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의 눈팅으로만 활동하는 30대중반 아재입니다.

저는 두살위 누나가한명있습니다.

저희누나는  제가 중학생시절부터 신경섬유종증 뇌종양 판정을받고 

종양이 악성이라 몇해전까지 수술 하고 방사선치료받고 살다가 작년즈음부터 악화되어 더이상 수술은불가능하고

산소호흡기와 진통제 더이상 밥도먹을수없어 영양제로 하루하루 버티고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군대가있을때 사업실패와 그에따른 압박으로인하여 가출을하시고 아직 안들어오셨고

제가 2년전 결혼하고 신혼집으로 간 이후론 어머니혼자서  거의 누나를 보살피면서 살아오셨습니다.

올초부터 의사가 마음의준비를 하라는소리를 들었고.. 

누나에게 그래도 남아있는시간 즐겁게 보낼수있도록 지난주말에 여행을같이다녀왔습니다.

여행이 피로했던건지 돌아오는길에 호흡이가빠져 바로 구급차를 부르고 그날 저녁 의사가 가족들이모두와서

정신있을때 인사를 하라고하더군요. 참.. 이떄까지만해도 많이슬프긴했지만 감당 할수있다고생각했습니다. 

이제 누나와 이야기를나누고 엄마를 보는데 엄마가 제일걱정되더라구요 누나가 가면 엄마도 따라간다고하는건아닌지.

자식먼저보내는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상상도 안되서 혼자두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들더라구요.


그래서 어제 와이프에게 조심스레 얘기했습니다.

"여보 부탁이있는데.. 누나 죽으면말이야.. " 하자마자 갑자기 참아왔던 슬픔이 한번에 밀려오더라구요

진짜 태어나서 그렇게 순간적으로 펑펑운적없던것같습니다. 와이프도 눈물터지고..

그래도 얘기는해야겠어서 와이프에게 "엄마..잠깐동안만 모시고 살수있을까?" 했더니 

와이프가 흔쾌히 "안그래도 엄마가(와이프가 저희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릅니다.) 제일 걱정이였어 그렇게하자 "해주는데

정말 눈물이 멈추질않았습니다. 

누나도 너무 불쌍하고 엄마도 너무 불쌍하고 

갓돌지난 애기 직장다니면서 돌보기도힘들텐데 시어머니 모시고살자는말 흔쾌히 들어준 와이프한테는 너무고맙고  

여러가지 감정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저녁이었습니다.


+++추가

아이고  이게뭐라고 베스트까지 올라갔네요 ㅠㅠ

한분한분 댓글모두읽어보았습니다 다들 응원너무감사드립니다!ㅎㅎ


저만보고있는 와이프 아들내미도 있고해서 항상 밝은모습으로 지내려고 노력하고 

일부로 장난도많이치는데 

저 날은 입밖으로 속에있던 얘기를 꺼내다보니 갑자기 묵혔던감정이 터졌던것같습니다.

다들 와이프 칭찬을 많이해주셔서 기분이 너무좋네요 ㅎㅎ

 

아무튼 다들너무 감사드리고! 더욱 힘내고 즐겁게 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