 저를 사랑으로 안아주신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가진것 없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넓은 품을 가지셨던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그런대 그 아버지가 어제 18일 사고가 나셨습니다

병든 몸으로 제가 재활 하여 다시 사람처럼 살아갈때 까지만이라도 온몸이 부서지는 고통을 번번한 치료도 못받고

수십알에 진통제로 하루 하루 살아가셨지만 저에게는 제 아이에게는 한없이 맑고 큰 하늘과도 같은 아버지셨습니다

배움이 짧으셔서 어떻게서든 손주 만은 모든걸 가르치고 싶다 말씀하시며 눈물 흘리시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18일 오후 3시 45분경 안성시 대덕터널 앞에서 최초 신고가 있었습니다

17일 늦은 밤 유선상으로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으시고 그동안 일하신 돈도 못받으시고 명절날 어린 손주 깨끗한 새옷 한벌

사주셔야 한다며 눈물 흘리시며 나가신 뒷모습이 너무 많은 짐때문에 축 늘어진 어깨를 보았습니다 사장님이 임금을 주지 않으시고

잠수를 타셨습니다 그 돈을 받으러 가신다며 오토바이를 끌고 나가셨습니다 .

네 분통이 터지는 마음에 빈손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약주를 드시고 오토바이 운전을 하고 집으로 귀가 하던 도중

사고가 났습니다 위치는 안성시 대덕터널이고 정확한 사고 시간은 모르지만 119 구급대에 접수된 지령 시간은 15시 45분 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음주는 정말 살인과도 같은 죄인것을 알고있습니다 음주를 하신것에 대해서는 제가 어떤 말로 사죄를 드려도

그 죄가 씻기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

지금은 수원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개복을 한것을 덮지도 못한채 시들어 가고 계십니다

어린 손주에게 할아버지 월급 타면 햄버거 꼭 사주시겠다는 약속을 한채로 그렇게 시들어 가고 계십니다

사고 당일 경찰분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약주를 하셨고 사고 당시 의식이 있고 가벼운 의사소통이 가능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경찰분 말씀으로는 사고 현장에서 받은 진술은 억울하고 슬픈 마음에 술을 마셨다 사고는 나 혼자 낸것이다 하며

고통에 몸부림 치시며 안성 의료원으로 이송 되셨다고 하십니다  

안성 의료원 이송후 ct촬영을 하니 심각한 장기손상과 내부 출혈이 있었고 정상적인 심신이 아니셨다고 합니다

큰 병원으로 전원을 해야 한다 하여 아주대를 말씀 드리니 천안 단대가 더 가까우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몇십분 흐르고 천안 단국대에서 수술이 불가 하다 하여 뒤늦게 아주대로 전원을 하였습니다

아무리 큰 외상이 없다 하여도 네 어느정도는 이해를 합니다 경찰분도 본인의 의무를 하신것이고

제 아버지는 음주운전을 한 범죄자 이니 당연한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주대에 한시간 가량 걸려 이송하여 급하게

제 동의서를 받을 시간 없이 응급수술을 들어가셨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려운 수술이 끝나고 교수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많이 힘든 상황이다 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이미 내부 장기는 감염이 심하고 복막염 소장이 90센치 이상 괴사

등등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라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네 맞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음주운전을 하신 예비살인자 맞으십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온 경찰분 말로는 뺑소니 가능성도 높다 라고 하십니다

아버지가 죄를 지은것은 정말 천인공노할 범죄이지만

무지개다리를 건너신다 하여도 억울하게는 보내드리는게 아닌거 같아 이렇게 염치없이 글을 적습니다

친척분이 병원을 다녀가신 후 사고 현장을 가니 오토바이 뒷쪽이 찌그러져 있고 도색이 벗겨져있었다 합니다

스키드 마크도 갓길 건너 밭까지 이어져있다 하십니다

혹시나 15시 45분 경 대덕터미널 근처 주행중 이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블랙박스가 있으시다면 꼭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병들어 약없이는 못사는 잉여같은 삶을 사는 저이지만

꼭 보답하고 은혜 갚겠습니다

천인공노할 범죄자이시지만 아버지는 저에겐 제 아이에겐 너무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아버지의 물건을 받고 아버지의 핸드폰을 보니 통화가 자동으로 녹음이 되신걸 발견하여 틀어보았습니다

나 너무 아프고 힘들어 쉬면 안될까

버텨요 아들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기 힘들고 혼자 아이 못키워요 란 대화 후

아버지의 긴 한숨이 들리고 이 두녀석 다시 세상에 나오게 할 사람 나밖에 없다며 말 들어줘서 고맙단 소리 다음으로

금전적으론 풍족하게 못해준 아비이지만 다시 제가 세상밖으로 걸음마 시작할수 있게 마음으로써 감싸고픈 아비가 되고싶다 하며

통화가 끊어졌습니다

너무나 막막합니다 너무나 무섭습니다

고작 병원비가 없어 교수님에게 혹여나 고비가 온다면 치료 중단을 말씀 드렸던 제 자신이 너무나 더럽고 역겹습니다

가난하면 죽는다는 어른들 말을 이제 깨달은거 같습니다

세상에서 나는 가장 불행하고 힘들다 하며 벽을 쌓고

정신과 약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잉여 쓰레기 같은 저이지만

한번만 도움을 주신다면 꼭 은혜 갚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제발 한번만 도움 부탁드립니다

꼭 재활하여 저에게 병원 치료 도움을 주시는 복지사 분들에게도 꼭 은혜 갚겠습니다

한번만 마지막으로 염치없지만 도움 부탁드립니다

두서없이 감정으로만 써내린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만 가득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