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지난 7일 생소한 이름의 차량을 출시했습니다. 그 이름은 '쿠가(KUGA)'. 포드에 그런 차가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름이지만, 외관은 아주 익숙합니다. 포드 쿠가는 원 포드 전략에 따라 이스케이프에 다른 이름을 붙인 차량입니다. 외관은 거의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지만,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스페인에서 생산되었고, 디젤 엔진을 탑재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포드코리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디젤 SUV입니다.

 

 

 

포드 쿠가 디자인, 편의사양

 

전형적인 미국차 인식에 사로잡힌 채 포드 쿠가를 보면 '의외로 작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차는 미국 기준에서 보면 '컴팩트 SUV' 입니다. 투싼보다 조금 크고 싼타페보다는 작은 크기로, 국내 기준으로는 중형 SUV에 속하지만 그중에서도 큰 편은 아닙니다. 미국차 특유의 투박함도 벗어던져 날렵하고 다부진 인상을 가지고 있어 포드 뱃지가 없었더라면 출신지를 쉽게 알아채기 힘들 정도입니다. 기존 이스케이프와 외관에서 차이가 나는 점은 법규 차이로 인해 등화류가 조금 달라진 정도 뿐입니다. 헤드라이트에서 노란색 반사판이 없어지고, 주간주행등이 추가되었으며, 방향지시등의 위치가 달라졌습니다.

 

실내 디자인도 기존 이스케이프와 동일합니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공간은 국산 중형 SUV보다는 다소 좁게 느껴집니다. 센터페시아에 바싹 붙여져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배치된 기어 변속 레버도 디자인적인 요소라기보다는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줍니다.

 

실내 질감은 전체적으로 뛰어난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블랙톤으로 통일되어 있지만 가죽, 금속, 고광택 등 다양한 재질을 사용하여 단조롭지 않은 구성입니다. 크게 꺾이는 선을 많이 사용한 실내 디자인은 역동성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위에 흩어져 배치된 버튼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편 유럽에서 생산된 미국 브랜드 차에 탑재된 소니 오디오를 보면 이제는 자동차의 '국적'을 따지기 참 애매해진 시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차가 나올때마다 한글화가 안되었다고 한마디씩 듣는 싱크는 여전히 영문입니다. 다만 한글 파일명은 제대로 표시되고, 한글화가 가장 필요한 네비게이션은 아이나비 제품이 적용되어 있어 영문을 모르더라도 사용 방법만 몇가지 숙지하면 사용에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뒷좌석 공간은 센터 터널이 없는 평평한 바닥에 레그룸, 헤드룸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상당히 여유롭습니다. 등받이의 각도도 조절 가능해 뻣뻣하게 허리를 세울 필요도 없습니다. 비행기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접이식 테이블이 추가되었는데 컵홀더, 간이 식탁, 가벼운 물건을 올려놓는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뒷좌석 송풍구, 12v 전원, 파노라마 루프 등 요즘 차량에 탑재되는 편의사양은 대부분 탑재하고 있습니다.

 

트렁크 공간의 활용빈도가 높은 SUV에 있어서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는 아주 환영할 만한 기능입니다. 키를 가진 채 뒷 범퍼 아래로 발을 2~3초간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열립니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충분한 용량을 가지고 있고,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면 6:4폴딩 가능한 뒷좌석을 접으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쿠가의 제원표를 보면 트렁크 용량 부분에서 이상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스케이프보다 대폭 축소된 수치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트렁크 용량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제 트렁크 크기는 이스케이프와 동일합니다. 참고로 국내 트렁크 용량 계산 기준은 유럽 방식에 가깝습니다.

 

(유럽 기준 : 기본 406리터/폴딩시 1603리터,  미국기준 : 기본 971리터/폴딩시 1920리터)

 

 

 

포드 쿠가 주행성능

 

2.0 듀라토크 TDCi 엔진이 탑재되었습니다. 국내 수입되는 포드 SUV 차량중에서는 처음으로 디젤을 탑재한 차량입니다. 1.6, 2.0 휘발유 엔진을 탑재한 기존 이스케이프는 단종되었습니다. 선택의 폭은 좁아졌지만, 많은 선택을 받는 차종으로 집중한 모습입니다.

