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근히 심심할 때 마다 이차 저차 타보면서 후기글을 남기는 사성화재입니다


요즘 회사일도 항가하고... 일찍 퇴근한 후에 뭐할까~ 하고 뒹굴뒹굴 거리다가...


옆동네 공영주차장에 녹색차에서 굴리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들어왔다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오랫만에 시승이나 하러 가야징! 하고 잽싸게 예약했죠




공영주차장 내의 녹색차 지정석입니다


전기차는 일반적인 차량에 비해 충전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카쉐어링용 전기차는 항상 충전기에 꽂혀있죠




제가 이녀석을 빌렸을 때는 때마침 100% 완충이 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전기차들은 빌릴 때 현재 충전량이 어플에 표시되기 때문에 대여할 때 참고하시길


플러그를 뽑아서 충전기에 꽂아놓고 출발하면 되겠습니다




완충상태에서 193km를 달릴 수 있다고 나오네요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전기차 중에서는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량입니다


물론 올해에 한 번 충전에 400km 가까이 갈 수 있는 볼트EV와 테슬라가 들어오면 바뀌겠지만요


설렁설렁 출발해봅니다



먼저 시동을 걸어보겠습니다



엔진은 시동이 걸리면 계속 돌아가면서 아이들링 상태를 유지해야 움직일 수 있지만


모터는 그런게 없습니다 그냥 전원만 들어오면 장땡이죠


덕분에 시동을 걸어도 별 소리가 안납니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데...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전기차는 소리가 안납니다


아니 뭐.. 아예 안나는건 아닌데..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서는 거의 안난다고 봐도 될 정도


그러다 보니 이 부분이 오히려 안전에 위협요소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바로 '보행자가 차량을 인지하지 못한다' 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에는 엔진소리 때문에 차가 다가 오는것을 눈치채고 대응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아무 소리 없이 스르르~ 하면서 다가오면 차가 오는지 인지하기 힘들어지죠


그래서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저속에서 '인위적인 엔진음'을 내도록 되어 있는데요


이녀석의 소리를 한번 들어보시죠



전에 탔던 레이EV의 경우에는 아이들링 상태의 엔진소리가 났었는데


이녀석은 뭔가 전기차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상당히 오묘한 우주선 소리(?)가 나게 되어 있더군요




언제나 그렇듯이 광화문을 찍고 북악산을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낙산공원을 다녀오는 코스입니다



낙산공원에 도착해서 일단 차를 한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하급 트림인지라 다소 수수한 모양새를 하고 있네요


상급트림에는 LED 헤드라이트가 들어갑니다


전반적으로 일반적인 아이오닉과 별 차이가 없는 모습입니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전면 그릴이 막혀있고, 휠 모양이 좀 다르고



테일램프가 좀 다르게 생겼다는 정도




공기저항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특유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뒷좌석 헤드룸이 상당히 희생되어있는 구조죠




그리고 뒤를 보시면...




뒤에 창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번 창은 엄청나게 누워있고, 2번창은 쬐끄만한데다 중간에 줄이 있죠


덕분에 룸미러로 보는 뒷 시야가 몹시 구린편입니다



현기차의 충전방식은 일본에서 밀고 있는 'DC차데모'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이 충전방식의 특징은 급속, 완속 충전구가 따로 있다는 겁니다



앞쪽에는 완속 충전구가 있고




뒷쪽에는 급속 충전구가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급속 충전구는 이렇게 여는 버튼이 따로 있는데


완속 충전구는 그냥 손으로 누르면 튀어나오는 방식이더라는거 -.-;


아마 기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는 주유구 버튼이 있을테니 뒷쪽 충전구는 실내에서 여는 버튼이 있는데


완속 충전구는 전기차에만 달려 있을테니 저렇게 처리한 것 같습니다


근데 사실 이래나 저래나 전기차는 충전하려면 어쨌든 내려서 콘센트를 꽂아야 되는지라... 별 상관은 없어보이네요




트렁크의 넓이는 그냥저냥 소형 해치백의 넓이 정도 되지 않나 싶네요


대신에 뒤로 갈수록 천장이 낮아지는 구조인지라 높이는 좀 낮은 편


누가 오도바이를 타고 왔다가 깜박하고 가버렸는지 차에 왠 헬멧이;;;




