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향

아버지 어릴때 뮬놀이 하던 대동강

애들이 물놀이 하다가 익사하는 일도 잇어서

할머니가 아버지 다리에 도장 찍어두고 외출 하시곤

햇다합니다. 물놀이 하면 도장이 지워지니까..

그래도 아버지는 몰래 대동강에서 신나게 물몰이를 햇다 합니다.

집에 돌아와 몰래 도장을 훔쳐 다리에 다시 찍어두고요. ^^

할아버지가 큰 부자엿다고 합니다. 목재 사업을 하셧다네요.

대동강 상류지역에서 벌목하여 강에 떠내려 보내고

하류지역에서 건져 올리고....

말을 타고 달려도 할아버지 땅을 벗어나기 힘들엇다 합니다.

(아버지의) 외할아버지도 큰 부자엿다고 합니다.

아바지를 특히 귀여워 하셧다는 외할아버지

평소 입버릇처럼 아버지에게

“너 인석 나 죽으면 무덤에 술 한잔 따라 줘야 해~”

하셧다고 합니다.

난봉꾼이엇던 당신 아들들...아버지의 외삼촌들은 집에도

못들아오게 하셧다고 하는데 아버지만은 대청 마루에서

마음껏 놀게 두셧다고 합니다.

평양에 가서 진외할아바지 무덤에 술 한잔 올리고 싶습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잇노라니

아버지가 생전에 해주시던 고향이야기며 할아버지 할머니 진외할아바지 생각이 자꾸만 납니다.

언젠간 저는 아버지 고향에 가 볼 수 잇겟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