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쌍용자동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 쌍용차의 기대만큼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며, 예약건수 5천대를 돌파하는 등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차량입니다.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에서는 지난 1월 21일 열린 티볼리의 시승 행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승 코스는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자유로를 거쳐 헤이리까지 왕복 89km 구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쌍용 티볼리 익스테리어

 

티볼리의 디자인, 기능 등에 대한 소개는 이전 보배드림이야기를 통해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배드림 이야기 게시물을 참조해 주세요.

[신차 소개] 'My 1st SUV', 쌍용 티볼리

 

티볼리의 디자인은 그동안 모터쇼를 통해 공개했던 XIV-1, XIV-2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티볼리에는 쌍용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네이처-본 쓰리모션(Nature-born 3Motion)이 처음으로 적용되었습니다. 네이처-본 쓰리모션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차량의 디자인으로 구현한다는 것인데, 장엄함(Dignified), 역동성(Dynamic), 경쾌함(Rhythmical)의 3가지 테마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로 주행시 멀리서도 '티볼리다' 라고 금방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 면에서는 기존 쌍용차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모습입니다. 클리어로 기교를 준 테일 라이트의 디자인이나 차체 너비를 강조하는 두툼한 펜더 라인 등을 보면 확실히 이 차가 젊은 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보닛과 앞유리창 사이에 크롬 라인을 넣은 것은 미니에서 보던 그것과 유사합니다.

 

HID 헤드램프에 LED 주간 주행등까지 적용해 최신 트렌드를 충분히 따라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LED 주간주행등은 일체감이 다소 떨어져 '사제'같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클리어 테일 라이트는 독특한 형상에 면발광 테일램프와 LED 스톱램프를 조합하여 상당히 기교넘치는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티볼리의 디자인 철학인 '경쾌함'에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SUV차량 치고는 편평비가 굉장히 낮은 편(18인치 적용시 215/45/18)입니다. 소형차에 18인치의 상당히 큰 사이즈의 휠을 적용했음에도 저편평비 타이어로 인해 타이어쪽이 상당히 작아 보입니다. 휠하우스의 여유 공간이 넓은 것도 타이어가 작게 보이는에 일조합니다.

 

 

 

쌍용 티볼리 인테리어

 

운전석에 앉아보니 우선 착좌감이 마음에 듭니다. 스포티함을 강조한 컨셉에 맞추어 세미 버킷 시트를 적용했습니다. 모양만 버킷 시트를 따라한 경우가 많은데 티볼리의 세미 버킷 시트는 시트의 날개 부분에 더 단단한 재료를 사용하여 제대로 된 세미 버킷 시트라고 부를 만 합니다.

 

본격적인 시승을 하기 전에 포지션을 맞추기 위해 시트를 조절했습니다. 운전석 시트에 6way 전동 시트가 적용되어 편하게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티어링 휠은 높낮이만 조절이 가능하고 거리 조절은 불가능한 점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찬찬히 실내를 둘러보니 기존 쌍용차에 비해 한단계 높아진 실내 품질이 눈에 들어옵니다. 코란도C나 코란도 투리스모 등은 실내 디자인이 기존 차량에서 크게 변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티볼리는 쌍용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소형 SUV인 만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모습입니다. 다만, 플라스틱의 사출 품질이 좋지 않은 부분이 군데군데 보이는 등 세부적인 완성도 면에서는 아직도 다소 아쉬운 모습이 있습니다.

 

소형차급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편의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듀얼 존 공조기, 열선 스티어링 휠, 1/2열 열선시트, 운전석 통풍 시트 등 다양한 공조장치로 쾌적한 실내 환경을 구현했습니다.

 

D컷 스티어링 휠과 6컬러 클러스터는 출시 전부터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는 등 쌍용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스티어링 휠과 클러스터의 디자인은 티볼리의 주 고객층인 20~30대의 취향에 맞춘 스포티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D컷 스티어링 휠은 D컷이라고 부르기에는 자른 부분이 너무 적고, 6컬러 클러스터도 중앙부분의 색상(사진의 파란색 부분)이 변경되는 수준에 그쳐 일반형 클러스터에 비해 큰 특색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는 HDMI 입력을 지원하는 점이 특이한데, 최근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MHL을 통한 HDMI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활용성이 높은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무선 영상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이부분은 시판되는 무선 연결 어댑터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은 티볼리의 장점이지만, 이런 다양한 기능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의 배치가 다소 산만합니다. 스마트 스티어 버튼이나 트립미터를 조작하는 버튼 등 운전자만 조작하는 버튼들이 센터페시아에 배치되어 있고, 주행모드 변경 버튼, ESP ON/OFF 버튼, 열선 버튼은 스티어링 휠의 왼쪽 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등 주행 관련 기능들의 버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버튼의 위치를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형차지만 충분한 뒷좌석 공간을 제공합니다. 뒷좌석은 시트를 최대한 젖혔을 때 각도가 27.5도로 타사 차량들에 비해 약간 더 누운 형태입니다. 헤드룸 확보를 위해 시트 포지션도 낮추었기 때문에 조금 높은 세단 승용차를 타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뒷좌석에도 열선 시트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앞좌석 뒤에는 일반적인 시트 포켓 대신 백 밴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백 밴드는 취향에 따라 색상이나 고정 방식을 바꿀 수 있어 보기에는 깔끔하지만 아무래도 시트 포켓처럼 확실히 물건이 고정되지는 않습니다.

