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갔다온 신 분은 알겁니다. 누군가에게 뭔가 경험당을 말해주고 싶은 그런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엊그제 저녁, 일본에 온김에 인터넷으로 가까운 혼탕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눈에 쏙 들어오는 정보를 발견하게 되었고

저는 그 다음날 아침 그곳으로 출발했습니다.

제가 머문 (일본)호텔에서 그곳까지는 (일본)기차 타고 4시간 반 거리입니다.

도착하니, "`아~뿔싸" 일요일이라 관광객이 무지막지하게 많은 겁니다.


혼탕 입구에 도착했을 때, 주변에 허름한 현지인 남녀목욕탕, 우리나라 7080년대 수준 욕탕이 3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여탕 유리창이 열어있어서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안을 들려다 볼 수 있는 구조라...(생략)

나머지 두개 중 하나는 바로 길 옆인데, 관광객이 입구를 에워싸서 차마 용기내어 들어갈 수 없어서 pass~

나머지 하나는 호수 한쪽 구석에 있는데, 

"관광객 인솔하시는 분 말로는 현지인들도 이용하지 않는 곳이고 물이 더러우니 여러분은 들어갈 생각하지 마세요" 

이러는 겁니다.

우선, 먼거리를 왔는데 그냥 돌아가자니, 너무나 궁금한데 용기가 안나던 그 순간, 일본인 할머니 한분이 

저에게 길을 물어보시데, 단순히 방향만 알려드리기에는 갈랫 길이 여럿이라, 또 길을 헤매실 수 있기에 

그곳(관광지 과자매장)까지 동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과자 매장점원에게 이용가능한 온천을 물어보았는데....제가 마지막으로 발걸음을 돌린 그 온천을 안내해주는 겁니다.


포기한 상태고 용기도 안났는데 그래도 작은 희망을 갖고 갔습니다.

도착하니, 우선 입구에는 관광객이 없어서 부랴부랴(입장료) 200Y을 돈통에 넣고 입장을 했습니다. (관리인 없음)


들어갔는데, 뜨거운 탕과 미온탕, 2개의 탕과 탕 바로 옆에 커버없는 사물함(진열대)이 있는 구조입니다.

그때 옷입고 나가려는 남자 한명, 탕안에는 남자 한명, 여자 한명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조용하고 물은 완전 경남 백암온천 수준인데, 흐르고 바위에 솟는 물이라 수질과 청결도는 완전 상급수준입니다.


우선 탕에 들어갔는데, 

탕에 있는 남자는 계속 여자쪽으로 슬금슬금 다가가고 시간이 지나니 화기애애한데 뭐라 참~썸탄 느낌도 들고

부럽기도 하고, 언제쯤 여자분 나가나 기다리는 심정으로 탕에서 50분을 버텼습니다.

잠시 일어났는데 어지럽고 쓰러져 죽는 줄 알았습니다. 도저히 50분~~


근데 그 여성분은 건너탕에서 들어가서는 한번도 안일어나고 있는데, 어찌나 방어는 잘하는지 얼굴만 보입니다.

그래도 혼탕이라 그 여성분도 제가 신경이 쓰였는지 제가 탕번갈아 움직일때마다 고개를 돌리는데 

고개 돌리는 속도은 빛의 속도라 가히 웃음만 나왔습니다. 

 

탕 한곳에서 오래 버티기도 힘든데 이탕저탕 옮겨다닐 탕도 많지도 않고

아~죽겠다 싶던 찰라(50분 정도 지날쯤) 우선 GG치고 나가려고 일어나는 그 순간,

기다리고 기다리던~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여성분 5명이 우르르 들어오는데

이제는 제가 나갈 수가 없는 '참 웃지 못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선 자세를 사물함쪽으로 돌리고 탈의하는 것보며, 감상을 시작하는데

일하며 지친 스트레스와 피로를 달래려 일본에 온건데, 

일본와서 관광을 한들, 음식투어를 한들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런데, 온천은 다르더군요

'온천욕이 이리도 좋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구나, 나이 헛으로 먹었네' 30후반에 반성하게 됐습니다.

세상 다 산듯, 알면 얼마나 알것이고 있으면 얼마나 있고, 얼마나 고생했다고 고생을 말해왔는지

참 어리석고 바보 같구나, 세상사 벗고나면 다들 똑같이 살아가는 인생사인데 그것을 지금에서야 느끼게

해준 혼욕탕~추천해드리고 싶은데, 어디라고 말해드리면 (죽기전에 반드시 가보야 할) 순례 장소가 될까 싶어...

어디라고는 말해드리기 그렇습니다. (댓글이 쇄도하거나 베스트가 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온천을 하며 눈과 마음이 정화가 되고 몸이 깨끗해지니, 스트레스에는 혼욕을 추천합니다.


그렇게 5명의 여성분은 발목까지 오는 긴 수건으로 가리며 교대로 탈의하더니

탈의 다하고, 탕에 들어갈 때는 안가리고 들어가는데, 대체탈의할 때는 왜 수건으로 가린건지 궁금하더군요

그렇게 지근거리(1~1.3m)에서 대화 소리, 물흐르는 소리, 바람 소리 들으며 한시간을 더버텼습니다.

그때까지도 혼자온 여성분은 한번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 있었고, 단체로 온 여성5명도 다른 탕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는데...저는 일어나서 옷을 입고 나가야 하는데....


관객이 너무 많고,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 망설이던 그 순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하나가 들어오면서

1분만에 옷입고 탈출했습니다.


결론,

-혼탕은 죽기 전에 꼭 가볼 것

-평일에 갈 것 

-반드시 수건 챙겨 갈 것

-자신이 용자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음

-용기는 마음이지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개끼부리고 상남자라고 들어갈 수 있는게 아닙니다. 내려놓으면 마음편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혼자 가본 사람은 압니다.단체로 가면 절대 모릅니다.


갔다온 인증

(1) 인터넷에서본 해당 온천에 대한 소개글(다른 인터넷 글을 보고 간 거지만, 내부 모습을 위해)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 제가 촬영한 사진 : 입구쪽 윗 현수판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 증거물

현장에 "감사합니다" 글씨가 써진 노란 타올을 놓고 왔습니다.

동내 주민이 버렸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혹, 누군가 이 글을 읽고 그곳을 방문하셔서 그 타올을 보신다면,

횡재했다고 할 만큼은 아니여도 보물찾기 할때, 보물을 찾은 그 기분은 들지 않을까 합니다.  


다들 가보세요~


댓글이 쇄도하거나 추천이 있으면, 그때 장소를 밝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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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게시글에서 자유게시글 코너로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