이번에는 실내 구경을 해보겠습니다




D컷 핸들이 달려있는데요


개인적으로 D컷 핸들이 뭐가 좋은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




센터페시아는 대칭의 단정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니로는 왜인지 모르겠으나 송풍구를 삐딱하게 만들어놔서 무진장 거슬렸는데 


아이오닉은 깔끔하게 생겼더군요;;




보시다시피 버튼들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에 누르기가 편리합니다


버튼을 누를 때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네요




개인적으로 독특하다 생각했던 부분은, 저 하단에 꽤나 깊은 수납공간이 있다는 것


센터페시아, 센터콘솔 사이의 공간이 쭉 이어지지 않고 푹 파져있는 부분이 특이하더군요


높이가 높은 물건(?)을 놔 두기에 괜찮아 보였습니다




기어는 버튼식입니다


사실 그냥 기어봉으로 해놨어도 별 상관 없었을텐데


전기차만의 그.. 뭔가 하이테크돋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저렇게 처리한게 아닌가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기어봉이 철커덕~ 철커덕~ 하면서 들어가는 느낌이 없다 보니 좀 심심했습니다




기어버튼의 아래쪽에는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열선, 오토홀드, 드라이브 모드 선택버튼이 자리잡고 있네요




글로브박스는 음...


나름 보조금을 받기 전까지는 4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인데


여기 전구하나 박아주는게 그리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스피커 음질은 어떨까~ 하고 블루투스를 연결해서 노래를 들어봤습니다


음...


블루투스라 그런가... 생각보다 뭐 음질은 그저 그렇네요


내 귀가 너무 높나 -.-; 나름 JBL 스피커던데..


음질은 평범한 준중형차... 정도라고 해야될라나..





자 이제 논란의, 문제의 뒷좌석 문을 한번 열어보겠습니다




첫 느낌은 '오? 생각보다 앉을만 한데?'


제가 앉은키가 상당히 큰 편이라, 애초에 어지간한 차들은 헤드룸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지라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리 움직여보고, 저리 움직여보고 하다가 느낀건데..




헤드레스트가 무쓸모라는 것을....-.-;;;


제가 저.. 천장에 있는 굴곡(?)에 머리를 대고 있더군요


저 천장(?)이 사실상 헤드레스트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뭐 그럭저럭 앉을수는 있는데


뭐.. 그렇게 편하진 않았지만요



엉덩이를 앞으로 무진장 빼면 저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갖다댈 수 있지만



po쩍벌남wer 이 되어야 합니다


뒷좌석에 그냥 앉아서 가는건 뭐.. 그냥저냥 쳐도,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기대고 잠을 잔다거나.. 하는건 좀 힘들지 않을까요


레그룸 자체는 그냥 준중형차급? 정도 되는데 아무래도 헤드룸은 좀 아쉽습니다


머리공간이 정말 뻥뻥 뚫려있던 니로에 비해서는 더더욱



뭐.. 극한의 연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죠


니로는 연비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실용성을 택했을거고


덕분에 니로가 훨씬 잘 팔린다는게 함정



자 이제 본격적으로 주행관련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사실 아이오닉도 아이오닉이지만, 전기차 전반의 느낌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먼저 전기차 최대의 화두인 주행거리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도록 하죠



아이오닉의 제원상 한번 충전에 갈 수 있는 주행거리는 191km 라고 되어있습니다


완충 상태에서 처음 시동을 거니 193km라고 나오더군요



근데 저 191km라는 수치는 사실 '최대 주행거리'가 아니라 '평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즉 전기차에 맞는 연비주행을 철저하게 한다면 수십km를 더 갈 수 있습니다


물론 겁나게 때려밟으면 당연히 연비가 줄어들겠죠



근데 재밌는점은...