 

탑재된 디젤 엔진 자체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엔진은 아닙니다. 기존 포드 몬데오에 탑재되어 있던 엔진과 변속기를 그대로 탑재했습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으로 기존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동일한 출력입니다. 하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낮은 회전수부터 발휘되는 최대 토크와 습식 듀얼 클러치를 사용한 6단 자동변속기 덕분에 저속에서의 가속력은 훨씬 쾌적합니다.

 

세단에도 탑재되는 엔진인 만큼 소음과 진동은 합격점입니다. 약간의 진동은 있지만 오토 스타트-스톱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어 신호대기시에는 진동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브레이크를 밟은 발에서 약간 힘을 빼기만 하면 부드럽게 다시 시동이 걸립니다. 장시간 대기해야 할 것 같다면 주차브레이크를 당기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도 시동이 꺼진 상태를 유지합니다.

 

습식 듀얼 클러치 6단 자동변속기는 수동 모드에서의 변속이 재미난 녀석입니다. 그런데 몬데오와 달리 쿠가에서는 패들 시프트가 탑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변속 레버의 스위치를 이용해 수동 변속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엄지손가락만 까딱까딱 움직이자니 심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패들시프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레버 자체를 조작하는 방식은 탑재해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는 몬데오와 다른 점은, 쿠가에는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상시사륜이라고 어필하는 전륜 사륜구동은 앞바퀴만 쓰다가 비상시에만 뒷바퀴를 쓰는 수준인 경우가 많지만, 쿠가의 상시사륜은 차량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전후좌우 타이어에 배분되는 힘을 적극적으로 조절합니다. 계기판을 통해 각 타이어에 배분되는 힘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 일반적인 주행 중에는 전륜에 더 많은 힘을 부여하다가도 언덕이나 급가속을 하게 되면 즉시 뒷타이어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초보적인 자동주행 시스템이고도 할 수 있는 차선 이탈 방지(lane keeping)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 작동 없이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면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틀어줍니다. 여기에 전방 차량을 인식해 자동적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탑재되어 있습니다. 쭉 뻗은 직선도로에서 두 기능을 모두 켜면 스티어링 휠과 페달 모두 조작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직진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꽤나 신기합니다. 그러나 차선이 선명하지 않거나 급히 꺾이는 도로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사고 위험을 조금 줄여주는 보조 기능으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이스케이프와 비교하면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 운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 모두 바뀌어 있기 때문에 주행 질감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차 특유의 출렁출렁한 느낌이 남아있던 이스케이프에 비해 유럽 취향에 맞추어 단단한 서스펜션을 채용해 노면의 변화가 더 잘 느껴집니다. 탑승자의 취향에 따라 너무 단단하다고 느낄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단단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꽤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큰 충격은 제대로 흡수해주는 모습입니다. 뉘르부르크링에서 테스트하여 세팅한 하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시승코스상에서는 과속방지턱 말고는 서스펜션을 혹사시켜 볼만한 기회는 없었습니다. 

 

디젤 엔진, 듀얼 클러치 변속기, 오토 스타트-스톱, 그리고 주행시 상황에 따라 그릴을 막아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액티브 그릴 셔터 등 다양한 연비 개선 기술들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 복합연비는 13km/L.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몬데오의 복합연비 15.9km/L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수치인데, 공기저항에 불리한 SUV 차체, 사륜구동 시스템, 무거워진 공차중량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시승 코스를 주행했을 때에는 트립컴퓨터상 14km/L를 기록했습니다.

 

 

 

 

포드 쿠가 상세사진 - 외관

 

 

 

포드 쿠가 상세사진 - 실내

 

 

 

포드 쿠가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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