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이런 황당한 일이?


같은 업체에서 만든 조준경인데, 군에 납품되는 조준경이 미국에서 팔리는 조준경보다 성능은 떨어지고 비싼 현실의 배경에는 군의 무기구입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군은 복잡한 단계를 거쳐 무기체계를 도입한다. 구매를 결정하는 일부터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양산까지 5~1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문제의 조준경도 구매 결정부터 양산, 보급까지 10년 정도가 걸렸다. 

군은 장비나 무기 등에 대한 구매를 결정할 때 '요구성능'이라는 조건을 붙인다. 군에서 요구하는 장비나 무기의 최소 수준으로, 이 조건이 충족되는 제품들 중 가격 경쟁력이 큰 제품을 사야 한다. 

문제는 무기를 구매하기로 할 때 '요구성능'을 제시하는 시점과 실제 무기가 보급되는 사이의 시간 동안 무기나 장비와 관련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10년 전에 제시한 요구성능만 만족하면 무기를 군에 납품할 수 있지만, 시중에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우수한 성능의 신제품들이 서로 앞다퉈 나오게 된다. 

육군은 결국 올해 조준경 배터리 수명을 400시간으로 늘려 새 조준경을 다시 구매하기로 했다. 조준경을 보급한 지 1년 만에 재구매를 결정한 것으로, 기존에 들어갔던 303억 4천여만원은 결국 낭비가 된 셈이다. 

 

 

 


국방비리는 아직도 진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