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여!

보배 가입 10년은 넘었지만 글이나 댓글의 존재조차 없었던 유령회원입니다.

비가 내리던 어제 15일 아침에 단독사고 차량의 인명구조에 결정적 도움을 주신 덤프 기사님을

칭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경원개발 6057 안경 쓰신 덤프 기사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업무차 이동중이어서 소리가 매우 거슬릴 수 있습니다.

제가 보고, 겪고, 느낀 점을 위주로 쓰다보니 제 중심적인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여.

 

 사고 현장은 충남 천안 직산 양당리 소재 cu양당리점 앞에서 스파크차량 여성운전자 단독사고 현장입니다.

사고시간은 알 수 없지만 성환이나 아산으로 넘어가기 위해 이 길로 많은 차량들과 화물차들의 통행이 빈번한 곳입니다.

 업무를 위해 아산 염치읍으로 이동중, 차량들의 정체가 있어서 무슨 일인가 했는데

스파크차량이 단독으로 전봇대를 박고 서 있는 사고현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누가 술처묵고 처박았나? 불체 외노자 대포차량인가?' 라고 생각하며 궁시렁 하면서 편의점앞에 

주차후 경광봉을 들고 사고차량으로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아...걷는 모습...참 건달처럼 걷네여...-_-;;; 

 차에 연락처를 확인하려고 가면서 차안에 사람이 있나 운전석 앞에서 기웃거리는데, 손이 들어갈만큼의

운전석 창문이 내려져 있었고, 그 틈으로 핸들에 얼굴을 파묻고 정신을 잃은 여성운전자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헉!!! x땠다! 문손잡이를 잡아당기니 문은 잠겨 있고, 운전자의 의식확인을 위해 계속해서 소리를 쳤습니다, 

그러면서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으로 119를 누르는데 비가 오는 날씨여서 폰화면이 비를 맞아 터치가 잘안되어 

손으로 닦아내며 버벅대면서 119를 눌렀습니다. 이곳 도로의 특성상 한쪽은 직선도로여서 시야가 트여 

사고현장을 인지하고 미리 서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만, 제가 진행해 오던 길은 주택과 소규모 공장을 

끼고 있는 s자 도로여서 2차사고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119 상황실과 통화하며 경광봉으로 차량 서행유도를 하고 정신은 온대간데 없고;;;

머리 속은 '차문? 유리창? 2차사고 T_T ' 그런 와중에 운전석 창문 틈사이로 손 집어넣고 유리를 꺽어서

깨보려고 꺾다가 좀더 꺾으면 깨지겠다 싶었는데, 파편이 튀면 운전자분 얼굴에 맞겠구나 싶어서

뒷좌석 창문을 엘보로 강하게 후렸지만 안깨지더군여.. 등치는 러시아흑곰인데 힘은 동네 발바리네여ㅠ 반성하겠습니다.

 

 그때 때마침 덤프기사님이 제가 아둥바둥하는거에 인지를 하시고선 망치를 들고 차에서 내려서

상황을 물으시길래 "운전자분이 의식이 없는데 차문이 잠겼다" 라고 하니, 냉큼 차안에 탑승자 확인하시고선

안전하게 조수석뒷좌석 창문을 망치로 부수고 문을 여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기사님!

 저는 또다른 사고가 있을까 언능 조수석으로 들어가 사이드 채우고, 기어 파킹에 시동을 껐습니다

(생각해보니 사고충격시 미션이 깨진건지 엔진이 멈춘건지 시동은 꺼진 상태였더군여)

 

 그리고 계속 119상황실과 통화하며 환자상태, 호흡, 의식, 성별, 연령대, 추가 탑승자 유무에 대한

대답을 하며 운전자분의 의식을 계속 확인하던중, 덤프기사님이 '숨쉬신다, 호흡이 있다'라고 하셔서

운전석으로 돌아가 상태를 계속 보며 상황실에 계속 알렸습니다.

에어백이 안터져서 핸들에 얼굴을 부딪히신거 같은데 외부출혈은 안보였으나

이마가 크게 부었고, 안면골절도 의심되기도 했습니다.

 

 덤프기사님은 자신의 차량으로 정체가 심해지면 구급차 이동에 방해되실까 차량을 편의점 뒤 공터로 이동시키시고,

저와 같이 운전자분의 상태를 계속 주시하면서 차량 서행유도를 도와주셨습니다.

 계속적으로 운전자분을 흔들어 깨우니 의식이 돌아오셨는지 눈을 뜨셨는데, 

사고 충격으로 제 정신이 아니신거 같았습니다. 119상황실에선 사고지역 관할 소방서와 동시 연결해 주신건지

통화음 너머로 다른 장소인거 같은 음색이 들린거 같더군여. 

 사고현장 10분거리에 직산 119소방안전센터와 서북소방서가 있어서 구급차가 금방 올거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덤프기사님도 119 출동과 운전자분 의식상태를 확인하시곤 다시 생업을 위해 현장을 빠져나가셨습니다.

 

 아까 사고차량 조수석에 들어가다가 제 경광봉을 밟아 두동강 내버려서ㅠ 그래도 작동은 하기에

경광봉 몸뚱이 붙잡고 서행유도를 하며, 운전자분이 의식을 잃지 않게 힐끔 쳐다보며 말 걸기를 반복하면서

구급차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한 5분만에 도착하신거 같더군여.

 구급차 도착하고, 지구대 경찰차 도착하고 렉카차 오구 또 구급차 오구..

여하튼 한숨 돌리며 모든 상황이 정리될때까지 경찰분과 양방향 서행 유도를 하면서 현장을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비 쫄딱 맞으며 있었더니 콧물이 쫌 질질 나네여.

 

 안타까운건 저 오기전에 이미 수십대의 차량이 지나갔음에도 119나 112에 신고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거 같습니다.

정말 목숨을 다투는 촌각이었다면 운전자분은 어떻게 되었을까여?

 사고현장에서 미흡하지만 통제에 잘따라주신 운전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중간중간 사고현장을 긴급센터에 전화하시는 운전자분들도 있었던거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망치들고 창문 깨주신 6057 경원개발 덤프 기사님!

기사님이 오늘 인명구조 99% 해주신겁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유리창에 붙은 전번을 봐둬서 나중에 연락을 드려보니 직장동료분의 전번이시더군여.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이야기 전달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천안,아산 분들 오다가다 6057 덤프 보시면 칭찬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p.s. 뒤에 영상이 더 있지만 제가 모자이크를 할줄 몰라 생영상을 올렸는데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