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명절 전에 고기 발골하는 정육점의 최대 고민은

'남는 고기 없이 대목때 다 팔아야하는데...'이다.

그중에 최고의 애물단지는 바로... 소고기 꽃등심이다.

다른 국거리, 산적거리, 불고기거리는 대부분 소진이 되나

이노메 꽃등심은 이리저리 채이다 남기 일쑤이기 때문에.

눈치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구이거리중에서 제일 싸게 판다.

예를 들면, 특수부위 100그람당 12,000원이라면

작년에      꽃등심   100그람당 6,500원까지 하는 가게도 있었다.


마트로 들어간다.

한가한 타이밍을 봐서 직원에게 말한다.

'꽃등심 1키로 하면 얼마임?'

'왜, 선물세트 하시게?'

'ㅇㅇ'

이러면 바로 작업 들어온다.

'얼마짜리 원해? 미리 해 놓은 거 보여드릴까? 사골세트 어떰?'

싸다고 사골 우족에 속지말자. 이윤이 가장 크게 남는 것이 뼈다귀다.

또 요즘 누가 몇 시간씩 뼈 우리고 있나? 우려 놓은 거 사먹자.

'ㄴㄴ 꽃등심으로 필요함.' 못 박아라.


다채로워보이는 특수부위 모듬세트는 가격을

가장 비싼 부위에 맞추고 포장값으로 직원들 떡값 번다.

부르는게 값인 거다.

부채살(앞다리에서 나온 그냥저냥한 부위)

대접살(오징어살이라고도 함. 좋나 밍밍한 부위)

을 안창이나 토시살 가격에 섞어서 판다는 이야기.


'2키로 구이용으로 썰어서 선물세트 포장 ㄱㄱ.'

'ㅇㅋ, 대신 포장비 나옴.'

만원 이하면 쿨하게 기부하자. 명절 아닌가.

'꽃등심이라고 했음. 윗등심 질긴거만 넣으면 쫓아올 거!'

라고 으름장 놓자. 위쪽으로 갈수록 질겨진다.

이쯤 되면 짬 쫌 되는 직원도 긴장 타기 시작할 거다.

'이 손놈 뭔가 쫌 아는 듯...'


등급 1+ 이상 꽃등심으로 20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묵직하게 살 수 있다.

집에 가서 '살짝 살짝만 구워서 드시고 질리면 국 끓여드셈. 옆집 나눠 주든가...'

하고 무심하게 말하자.

실제로 소 돼지 막론하고 구워먹는 부위가 국거리 찌개로도 최고다.

잘 사는 동네는 꽃등심이 국거리다.








PS. 목심 윗등심 중간등심 아랫등심 채끝 순으로 부위가 나온다. 중간등심이 꽃등심이라고 보면 됨.

     잘 보면 아래로 갈수록 지방이 적어지는 걸 볼 수 있을거임.


img.png



밥 먹기 전에 심심해서 써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