전기차는 생각보다 푸락쎌 + 풀브레이킹을 밥먹듯이 하는 환경에서 연비가 생각보다 잘 나옵니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풀악셀질을 하는 만큼, 풀브레이킹을 할 때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많이 긁어오거든요


그저 에너지가 슝슝 날아가버리기만 하는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달리, 


브레이킹 할 때 일부의 에너지를 회수해서 저장한 후에 다시 쓰기 때문에


생각보다 운전을 급하게 한다고 해서 연비가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안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제가 이날 중간중간 어지간히 때려밟으면서 다녔는데


도착했을 때 남은 주행거리가 (처음 계기판에 뜬 남은 주행거리 - 실주행거리) 수치에 비해


꼴랑 7km 밖에 차이가 안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중간에 히터를 잠깐 끄긴 했습니다만 -.-)


제 차는 푸락쎌질 하고 다니면 연비가 미칠듯히 떨어지는데 -.-;



그리고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지만, 전기차도 고속주행 보다는 시내주행에서 연비에 더 유리합니다


고속주행시에는 주구장창 모터를 돌리고 있어야 하지만


시내주행시에는 가속할 때만 모터를 돌리면 되고, 멈출 때는 회생제동으로 충전을 하고


신호에 멈춰서 서 있을 때는 전기를 쓰지 않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연비운전에 그렇게 목매고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뒤에 이야기 하겠지만 전기차가.. 운전이 또... 엄청 재미나거든요



하지만!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복병이 있으니


바로 '에어컨'과 '히터' 입니다


사실 에어컨이야..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들도 연비가 떨어지니 그렇다 치고




문제는 히터인데요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들은 엔진에서 기름이 펑펑! 하고 폭발을 하고


그로인해 인해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냉각수를 이용해서 식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끈 달아오른 냉각수의 열을 사용해서 히터를 돌리면 되죠


남아도는 폐열을 이용하는 덕분에 히터를 튼다고 해서 딱히 막.. 연비에 큰 영향을 준다거나 하진 않는데...




모터가 열이 나봐야.. 얼마나 나겠습니까


물론 열이 나죠.. 나는데.. 안에서 막 폭발이 펑펑! 하고 일어나는 엔진에 비해서는


상당히 미약한 열일 수 밖에 없습니다 -.-;



덕분에 전기차는 전기히터를 돌리는데요



집에서 겨울철에 전열기를 틀다가 어마어마한 전기세 폭탄을 맞아보신 분이라면


'전기로 열을 내는 일'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얼마나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일인지 아실 겁니다




예전에 탔던 레이EV는 히터를 트는 순간 주행거리의 1/3이 슝 하고 날아가버렸습니다


안그래도 주행거리가 짧은 녀석인데 상당히 타격이 크죠



최근에 나온 전기차들은 어떻게든 차에서 발생하는 열들을 바리바리 긁어모아서 


히터열로 쓰는 기술이 추가되긴 했지만...


그걸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기히터를 돌려야 합니다



아무것도 안 켠 상태에서는 193km가 뜨지만



히터를 켜면 20km가 슝~


이 부분은 다른 전기차들 또한 가지고 있는 전기차의 숙명(?)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조사에서는 최대한 열선시트를 활용할 것을 권장하는데요


물론 열선시트나 열선핸들만 틀어도 따뜻하긴 하죠.. 손이랑 등은..


하지만 다리가 시렵고 코가 시려운건 어쩔 수 없다는거 -.-;




저 오른쪽 구석에 박혀있는 EV 버튼을 누르면




전기차 관련 메뉴가 나오는데


중간중간 살펴보시면서 다니면 주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근방에 있는 충전소들의 위치를 찾을 수 있고




지금 남은 주행거리로 어디쯤 갈 수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순정 네비게이션은 목적지를 찾을 때, 현재 남은 거리로 갈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도 표시해주기 때문에 편리하죠



본격적으로 주행을 해보죠



전기자동차는 보통 '변속기'가 없습니다


저기 있는 저 D버튼을 누르면 1단이 들어가는게 아니라, 그냥 '전진' 상태가 됩니다



저속에서는 힘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그러자고 고회전으로 계속 돌리자니 소음과 진동이 요란하고 효율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는 내연기관 차량은


어쩔 수 없이 동력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좀 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위해 변속기가 달려있지만



모터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어느정도 고회전을 돌려야 최대토크가 나오는 엔진과는 다르게, 


모터는 전원이 공급되어 움직이기 시작할 때 이미 최대토크가 나옵니다


그리고 엔진에 비해 어마어마한 고회전이 가능하며


회전 전반에 걸쳐서 최대토크가 크게 손실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다단화 되어 있는 변속기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모터의 회전수와 바퀴의 회전수를 맞추기 위해 감속기가 달린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



변속기가 필요없는 전기차... 그런데!!!



