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조혈모 세포 기증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고 괜시리 여기에도 올려서 자랑하고 싶네요 ㅎ


블로그에서 업어온 글이라 반말로 나가는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런 일을 했구나 정도로 봐주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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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제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으니 말해도 될 것 같다.


헌혈을 참 자주한다.

나이에 비해 많은건지 적은건지 잘 모르겠는데

올해 초에 30번 헌혈했다고 은장 훈장도 받았을 정도고, 헌혈할 때 조혈모 세포 기증의사도 밝혔다.

조혈모 세포라는게 쉽게 말하면 골수 이런건데

기증 의사를 밝혀도 맞는 사람을 찾는게 쉽지 않고

그래서 평생 의사만 밝혀놓고 기증은 못하고 저 나라 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신청은 해놨는데 별 생각은 없었고, 신청을 해놨다는 것 조차 잊혀져가던 무렵


어느날 서울에 있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뭐지 하고 받아보니 일치하는 분이 있다고 아직도 기증 의사가 있는지 묻는다.

완전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하겠노라고 했다.

가족에게 물어봐야되지 않겠냐고 했지만 무조건 한다고 ㅋ


넌지시 수여자에 대해 물어본다.

처음엔 100살이 되신 할아버지라고 한다.

속으로 100살 살았으면 되었지 뭐 얼마나 더 살라고 기증까지 받나 라고 생각하는데 ㅋ

잘못봤다고 한 살이라고 한다.

한 살이면 우리 둘째 아이랑 동갑인데,

어쩌다가 그 어린것이 ㅜ


우선 피검사를 해야된다고 한다.

그 유전자라는게 일치해야 기증을 할 수 있는데

헌혈의 집에서 기증의사를 밝히면 피를 뽑아서 검사를 하는데

그게 완벽한 검사가 아니고 100중에 50정도만 검사를 해서 샘플링을 해놓는다고 한다.

그 샘플과 일치하는 수여자가 나오면 피검사를 다시 하는거지.


사무실 근처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다.

결과를 받아보니 일치! 기증 가능!


며칠 후 다소 먼 큰 병원으로 간다.

기증 할 때 입원할 병원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검사를 하게 된다.

한마디로 기증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사하는거지.

그 곳에서 저를 담당하는 코디를 처음 만났다.

전화로만 통화를 하다가 직접 만나니 내가 뭔가를 하기는 하는구나 이런 느낌.


다시 한번 기증의사를 묻는다.

그리고 추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지금의 시점에서는 포기할 수 있지만, 아니 기증 전 날이라도 기증을 포기할 수는 있지만,

만약에 포기를 하게 된다면 수여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 준다.


검사 결과는 좋다.

다시말해 기증 가능!


일정을 잡고 이제 대기한다.

나는 준비가 되어 있는데 그 아이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무기한 대기상태로 들어간다.


한동안 기다리다가 헌혈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할꺼면 하라고 한다.

헌혈을 해야지 하는데 연락이 왔다.

그래서 다시 일정을 잡고 그 날이 점점 다가온다.


기증 3일전부터 주사를 맞았다.

쉽게 말하면 골수 촉진제

골수가 잘 나올 수 있게 해주는 주사인데 두 방씩 맞았던거 같다.


이게 꽤나 고통을 유발한다고 한다.

요통과 두통을 동반하기에 기본적으로 타이레놀을 준다.

주사 맞고 먹으라고

기대를 해본다.


주사 첫 날

인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았다.





 주사기까지 함께 보내준다.


첫 날 주사를 맞고 타이레놀을 안먹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인데 뭐 그럭 저럭 견딜만 하다 정도?

정확히 말하면 불편함은 느껴지지만 고통까지는 아닌데 뭔가 껄쩍지근한 느낌.


둘째날 두번째 주사를 맞았다.

잠자리에 들 때까지도 큰 무리는 없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가 되자 통증이 찾아왔다.

그런데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은 아니고 뭐라지? 약간 묵직한 느낌.


셋째날 주사를 맞고 다음날 입원을 한다.

큰 병원의 1인실을 예약해주는데 ㅋ

병원에 입원하는 것도 처음이고 더구나 1인실은 처음이다. ㅋ


두리번 거리며 내가 입원할 방을 찾는다.

간호사에게 물어 겨우 방을 찾았는데 간호사님께서 오셔서 손목에 뭘 채운다.





