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기와 사골만 끓인 국물... 정성껏 내린 육수... 집에서 해보십시오. 비린내만 안나도 다행이고, 온집안에 누린내가 천지가 됩니다. 헌데 맛은? 그냥 담백하다 못해 심심해서 그냥은 먹기 힘듭니다. 간을 해야하죠. 그나마 처음 넣은 국물이 반으로 줄고, 다시 물 부어서 반으로 줄고, 기름 걷어내고 다시 물부어서 반으로 줄 때까지 정말 거의 8시간 정도 끓여도 맛은 식당맛 안납니다. 결국 조미해야죠.
아는 가게 중에 끊임 없이 24시간(약간 과장 ^^) 솥을 끓이는 집이 있었는데 들어서자마자 거의 악취에 가까운 냄새가 납니다. 허름하니 끈적한 것이 사방 기름 느낌이랄까요. 육수를 내주는데 정말 집에서 끓인 듯한 진득한 사골국물입니다. 하지만 냉면은 처음 상에 나온 기본 상태에서는 좀 맑은 국물이고, 어딘가 맛이 그냥 담백하니 별 맛이 없습니다. 직원분이 양념도 같이 주시는데 소금, 설탕, 간장, 식초, 고추냉이, 열무김치 국물 그리고 다시다 가루를 주십니다. 난 할만큼 했으니 맛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 느낌이죠.
소금이건 뭐건 뭘 넣어도 다른 곳에서 먹어본 그 맛이 안납니다. 결국은 다시다 조금, 식초 조금, 설탕 조금, 소금 조금, 고추냉이 조금, 열무국물 조금 넣으면 아주 딱 맛나는 그 익숙한 맛이 됩니다. 적정한 수준의 MSG 사용은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말씀드린 가게처럼 솔직하게 선택권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안넣었다 라고 뻥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국물에 진심이고 고객에게 열심이던 노포는 얼마전 가보니 문을 닫았습니다. 가게 하시던 할머니 몸이 안좋으셔서 더이상 못나오시게 되자 같이 하던 며느리가 힘들어 못하겠다고 가게를 접었다네요. 코로나 여파도 있겠죠. 하지만 제 보기엔 그 근처에 들어선 삐까번쩍한 다시다 냉면집에 밀려 손님도 줄고, 도저히 재료값을 맞출 수 없어 그리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정말 집에서 우린 육수처럼 정성스런 냉면을 만들면 재료와 가게세 등등 비용에 마이너스 아니면 다행입니다. 부자? 안망하면 다행입니다. 밤에 끓인 육수 팔면 장사 접어야 합니다. 추가로 다시 끓일 여력 안되니까요. 많이 팔아야 몇백 그릇이상 못나오는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장사 잘되는 집, 하루 천그릇도 파는 집이라 문전성시라면 바로 그집이 위의 방법으로 만든 냉면집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