아이오닉의 핸들에는 패들쉬프트가 있습니다(?)


바꿀 기어도 없는데 뭐하는 용도냐면..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하는 스위치인데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의 경우에는 속력을 줄일 때 회생제동을 사용합니다


구동모터를 거꾸로 돌려서 발전기의 역할을 하게 만들어서


이로 인해 걸리는 저항으로 감속을 하고, 동시에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이죠


일반적인 내연기관 자동차로 치자면 엔진브레이크와 비슷한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SM3 ZE를 탔을 때 상당히 이질적인 감각으로 다가왔던게 회생제동인데요


이녀석의 경우에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뗌과 동시에 강한 회생제동이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가속페달의 조작으로만 어지간한 가감속 동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을 타던 사람이 탔을 때 이질감이 좀 있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과 함께 속도가 확 줄어드니까요)


또한 탄력주행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에는 핸들에 붙어있는 패들을 통해서 회생제동의 강도를 조절 가능합니다


오른쪽 패들을 누르면 회생제동이 약해지고, 왼쪽 패들을 누르면 회생제동이 강해지는데요



회생 제동을 아예 꺼버릴 수도 있고 (별로 추천하진 않습니다)



회생제동을 1단계로 맞춰놓으시면,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오토기어에서


D로 맞춰놓고 달리는 느낌과 비슷하게 회생제동이 들어갑니다 


제동이 걸리는 느낌이 상당히 미미하죠. 효율은 좀 떨어지지만 이질감이 적습니다


사실 효율이라는 부분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어차피 회생제동이 같이 걸리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을지도..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때 제동이 걸리는 이질감이 싫다면 1단에 맞추고 타면 됩니다




2단계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뗏을 때 제법 회생제동이 걸리는 느낌이 드는 정도




3단계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강제로 다운시프트를 해서 엔진 브레이크를 걸 때 만큼 강력한 회생제동이 걸립니다


어지간한 급경사에서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을 정도의 강력함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숙달되면 마치 대형차량을 모는 분들이 리타더로 감속을 조정하듯이, 


회생제동만으로 어느정도 감속을 조정하는게 가능할 정도


물론 회생제동만 가지고는 '완전 정지'는 안되기 때문에 정지할 때 브레이크는 필수입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드라이브 모드는 3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가속페달의 답력이 둔해지고, 최대한 효율을 뽑아먹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에코 모드


가속페달의 반응이 느긋하다 보니 부드러운 주행을 하기에 좋습니다




일상적인 주행을 할 수 있는 노멀 모드




그리고 스봅티한 주행을 할 수 있는 스봅츠 모드가 있습니다


가속페달의 반응이 민감해지고, 바로바로 파파박! 하고 반응이 옵니다


타코미터 대신에 달려있는 파워게이지도 뭔가 스포티한 느낌을 주죠


근데 사실..



근데 사실 파워게이지는...



...얘가 더 반응이 빠릅니다


사실 LCD 계기판이 아주 버벅거리는건 아닌데


볼보의 LCD 계기판 만큼 아주 칼같은 반응은 또 아닙니다


속도계를 보는데는 별 문제가 없지만.. 


워낙 반응이 순식간이고 빠른 모터의 파워게이지는 아무래도 속도가 못따라가는 느낌



'에엥? 전기차 주제에 무슨 스포츠 드라이빙이냐'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사실 전기차는 운전이 상당히 재미있는 차량입니다


저도 사실 '차가 그르릉 그르릉!! 거리는 맛이 있어야지!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차를 무슨 재미로 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만...




꼴랑 90마력이 좀 넘는 수준인 SM3 ZE로 전기차를 처음 접하고 나서 신세계를 봤습니다


전기차는 정말정말 운전이 재미있는 차구나! 라는 것을요




일반적인 내연기관의 차량들은 꽤나 고회전으로 돌려야 최대 토크가 나오고


어마어마한 고회전 영역에 가야 최대 출력이 나옵니다



엔진을 2번 영역만큼 돌려야 최대 토크가 나오고


3번 영역까지 돌려야 최대 출력이 나오지만


연비, 소음, 진동 때문에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부분은 1번 영역 정도


요즘 나오는 오토미션들은 특히나 연비를 중시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때려밟지 않고서는 1번 영역에서만 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가속이 필요할 때 운전가가 페달을 꾸욱 밟기 시작하면


