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장마와 태풍으로 찾아뵙지 못하다가 날씨가 좋아서...넘 좋아서 오후 5시에도 살갗이 따가운 폭염이었습니다만 딸과 함께 퇴근후 바삐 꽃을 사서 유엔기념공원(구 유엔묘지)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유엔기념공원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인데 진작에 찾아뵙는다고 보배에 댓글로 달아놓고도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날씨탓으로 미루다가 오늘 몇분들의 묘소를 찾아뵈었습니다.
딸에게도 전에 미리 언질을 해둔지라 퇴근후 폐문 시간이 긴박한데도 흔쾌히 따라나서서 고마웠어요.

첨엔 몇번 가봐서 국가표지판을 봐둔지라 쉽게 찾을 수 있는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관리인분께 여쭤보니 한 나라도 여러군데 나눠있는 경우가 있다하시면서 관리사무소에 가면 검색이 된다하여 관리사무실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거기 직원분께서 제가 요청한 영문성함으로 검색하시고 자원봉사 안내인을 동행시켜 주셔서 헤매지않고 묘소를 잘 찾았습니다.

먼저 앙카라 학원을 만드시고 전쟁고아들을 거두어 키워주셨던 터키 슐레이만 할아버지의 친구분인 알리 빌게(Ali Bilgi), 그리고 캐나다에 동생분이 계시나 멀고 여비가 너무 들어 오시지 못해 안타까웠던 로이 더글라스 엘리엇(R.D.Elliott). 그리고 바로 옆에 같이 계시는 이웃분들께도 꽃 한송이씩 드렸습니다.

조심스레 인사드리고 태풍이 지나간 뒤라 묘비주변 나뭇잎 정리해 드리고 딸과 헌화하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묘비 위의 새똥은 제가 가져간 휴지가 없어서 못 치워드렸어요. ㅠㅠ 이제 위치도 알았으니 한 번 맺은 인연으로 매년 찾아뵙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