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졸이라고 더 못 먹고사는건 아닌거 저도 압니다. 저도 영어 하나 잘해놓으니까 대학교 졸업 못한 고졸 신분으로도 해외영업직 취업 잘만 됐었으니까요.

그런데 인생에는 주도권이라는 것이 있다고 봐요. 단순히 돈? 그것만 쫓으면 고졸이 문제겠어요. 막말로 건달도 요즘은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가는 세상인데.

제가 고졸 직장인으로 지내며 느낀 점은 내가 특기가 있어 굶어죽을 걱정은 없어도 나의 스킬은 일차원적인 소모품이구나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자동차가 굴러가려면 기름 넣고 기름 다 쓰면 까짓거 다시 채우면 그만이죠. 기름 같은 존재가 되기 싫었던겁니다. 하지만 내가 기술도 알고 영업재량까지 있다면 내 고용주는 나를 한번 쓰고 버릴까요?

고졸 분들께 제가 적대감을 갖거나 무시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이 몇년씩 돈 까먹으며 대학교에 몸담고 더 많은 교육을 추구하는 이유는 이러한 롱런의 자신감이 붙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머리 속에 들은게 빠방해져서 생기는 자신감 말입니다. 그 자신감이 붙으면 주도권은 더 이상 고용주만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고졸 직장인들이 무시 받으면 안되듯 뭐하러 대학을 가서 돈과 시간을 버리냐는 말도 동급의 실례되는 말입니다. 아무리 요즘 개나소나 스펙이나 쌓을려고 대학교 나온다지만 대학교는 생각없이 가방만 매고 다녀도 알아서 졸업장 나오는 초중고와 다릅니다.

대학교는 현재까지 알려진 학문의 한계에 가장 근접한 범위까지 배우는 곳입니다. 그걸 알고 나면 대학원은 그 한계를 넘어 알려지지 않은 곳의 탐험을 하는 곳입니다. 크루즈선이 좀 더 화려해 보일지는 몰라도 탐험선이 초라해 보인다고 욕하거나 탐험가가 되기 위한 이들을 흉보아서는 안됩니다.

이것이 대학교 진학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서로의 위치에서 서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겸손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