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0 결혼 8년차입니다. 6살 2살 애기아빠지요.

그간 작은 회사에서 나름 인정받으며 10년을 버텼는데요.줄어드는 인력에 과도한 업무, 한계치에 도달한 스트레스로 결국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고마운 회사죠. 여기 다니면서 결혼도 하고 어찌됐건 집도 장만하고요.

좋은, 훈훈한 퇴장을 위해 좋게좋게 상사와 대화를 나눴고, 저의 스트레스, 고충을 바로 옆에어 보신 분이기에 충분히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계속 다시 생각해보라 잡으시는중..그러나 이미 확고한 결정을 했고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기에..

문제는 와이프입니다. 퇴사 통보했다 하고 집에 오니 죽을 상을 하고 있네요. 이미 충분히 이야기가 된 부분인데도요. 비슷한 전례가 있는데 처자식 먹여살려야하니 용기는 없고 그래도 빈말이라도 당장 관두라는 말만 듣고싶었는데 역시 헛된 기대였지요.

이해는 갑니다. 애가 둘이니.. 그래도 저는 수만번의 고민 끌에 힘든 결정을 했는데, 이런 날 빈말이라도 응원, 격려를 해줬으면하는데 죽을상을 하고 있으니 온정이 다떨어지네요.

월급 안들어올 걱정이 앞서나봅니다. 스트레스 더미, 도살장 가는 기분을 참고 다녀라 하는 식으로 느껴지고요.

가장 필요한 지지와 응원이었는데..

앞으로 살일도 걱정이지만.. 퇴사 이야기하고 정말 가슴이 뻥 뚤리는것 같았거든요.

대신 인생의 최대 아군에게 묵직한 카운터를 맞은듯 혈압이 더 올라가버리네요. 카운터정도가 아니고 허무함까지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지하주차장 구석에 차 대고 폰으로 넋두리.. 여기라도 말하니까 속이 좀 풀리네요. 이런날도 그냥 정신 차리고 와이프와 좋게 풀어야겠죠? 그럴 마음상태가 아니라 차에서 잘까봅니다.

잘 되겠죠?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껀데 그래도 지금은 조금 쉬고싶습니다ㅜㅜ 아빠에겐 사치인가요.. 


**추가..중요한 배경 설명이 빠졌는데 부업, 취미겸 투잡 삼아 준비하는 아이템이 약간의  수익을 주고 있긴 합니다. 다른 준비, 검토 중인 부분도 있고 완전 배째라 휴식은 아닙니다. 그럴 용기는 없어요 ^^;;  댓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큰 힘을 얻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