오~

역시 큰 병원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 ㅋ

내가 마치 개그콘서트의 관람객이 된 느낌.

아니면 금호패밀리랜드에 자유이용권을 끊은 느낌 ㅋ


만감의 교차를 느끼며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간호사님께서 오신다.

날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커다란 바늘을 팔에 꼽는다.

주사바늘 뭐 이런거에 대한 공포는 없는데

주사바늘이 엄청 커서 흠칫 한다.

그래도 뭐 꼽았다.




꼽고나니 큰 산을 넘은 느낌이다.

수액을 넣고 뭐 그런다.

그리고 나는 다시 멍~ 하니 있다.


그런데 팔이 이상하다.

보니

헐 ㅋ

피가 역류해서 떨어지고 있다.

급하게 간호사를 불러 처치를 한다.

꼽아져있던 바늘을 빼고 반대쪽 팔에 다시 꼽는다. ㅋ

주사를 꼽고 피가 흐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시트를 보니




헐 ㅋ

시트를 바꿔주겠다는데 걍 내비두라고 했다.

어차피 침대가 옆에 또 하나가 있으니 그 곳에서 자겠노라고 했다.


이제 혼자 남았다.

그제서야 병원을 둘러본다.

꽤 크다.

부인이랑 애들 다 와서 자도 괜찮았을 정도로 크다.





역시 1인실은 참 좋다.

이렇게 두리번 거리는데 책상에 뭔가 있다.




담당 코디님께서 심심하면 먹으라고 빵이며 뭐 사다 놓으신 모양이다.

하루 입원할껀데 무슨 이렇게 많이 ㅋ

슬리퍼도 있다.


구석에 보니 냉장고가 있기에 열어본다.




욜~

뭐 이렇게 많이 사다놓으셨데 ㅋ

괜시리  뿌듯하다.

그런데 낼 조혈모 세포 뽑을 때 화장실을 못간다고 하니 참는다.

낼 다 먹어야지.




괜시리 환자 코스프레를 해본다.

다들 이렇게 하더라고 ㅋ


누군가가 부른다.

병원에서 마지막 검사를 한다.


그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소파에 앉았다.

수여자 부모님께 편지를 쓴다.

그리고 수여받을 아이에게도 편지를 쓴다.

그냥 쓰고 싶었다.

다른 이유는 없다.


편지를 다 쓰고 컴퓨터를 하면서 놀고 있다.

심심할까봐 영화를 몇 편 챙겨왔는데 그거 본다.


이제 자야지 싶어 밖을 보니




내일 나로인해 한 생명이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을 하니

괜시리 뿌듯하다.

으쓱한번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늘 애들 때문에 여섯시 좀 넘어 일어난다.

그래서인지 그 시간이 되니 눈이 떠진다.

잠시 더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간호사가 들어온다.

남은 팔에도 주사를 하나 꼽는다.

한 팔에서 채취를 하고 다른 팔로는 넣어준다고 한다.

성분헌혈 같은 모양이다.


채취를 하러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양 팔에 주사를 꼽았다.

그리고 대기를 한다.


아침식사가 왔다.




먹을까 말까 하다가 먹어두기로 한다.

대신 액체로 된 우유나 국은 손을 대지 않는다.


화장실을 몇 번이나 다녀왔는지 모르겠다.

방광에 있는 마지막 소변까지 다 털어냈다고 생각할 무렵 호출이 왔다.

드디어 시작되었다.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채취를 마무리했다.

내게서 뽑은 조혈모 세포는 그날 오후에 수여자에게 바로 기증이 된다고 한다.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되었는지 정확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얼마쯤 지난 후에 피검사를 한다.

기증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뭔지 모르겠는데 뭐 하나의 치수가 좀 높다고 한다.

담당 의사는 큰 상관없다고 했으나 한달쯤이 지나 다시 피검사를 해서 정상이라는 소견을 받아들었다.


2017년 하반기에 있었던 잊지 못한 기억

아마 다시 기증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시 기회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내 팔을 내줄 것이다.


보람도 있었고

좋았던 기억이었다.


얼마쯤 지나서 수여받은 아이의 부모님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그저 감사하다는 내용

괜시리 코끝이 시큰거린다.


행복하다.

분명 나는 나중에 되돌려 받을 것이다.

돌려받지 않아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