 

 

 

 

쌍용 티볼리 시승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위치한 스타트/스톱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습니다. 가솔린 엔진인 만큼 아이들링 소음은 상당히 정숙합니다. 기어가 중립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살짝살짝 밟아보니 가솔린 엔진 치고는 생각보다 RPM 반응이 느립니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해 보니 역시 가속 페달의 반응이 아쉽습니다.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특유의 빠른 응답성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보니 회전수가 쭉 올라가면서 제원상 수치보다는 활기차게 가속합니다. 엔진 자체가 저속 토크를 높게 발휘한다기보다는 엔진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여 힘을 뽑아내는 느낌입니다. 물론, 엔진 출력이 126마력으로 그다지 높지는 않은 만큼 고속에서는 가속이 급격히 느려졌습니다.

 

상황에 따라 드라이빙 모드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모드가 탑재되었습니다. 에코, 파워, 윈터의 3가지 모드로 작동하는데, 기본적으로 에코 모드로 작동합니다. 파워 모드로 전환하자 100km/h 정도로 정속 주행을 하는데도 3천rpm 정도로 높은 회전수를 유지합니다. 페달 반응이 빨라지거나 하는 등의 효과는 없었습니다.

 

변속 레버를 'M'위치로 옮겨 수동 변속 모드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수동 변속 모드가 있기는 하지만 변속 레버 좌측에 위치한 작은 스위치를 엄지손가락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스티어링 휠을 두 손으로 잡고 있다가 변속을 하려면 변속 레버를 잡고 엄지손가락을 더듬어 스위치의 위치를 확인한 뒤에야 조작이 가능합니다. 익숙해지면 더 빠르게 조작이 가능하겠지만, 레버 자체를 위아래로 조작하는 것보다는 불편할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수동 변속 모드에서는 한손으로 운전을 하게 됩니다. 변속 반응도 그다지 빠르지 않은 편입니다. 원하는 타이밍에서 1~2초 정도 빨리 입력을 해야 합니다. 감속을 하면서 미리 시프트 다운을 하는 정도의 제한적인 용도 이외에는 그다지 활용도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주행 속도에 맞춰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 변화하는 '스마트 스티어' 기능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노멀, 컴포트의 세가지 모드를 지원하는데, 저속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고속에서는 모든 모드에서 상당한 무게감이 생겨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이외에 오르간식 페달을 채용한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 레버 등도 너무 가볍지 않고 어느정도 무게감이 있도록 되어 있어 전체적인 주행 감각은 상당히 묵직한 느낌이었습니다.

 

브레이크는 전후륜 모두 대형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했다는 쌍용차의 소개처럼 충분한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쌍용차는 자체 실험에서 100km/h 주행 중 정지하기까지 제동 거리를 측정해 보니 41.6m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동거리는 실험 환경에 따라 크게 바뀌므로 절대적인 비교가 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제동거리에 우위를 가지는 세단 차량들이 40m 전후의 제동거리를 보이므로 티볼리의 수치상 제동 성능은 상당히 준수한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승차감은 상당히 단단합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은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추세보다도 더 단단합니다. 여기에 18인치 휠을 적용시 편평비 45로 SUV치고는 편평비가 상당히 낮은 타이어가 장착되게 되는데, 이 역시 단단한 승차감에 한 몫을 합니다. 굳이 다른 차량과 비교하자면 미니의 승차감이 연상이 됩니다. 티볼리의 주 타겟인 20~30대의 '첫 차'를 소유하는 젊은 고객층에게는 '스포티한 승차감'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승 코스가 대부분 직선도로였던 관계로 단단한 서스펜션이나 편평비가 낮은 타이어가 코너링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체험해 보지 못했으나, 급격한 브레이킹이나 차선 변경에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휘발유 엔진인 만큼 시내 주행에서는 정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급가속시에는 생각보다 엔진 소음이 크게 들립니다. 80km/h이상 속도를 내자 풍절음이 꽤 들리기 시작합니다. 낮은 평편비의 타이어 때문인지 노면 소음도 꽤 크게 들립니다. 참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조용한 차는 아닙니다.

 

시승 코스를 주행하면서 급가속, 급제동을 반복했지만 트립미터상 연비는 12km/L 가량으로 복합연비와 거의 다르지 않은 수치를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코스를 시승한 다른 차량의 경우 17km/L를 기록한 차량도 있었고, 대부분의 차량이 10km/L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휘발유 값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앞으로 이정도 유가가 지속된다고 가정한다면 경제성 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수준의 안전 사양은 티볼리의 큰 장점입니다. 차체에 고장력 강판을 71.4%를 적용했고, 이중 40%는 초고장력 강판입니다. 특히 차체 주요 10개 부위에는 핫 프레스 포밍 공법을 적용하여 1500Mpa급 강성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운전석, 운전석 무릎, 동승성, 사이드 에어백 좌/우, 커튼 에어백 좌/우 등 총 7곳에 에어백이 설치되었고, 충돌시 안전벨트를 조여주는 듀얼 프리텐셔너와 안전벨트의 골반부 하중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시켜 주는 CLT 벨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사고시 효과적으로 승객을 보호합니다.

 

티볼리의 주 고객층이 20~30대의 첫 차를 구매하는 고객임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상당한 장점이 됩니다. TX 수동이 1635만 원, TX 자동 모델은 1795만원부터 시작해 경쟁 모델보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트랙스 1953~2302만, QM3 2280~2495만) 최고급형 LX모델은 2347만원으로 제법 가격이 많이 오르지만 그만큼 추가되는 편의 사양을 고려하면 비슷한 가격에 더 풍부한 편의 사양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경제성을 원하는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의 엔트리 모델을, 풍부한 편의 사양을 원하는 구매자는 고급형 모델을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은 차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