밟았다 -> 기름 아껴야 되는데.. 변속을 해줘야 되나.. -> 고심끝에 다운쉬프트 -> 가속


뭐 애초에 스포츠모드라던가, 아예 풀악셀을 때렸을 경우에는 두번째에서 시간을 덜 잡아먹긴 하겠지만


여튼 다운쉬프트를 하고 가속을 하는데 멈칫거리는 시간이 있는게 사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는 다릅니다


안그래도 모터의 반응속도가 엔진에 비해 훨씬 빠른데다가


이녀석은 변속기가 없으니까 다운쉬프트를 할까 말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운쉬프트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가로이 정속주행을 하다가도


가속페달을 때려밟는 순간 바로 차가 튀어나갑니다



심지어 모터가 빨리 회전을 한다고 해서 엄청난 진동이 생기거나, 소음이 생기는것도 아닙니다


보통 풀악셀을 하면 엔진이 터질듯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이 있는데


전기차는 소음이 없다보니 마구 때려밟아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위에 서술했듯이, 멈출 때 회생제동으로 에너지를 어느정도 돌려받기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 처럼 그렇게 연비가 마구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즉, 여러분은 이 거대한 자동차를 놀이공원의 범퍼카 처럼 운전할 수 있는겁니다



지금 내가 달리고 있는 차선에 비해 흐름의 빠른 옆 차선으로 옮겨가야 할 때,


고속화 도로에 진입할 때, 얌체 끼어들기를 디펜스 할 때 아주 효과적입니다


밟으면 바로 튀어나가니까요



실제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출력은 마력으로 환산하면 120마력 남짓 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행 아반떼 보다도 떨어지는 별 볼일 없는 출력이지만


이 출력으로도 가감속이 너무나도 재미있습니다


워낙에 반응이 빠르고, 초반에 최대토크가 나오며, 즉각적으로 가속되고, 


어떻게든 미션이 저회전대를 유지하려고 하는 일반적인 차량과는 달리, 변속기가 없어서 정말 밟는대로 튀어나가거든요




또 하나 제가 이녀석에게 놀랐던건 하체 감각입니다


요 근래 타 본 차들 중에 이만큼 대단한 감각을 보여주는 차가 없었어요




제가 타 본 차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하체감각을 자랑했던 녀석이 바로 이 말리부 디젤인데


시승을 하고 왔더니 아픈 허리가 싹 나았습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말리부 보다 한술 더 뜨는 느낌이 들 정도


과속방지턱을 타 넘을 때, 거친 노면을 지날 때, 승차감이 와... 장난아닙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서스펜션에 스펀지라도 끼워놨나... 싶을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푹신해요



제가 사실 하드웨어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혹시 이게..



요즘 잘 나간다는 최신형 모 중형 세단에도 안 달아준다는 멀티링크 서스펜션 덕분일라나요


->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배터리의 크기 때문에 토션빔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



승차감이 좋다고 해서 코너를 돌 때 차체가 출렁대는것도 아닙니다




(사진은 영현대 매거진에서 퍼옴)


전에 타본 니로도 그랬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도 배터리팩이 뒷좌석~트렁크 바닥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고, 무게배분, 밸런스가 상당히 좋습니다




연비는 잘 나오나, 다소 접지력이 떨어지는 연비용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지만


코너에서 핸들을 잡아돌렸을 때 돌아나가는 느낌이 쏠쏠했습니다


평소에 타던 속도 보다 좀 더 빠른 속도를 유지 하면서 핸들을 꺾어봤는데도 생각보다 잘 돌더군요


S 자 코스에서 핸들을 이리 휘감았다, 저리 휘감았다 해도 부담이 없었습니다



단점(?)으로는 차체의 안정감이 상당히 뛰어나다 보니


120마력 남짓한 출력이 좀 심심해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정도


코너를 상당히 잘 돌아나가고, 코너를 탈출할 때 급가속이 상당히 쉽고 편리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굽이굽이 고갯길을 마구 돌아나가는 맛이 상당히 좋습니다




자 그럼 이 차의 단점, 마이너스 요인은 뭐가 있을까요


일단 브레이크


니로 시승기에서도 지적했던 부분인데




제가 이전에 타봤던 전기차들


레이EV나 SM3 ZE의 경우, 브레이크를 밟을 때 회생제동이 제동력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메인은 디스크 브레이크고, 회생제동이 제동력을 더 해주는 느낌




하지만 저번에 타봤던 니로나  


이번에 타본 아이오닉은 고속주행시에 회생제동을 거의 메인급(?)으로 사용합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브레이크의 제동력을 좀 줄이는 대신에, 


회생제동을 좀 더 강하게 걸어서 제동력을 맞추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래도 효율을 좀 더 높이기 위한 방안이겠죠


근데.. 문제가..



