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자율주행 기능

 

제네시스 G80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자율주행 기능 부분입니다. 기존의 주행 보조 기능들을 더욱 강화하여 특정 상황에서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습니다. 물론 아직 부분적인 수준의 자율주행에 머물고 있어 자율주행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피로도를 크게 감소시켜주는 점에서는 매력적인 기능입니다.

 

G80의 자율주행 기능은 고속도로에서만 활성화가 됩니다. 그래서 기능의 이름도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 차량의 네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하여 고속도로 본선 진입을 감지했을 때에만 기능을 켤 수 있습니다.

 

기존 제네시스 DH의 경우에도 주행 조향 보조 기능(LKAS)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ASCC)을 동시에 사용하면 고속도로에서 어느정도 손을 떼고 달려도 차선을 따라 주행할 수 있었지만, 기존 주행 조향 보조 기능은 차량이 차선에 가까워짐을 감지했을 때만 조향 보조를 실시하기 때문에 차선 내에서 지속적으로 좌우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고, 안전을 위한 보조 장치이다보니 조금 급하게 틀어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G80에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선에 가까워지지 않았을 때에도 좌우 차선의 거리를 감지하여 차선 중앙을 계속 유지하면서 달립니다. 조향되는 느낌도 상당히 부드러워서 운전자 말고는 고속도로 주행 지원이 활성화 된 것을 감지할 수 없을 정도. 운전자 입장에서는 마치 누군가 보이지 않는 팔을 뻗어서 대신 조향을 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스티어링 휠을 약하게 조작하면 차량이 다시 차선 중앙으로 오도록 보정을 하기 때문에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차선변경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을 점등하면 차선 중앙 추종이 일시적으로 해제되고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져 손쉽게 차선변경을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차선으로 위치한 뒤 방향 지시등을 끄면 다시 해당 차선에서 차선 추종을 시작합니다.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을 활성화하면 기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설정 속도 자동 변경 기능이 추가됩니다. 일부 고속도로의 경우 구간별로 제한 속도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기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에는 운전자가 수동으로 속도를 변경해주어야 했지만,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은 내비게이션의 제한속도 정보를 활용하여 자동적으로 제한속도에 맞춰 차량 속도를 변경해 줍니다. 이 기능은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을 활성화 한 상태에서 크루즈 컨트롤 속도를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와 동일하게 맞춰주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적용됩니다.

 

고속도로에 한해서 어느정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기계가 알아차릴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주행 상황에서 눈을 떼지 않도록 몇가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12초 정도 지나면 경고음이 나오면서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이 꺼집니다. 또한 운전 패턴을 분석하여 운전자가 피로하다고 판단되면 휴식을 권하는 팝업 메시지와 경보음을 발생시키는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AA)이 추가되었습니다.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구간에서는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이 자동적으로 꺼집니다. 네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하여 차량이 고속도로 본선에서 벗어나거나, 나들목 진입, 휴게소 진입, 톨게이트 부근에서는 일시적으로 고속도로 주행 지원 기능이 해제되어 운전자가 직접 조작을 해야 합니다.

 

 

카메라와 레이더에 의존하는 자율주행 시스템 특성상 이물질이 묻는 등 작동에 방해를 받을 경우 계기판에 경고등이 점등되며 주행 보조 시스템 일체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시승 당시 비가 심하게 내려 주행 보조 시스템이 오작동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구간에서 주행 보조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였습니다. 그러나 옆 차선에서 버스가 지나가면서 물이 굉장히 많이 튀자 일시적으로 조향 보조가 해제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행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주행 보조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거나 주위 상황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또 차량 운행 전 레이더 커버와 카메라에 이물질이 묻어 있지 않은지 확인을 한 후 주행 보조 시스템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네시스 G80 디자인

 

G80의 디자인은 기존 제네시스 DH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페이스리프트 수준에도 못 미치고, 년식변경 수준이라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사실 제네시스 DH가 출시된지 오래 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페이스리프트가 등장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기이긴 하지만, 별도 브랜드로 독립하고 아예 새로운 차명을 부여받은 것 치고는 변화폭이 너무 적습니다. 하지만 변화 폭이 적다는 것은 제네시스 DH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에 어울리는 완성도를 갖추고 있음을 확신한다는 의미로 현대차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외관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어댑티브 풀 LED 램프가 적용되면서 디자인이 변경된 점입니다. 본래 동그란 형태의 일반적인 디자인의 헤드라이트였지만, 새로 적용된 풀 LED램프는 타원형이 렌즈 곡선을 따라가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기존의 동그란 헤드램프가 '눈알'만 있는 느낌이라면 새로운 헤드램프는 눈꺼풀까지 생긴 듯한 인상입니다. 제논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기존 DH와 동일합니다.

 

상당히 크고 수직으로 배치된 그릴은 DH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요소였습니다. G80에서도 그릴의 전체적인 인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일부 디자인이 변하기는 했지만, 차를 따로 보면서 어디가 바뀌었는지 짚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그릴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디자인이 아니고 이름입니다. 현대차 시절에는 육각형을 의미하는 '헥사고날 그릴' 이라고 불렀던 것이 제네시스로 독립하면서 방패 형상을 의미하는 '크레스트 그릴' 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크레스트는 가문을 나타내는 '문장'을 말하는 것인데 방패 형상을 가진 것이 많습니다. 아직은 이름만 바꾼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어떤 디자인으로 현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둘 지 기대가 됩니다.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전자식 변속 레버. 세로로 긴 형태에서 가로로 긴 형태로 변경되었고 작동 방식도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DH의 동그랗고 높은 기어봉은 전체적으로 가로 방향으로 디자인된 실내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었지만 G80의 기어봉은 한결 자연스럽게 디자인에 녹아드는 모습입니다. 그밖에 리얼 우드/리얼 알루미늄 등 고급 소재의 적용을 늘리고, 아무 로고도 없었던 시계에 제네시스 로고가 추가되었고, 클러스터 디자인 변경, 룸미러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제네시스 G80 성능

 

3.3L와 3.8L 두가지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된 파워트레인은 기존 DH와 완전히 동일한 구성입니다. 3.3L와 3.8L 에는 분명한 성능 차이가 느껴지지만, 대형 세단이라는 차량 성격상 출력은 3.3L의 282ps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집니다. 2톤에 달하는 공차중량과 안전장치 개입 탓인지 저속에서 급가속 시에는 3.3이나 3.8 모두 제원에 비해서는 답답한 가속을 보여줍니다. 고속에서는 출력에 상응하는 시원한 가속을 느낄 수 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3.8L쪽이 여유롭게 가속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8단 자동변속기는 듀얼클러치 방식은 아니지만 충분히 빠른 변속시간을 보여줍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RPM을 충분히 올려 쓰고 각단 변속에서 엔진 회전수 보정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높은 RPM에서 다운시프팅을 할 때에도 울렁거림 없이 절도있게 변속이 됩니다. 최근에는 연비 향상을 위해 자동변속기들도 락업클러치를 적극적로 사용하는 추세인데 G80의 자동변속기 역시 대부분의 단에서 락업클러치를 사용합니다. 덕분에 높은 RPM을 사용하는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그대로 차량이 반응하는 엔진 직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지향의 대형 세단인 만큼 뛰어난 정숙성을 보여줍니다. 저속 주행은 물론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을 확실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공차중량과 뛰어난 NVH성능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감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려도 실내로 충격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 등, 서스펜션 세팅도 고급스러운 주행 질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G80 상세 사진

 

 

 

제네시스 G80 시승회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