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어그로를 끄는 사람이 있어서 이야기가 계속 되는 것 같아서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말리부가 정말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대중브랜드 중형세단이 가지는 역할을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하고, 공간 넓고 운행하는데 큰 스트레스 없고. 패밀리카로 전혀 손색이 없죠. 그러니 미국과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디자인 때문에 쏘나타 대신 말리부 1.5T를 샀던 제 친구놈은 아주 만족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그 친구와 많이 친해서 실제로 저도 친구차를 직접 운전해봤는데 패밀리카로 좋더군요.


근데 유독 몇몇 어그로를 끄는 사람들은 말리부가 무슨 엄청난 능력을 가진 스포츠세단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정말 답답하더군요. 일단 제가 탔던 말리부 느낌은, 서스가 많이 부드러운 편이고 그래서 어떤 민첩한 움직임을 내는 건 무리였습니다. 일단 차체가 많이 커서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한계가 있죠. 그리고 고속안정성 역시도 140넘어가면 조금씩 차가 출렁거리는 것이 심해져서 높은 안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구요. 타이어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성향 자체가 스포츠성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핸들링 느낌은 R타입이라서 피드백이 좋았습니다. 손에 감기는 느낌이 나죠. 하지만 조향 자체가 동급대비 뛰어나게 잘된다는 느낌은 못받았구요.


사실 근데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 자체의 컨셉이 대중브랜드 중형세단이기 때문이죠.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고, 또한 아이를 키우는 가족들이 합리적으로 탈 수 있는 차인 것이죠. 


만약 말리부가 그렇게 운동성능이 뛰어나다면 인제서킷에서 튜닝된 말리부를 많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가격 싸고 성능 좋고 차도 커서 넓고. 근데 왜 인제에서는 말리부가 잘 안보이는 걸까요? 이걸 보면 어떤 컨셉의 차인가는 잘 알 수 있죠.


따라서 저는 쏘나타나 말리부나 고를 때는 취향에 따라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쏘나타는 좀 더 느낌이 탄탄해져서 약간 유럽차 성향이 나타나죠. 따라서 조금 더 탄탄한 차를 사고 싶으면 쏘나타로, 좀 더 부드러운 차를 사고 싶으면 말리부를 사면 되겠죠. 말리부, 쏘나타 성능 차이 제가 보기엔 거기서 거기라고 봅니다.


두 차로 누가 더 낫느니 뭐니 하면서 어그로 끄는 것을 보면 진짜 지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