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x 예상도 (출처 : Siemens)


 

 몇 일 전에 독일 지멘스 사가 독일철도(DB)와 2030년까지 300편성의 장거리 열차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단 즉각 주문량이 130편성, 그리고 계획 주문량이 90편성으로 합계 220편성이 2030년까지 일단 예약되어 있고, 그리고 80편성은 향후 상황에 따라 구매 옵션이 체결되었다고 합니다. 지멘스 창사 이래 최대 물량의 계약이라고 하고, 아마 고속철도 차량으로서도 일본 0계 다음 가는 양산물량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 계약의 주축은 바로 ICx라 불리는 신형 고속차량입니다. 사실상 ICE-1과 ICE-2를 대체하는 차량으로서 계획된 차량인데, 일단 외양 디자인만 보면 최첨단을 달리는 초고속 차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지극히 보수적으로 계획되고 수치성능상으로 엄청나게 독보적인 그런 차량은 아닙니다. 이점에서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제이이일!"을 외치는 여러 독빠제군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기본적으로 차량은 동력분산식으로 설계되어 있고, 차량 구성은 7량 편성 또는 10량 편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7량 편성의 경우3M4T구성에 최고속도는 230km/h, 10량 편성은 5MT 구성에 249km/h로, 최근의 고속철도 트렌드인 고속화와는 거리가 있는 모양새입니다. 사과해 나의 독일은 그러치 않아! 가속도는 각각 0.55m/s2(약 1.98km/h/s)과 0.53m/s2(1.9km/h/s)로 비교적 준족에 가까운 성능을 보여줍니다. N700계 정도의 막나가는 가속력은 아니지만, 간선열차로서는 상당히 양호한 가속력을 가지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원은 7량 편성에 499석, 10량 편성에 724석이며, 각각 반실 식당차와 반실 서비스 차량(다목적실, 컴파트먼트 등 설치)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7량 편성이 202m, 10량이 288m씩이며, 검토계획 상에는 최대 14량 편성까지 가능한 것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과거 ICE-2의 경우 6량 내지 7량 편성을 중련해 운행한 바 있으니, 장대편성 시에는 거의 1천명이 탈 수 있는 구조로 설계입니다.


ICx 차량 편성(출처 : Siemens)


 다만, 차량으로서의 디자인은 잘 되어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상당히 보수적인 설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차량 재질은 무려 일반 철강(Stahl)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래의 추세가 강제 차량은 중량면에서 이점이 없다보니 거의 쓰이지 않고, 알루미늄 내지는 아예 복합재료 사용으로 가닥을 잡는 것에 비교하면 그야말로 보수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성 규칙도 M차와 T차 정도로, 나머지는 서비스 구성에 따라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사실상 일반 전동차에 가까운 동력 레이아웃을 취하고 있는게 아닌가 추정됩니다. 제어계통 쪽이 좀 독특해서, 차량 별로 PC를 설치하고, 각 차량간의 통신망은 2중 이더넷 망으로 실시하는, 통근형 차량에서는 이미 실현되고 있지만 고속차량에서는 실험적인 선택을 하는 정도가 기술적으로 눈에 띄는 정도입니다.


ICx의 제어시스템(출처 : Siemens)


객실 서비스 쪽도 사실 엄청나게 새로운 게 들어간 것은 아닌데, 다만 유럽의 승차권 시스템에 맞게, 좌석별로 예약 사항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좌석별로 설치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유럽은 승차권은 우리나라 광역전철에 가깝게 열차와 일시가 지정되지 않지만, 고급 열차를 타려면 열차와 좌석을 예약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서, 좌석예약 내용을 출발역에서 승무원이 좌석별로 태그를 붙이는 작업을 실시했는데, 이걸 아예 디지털화 해서 좌석에 직접 디스플레이되는 방식으로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예약이라고 뜨는 건 아니고 점유구간이 표시되는 방식인 듯 합니다만.


인테리어 디자인(출처 : Siemens)


 


좌석 예약 표시(출처 : Siemens)


ICE-3에 이은 후속차량이지만, 아무래도 기존 ICE-1, ICE-2의 대체용도고, 또한 새로운 토목적 기술 개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새로운 요소가 많지는 않지만, 좀 더 세련된 차량이 나온다는 점에서는 눈길이 갑니다. 실제 영업일선에 등장하는 건 2016년 12월로, 아직 5년도 넘게 남은 상황이긴 합니다만.


 

차량 스펙(출처 : Siemens)


자료출처 : 조사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