회생제동은 아주 낮은 속도에서는 걸리지 않습니다


결국 초 저속구간에서는 브레이크만으로 제동을 하게 되는데요


(정확하진 않지만 10km 이하의 속도에서는 브레이크로만 제동이 되는듯 합니다)



그래서 회생제동+브레이크 가 걸리다가 브레이크 제동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이질감이 있습니다 -.-;


스르르~하고 줄어들다가 회생제동이 끝나는 순간 윽! 하고 제동이 걸려요



예를 들면 속도를 줄이면서 브레이크를 여러번 밟게 되는 경우


시속 30km에서 20km로 줄이기 위해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는 서서히 스르르~ 하고 속도가 줄어들지만


속도가 10km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비슷한 세기로 브레이크 페달을 다시 밟으면 갑자기 윽! 하고 멈춰버립니다



초 저속구간에서 브레이크 세팅을 좀 부드럽게 하면 좋았을텐데.. 강하게 잡히도록 세팅을 해놓다 보니


갑자기 바뀌는 브레이크 감각이 좀 당황스럽더군요



기존의 레이EV나 SM3 ZE의 경우에는 정말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밟히고, 잘 멈췄거든요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두 가지의 작동방식을 집어넣은건 좋은데


브레이크가 갑자기 확 잡히면서 페달 감각을 싼티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하나는 충전 규격


전기차의 세계는 아직 통일된 규격이 나온게 아니기 때문에


저마다 자기네들의 규격을 내놓고 있습니다



르노(삼성)는 AC3상 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현기차와, 일본업체들은 'DC차데모' 방식을 사용하며


(테슬라도 DC차데모와 호환이 됩니다. 덕분에 지금 국내에서도 별 문제 없이 굴릴 수 있죠)



BMW와 쉐보레는 DC콤보라는 방식을 사용하는데요




얼마전 정부에서 쉐보레와 BMW가 사용하는 DC콤보 방식을 표준으로 지정했습니다


충전효율, 기능성 면에서 가장 뛰어난 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당장 아이오닉의 미래가 어두워져버렸습니다




물론 현재 보급되고 있는, 보급되어 있는 충전기는 3가지 방식을 모두 지원하며


당분간은 계속 3가지 모두 지원해 나간다고 하지만


(당장 SM3 ZE, 레이EV, 쏘울EV,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워낙에 많이 보급된지라..)


장기적으로 보면 아무래도 불안하죠


물론 현대차에서 대책을 내놓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DC콤보 방식으로 충전할 수 있는 어댑터를 제공한다던지..)




결론



현재 시점에서 상당히 괜찮은 차량입니다


운전이 재미있고, 승차감이 뛰어나며, 주행거리가 꽤 늘어나서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충전 표준이 쉐보레와 BMW가 사용하는 DC콤보 방식으로 지정되었고, 


올해 어마어마한 경쟁자들이 출시될 예정이기에 앞으로 험난한 미래가 예상되기도 하는 녀석이었네요



요약


장점


- 현재 국내 출시 된 전기차 중에서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 전기차 답게 상당히 조용한 편


- 전기차 특유의 강력하면서 빠른 초반 가속력으로 가감속이 즐겁다


- 심지어 차량의 밸런스가 좋아서 생각보다 휘감는 맛도 출중하다


- 그 와중에 승차감 마저 뛰어나다



단점


- '현재' 국내 출시 된 전기차 중에서는 주행거리가 가장 길지 모르나, 곧 볼트EV와 테슬라가 출시된다;;;


- 뒷 좌석의 헤드룸이 상당히 좁다


- 룸미러 시야가 좋지 않다


- 다소 이질적인 브레이크 감각


- 쉐보레와 BMW가 사용하는 DC콤보 충전방식이 표준으로 지정되어서 미래가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