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갖고 싶어하시는 베스트 글보고 댓글써보려다 그냥 글로 써봅니다
현42살 10세 8세 남매 엄마예요
2006년 26살에 동갑인 남편과 결혼했어요
둘다 이른결혼이라 다들 사고 쳐서 한 결혼인줄 알지만 나름 신혼즐긴다고 가족계획도 하고 28살부터는 임신시도도 했는데 잘안되더라구요
난임병원 다니면서 인공수정 시험관도 국가지원되는대로 다하고...
여러번의 유산과 자궁외임신으로 하혈하다 항암제 맞고 대학으로 이송되서 수술직전까지도 가보고
과배란 후유증으로 복수차서 호흡곤란도 겪어보고
그런데 몸 힘든것보다 마음힘든게 가장컸어요
정해진 시간에 호르몬주사맞아야하는데 어느날은 10분 늦게 맞은것 때문에 임신이 안된건 아닐까...
내가 일을 많이한다고 피곤해서 임신이 안된건 아닐까
(아 참고로 임신에 전념하려고 일을 그만 두려했는데 난임병원 원장님께서 일그만 두는게 더 안좋다하셔서)
젊은 나이였기에 임신안되는 제가 남편발목잡고 사는것같아 이혼하자고도 했었는데 고마운 남편은 다독다독해줬구요
시부모님 물론 손주를 기다리셨겠지만 단한번도 아기로 스트레스 주신적없고 시할머니께서 난임치료중이신거 아시면서도 아들 낳아야한다고 할때마다 시어머니께서 저한테 그런말씀 마시라고 쉴드쳐주셨구요
나중엔 스트레스받으면서 난임치료 하지말고 너희둘이 멋찌게 살면된다고 도닥여주셨구요
그럼에도 저는 뭐가 그렇게 힘든지 저자신을 괴롭혔어요
생각해보면 저는 딱히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아요
애들도 저보면 잘울고 ..그럼에도 왜 그렇게. 아기아기한건지 모르겠어요
그러던중 저보다 늦게 결혼한 시누언니가 첫째 낳았고 돌이 안됐는데...제가 시누언니 태몽을꿨어요
혹시나 하고 여쭤보니..언니가 둘째를 임신했는데 너무 이른 둘째라 낙태를 고민했었는데..제가 이렇게 힘들게 임신준비중인데 그건 아닌것같아 낳기로 하셨고..그시점이 시험관 실패 결과가 나온지 얼마 안된상태라 저에게는 임신 사실을 알리지도 못하고 한달정도를 비밀로 하셨더라구요
축하받아 마땅한 임신을 제가 뭐라고 비밀에 부치게한건지... 언니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제 존재자체가 너무 싫더라구요
난임치료 3년째였을때 10층에 살았는데 베란다 난간에도 몇번 서봤어요
뛰어내릴까를 고민하던 그순간이 겨울이었는데...정말 바람이 너무도 추워서 도저히 고민이 안되더라구요
나중에 우스갯소리로 그때 날 살린건 겨울바람이었다고..
너무 상태가 불안하니 2시간 거리에 사는 여동생이 주말마다 저보러 와서 멍하니 앉아있는 절 데리고 밥먹으러다니고 영화나 공연보러 다니고..
그러다 어느날 여동생이 제 등짝을 때리면서
정신차리라고...나이 서른넘어 애기없으면 다 너같이 되냐고..이러다 진짜죽을꺼냐고
진짜 그 등짝 스매싱에 정신이 번쩍 들고
그래서 더이상 난임 치료 안하고 그냥 살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해에 자연임신해서 첫아이를 낳았어요
흔하게 하는말로 마음이 편해야 임신이 된다고.
말은 많이들었죠
그런데 그 마음이 내마음대로 편하게 먹어지지가 않아요
그냥 온신경이 아기에게만 가서 다른 일상이 유지가 안되더라구요
저는 정신차린뒤로는 아기외에 다른 데 관심두려고 애썼어요
취미도 갖고..공연가서 점핑하고 사진찍고
집밖에. 안나가던 제가 사진찍는다고 나다니니 남편이 카메라지원하고 기술도 많이 알려주고 ..
그러면서 서서히 벗어난것같아요
정말 제 스스로한테 실망했던것중 하나가
-----시험관 실패하고 위로를 해주면.
나 임신 실패했다고 염장지르나? 왜 겨우 꾹꾹 누르고 있는데 끄집어 내서 속을뒤집지? 라는 마음이들고
-----일부러 모른척 하고일부러 다른이야기해주면
나 실패한거 뻔히 알면서도 위로조차 안하네??자기일 아니라고 쉽게 생각하는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보다 늦게 결혼한 친구들의 임신출산 돌잔치소식에 상처받고 누구 첫돌기념이 찍힌 수건 시계등 답례품보면 사용하기도 싫었구요
누가 봐도 억지부리는 생각들이죠?
그런데 그당시 제마음은 딱 그랬어요
그냥 마음이 쫒기고 불안하니 정상적인 사고 자체가 안됐던것같아요
저 원래 그런 사람아니예요 ㅠ 그당시 상황이 저를 그렇게 몰아가더라구요
아무튼 저는 결혼 7년만에 첫아이를 만났고 10년째에 둘째를 만났어요
그렇게 소중하고 귀하게 만난 아이들인데...
매일 매일 현실은 양치해라 숙제해라 핸드폰그만봐라 악쓰고 소리지르고 상처주고 받고....
너무 긴 일기였죠?? 그냥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난임부부님들...
지금은 분명 힘든시기예요
그런데 분명 결국엔 잘될꺼예요
(이멘트는 난임병원 원장님께서 항상 해주시던 응원멘트였는데.. 진짜 가장 힘이 됐고 진짜 그렇게되더라구요)
힘든 이 시기만 견뎌내면 결국엔 잘 될꺼예요
(너무도 흔한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가장 힘이 될꺼예요)
지금 천사가 오지 않는것은 두분의 잘못이...아니고
조금 천천히 오는중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일요일오후에 글써두고 하루만에 댓글이 너무 많아서 당황했어요
아마 가장 뼈아픈 댓글이 . .그럼에도 오지 않는 아이를 기다리게 희망고문해서는 안된다는 ㅠ
무슨 뜻인지 알기에...너무 마음이 아려요
제경우는 고작 3년이었어요
고작 3년이지만 그 시간을 몇글자 몇줄로 표현하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거죠
하물며 저보다 더 오랜시간 마음아파하셨을..또 현재진행형의 난임부부님들께 드릴수있는 최선은 응원뿐이예요
내려놓는게. 가장어렵죠
말이 좋아 내려놓는거지...그 결심을 하기까지
또 머리로는 결심은 했음에도 마음에서는 놓아지지않는 미련같은... 희망....
오늘부터 아이 신경 안써야지하면 마음이 종잇장처럼 착착 접혀서 안써지나요 ㅠ
그게 머리와 마음으로 다 받아드려지기 까지는..정말
힘든시간들이 있어요 ㅠ
부디 현재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께 무한한 화이팅을 외쳐드립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감사한말씀에 댓글 달겠습니다
시간할애를 많이못해서 며칠걸릴것같네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