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계속 쉬다보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니다 이제 복귀를 어떻게든 하려고 차를 사려다 보니
문득 게시판이 보여 궁시렁 거려봅니다.
원래 서울 사람인데 부산 12년살다가 다시 서울로 온지 벌써 4달이 넘어가네요..
결혼시작부터 빚으로 시작해서 옥탑방거쳐 이리저리 두드려 맞다가 회생도 여러번 하고 잡초마냥 구르고 또 구르다
택배일을 시작한지 2년정도 되었습니다. 여러일을 해봤지만 거의 주기적으로 이정도로 현금이 들어오는 일은 제 수준에선
대안이 없어서 계속 하게된것도 있고 와이프가 영세가게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해 고생하는게 뭇내 싫어서
옆에 데리고 보호도 할겸 용돈도 주고 싶어서 부부택배를 하게되었습니다.
막상 좋은 구역을 배당받고 (갯수는 적었지만) 생각보다 적응도 잘되고 서서히 돈도 갚고 그러다 보니 잃었던 자신감도
아주 미세하게 회복도 되고 자신들도 힘들면서 댓가도 없이 지속적인 도움을 주던 지인들께 아주작은 성의표시와 더불어
약간씩이라도 손실되었던 부분을 돌려줄 기회도 생기다보니 생기도 생기고 구체적인 향후계획같은것도 생기더군요..
1년좀 넘게할 즈음 업체계약이 만료되면서 자연스레 좋은 조건으로 타업체와 계약을 하고 서울로 이사도 오게 되었습니다.
구역은 힘든곳을 배정 받았지만 둘이라서 즐겁게 할 수 있었고 긍정적인 주제로 많이 얘기하곤 했습니다.
사실 이 구역을 받으러 온건 아니었지만 대표님이 동분서주해도 자리가 안나서 남들이 외면하는 곳을 하게 되었던 건데
한달 넘게 하다보니 역시 어려워도 익숙해지면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4월 13일에도 2차물량 싣고 와이프 꽈배기 하나 사주고 흥엉거리며 서울서 의정부 지나는 터널 진입로에서
퇴근시간이라 여느때처럼 거의 정차하다시피 가고있는데 사이드미러로 슬쩍 보니 라이트 안키고 좀 빠른속도로 차선옮기는 차가 보이더군요.... 속으로 '어 저거? 좀 빠른데...' 라고 생각 하다가 필름이 끊기더군요..
꺠어나보니 와이프는 응급차에 실려있고 저는 구급요원과 레카차기사님이 꺠우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중심도 못잡겠고 안경도 안보이고 머리도 울리는게 두어번 넘어지다가 응급차에 합류했습니다.
와이프는 뇌출혈후 3일 약물치료하며 수술거부했다가 7일째에 퇴원하고 통원치료 하게되었고
저는 장막간파열과 복부출혈로 수술후 한달간 피주머니 차고 퇴원후 통원치료 중입니다.
첨엔 걷지도 못하다가 이젠 일상 움직임은 큰 무리는 없으나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거나 고개를 1분이상 고정하기가
힘들더라구요. 뽀독거리기도 하고... 다행인건 어딜 부러지거나 장애후유가 남은 건 아닌데
도리어 이런 것 때문에 가해자 100인 상황에서 딱히 보상을 크게 받을 수 있는부분이 없다고 하더군요...
한달 700을 벌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인데(1년후는 많이 줄어듭니다만..) 3달을 쉬게 되니 벌써 빚이.....
이와중에 힘들게 수행해주던 30만키로짜리 택배차는 완전 폐차되어버리고 몸도 예전만 못하고..
일자리는 당연히 수거당하고... 대물 손해 받아도 중고차시세값받고 .. (그돈받고 다시 사지도 못합니다.)
간병비니 위자료니 받아봐야 한달 생활비에 와이프는 수술도 아니고 운전자보험 대상도 아니라서 보상도 없고..
아무리 억울하다 호소해도 경찰측은 가해자가 불리하면 블랙박스강제로 제출하게 할 수 없고
약이나 술 안했으니 12대 중과실을 밝힐 방법 없다고 서둘러 종결 내더군요
소개받은 사정인님도 치료 계속 받는거 말곤 대응할게 없다하고 처음엔 이게 말이 되나..
사고난지 3개월이 지났으니 복귀는 할 수 있게 보상을 해줘야 하지 않나 했는데
모든 과정을 지켜보니 답이 없는 거 같더라구요.. 차도 또 빚을 져서 사야하고 생활비 마이너스난것도 또 빌려야하고..
어거지로 이달 말까진 복귀해야하는데 이렇게 자기 힘으로 못하고 매번 무너질 바에야
다 관둘까 하는 중압감과 무탈함이 해일처럼 몰려오더라구요
지금도 지인들이 이래저래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사는게 맞나.. 그냥 민페인거 같고
내가족이 날 만나서 너무 운이 없구나 하는 확신같은 느낌도 하루에도 몇번씩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5년전에 의료사고로 어머니 돌아가실때도 아무것도 못해서 영정에서도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콧물만 엄청나게 흘린게
엊그제 같은데 사람은 변할수가 없나보더라구요
지인중 하나가 자기카드 한도까지 늘려서 차사게 해준다는데 실컷알아보고 결제하기전에 자괴감이 심하게 들어서
이렇게 궁시렁 거리네요. 원래 평소에 이렇게 까지 말이 많은건 아닌데..
오늘 따라 무심하게 쏟아지는 빗소리 듣다가 울컥해서 맨정신에 쓴다고 쓴게 뭔 주정뱅이 마냥...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게시글을 쓰겠지만 언젠가 이걸 극복하고 잘 살고 있던지
아니면 더 최악의 상황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더 시간이 흘러서 이글을 다시 찾아보게 될 때
저 스스로에게 훈육이 되었으면 하는 심정에서 글 남겨봅니다...
혹시라도 긴 시간 방해드렸을 무고한 독자님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운과 노력의 결과가 배신하지 않는 하루가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