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을 보면 MDPS를 장착한 차량이 많습니다.

차량 제조업체들은 유압식 파워스티어링보다 진보한 기술이라고 말하지만,

운전자에 따라 MDPS 장착 차량에 대해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습니다.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에서는 MDP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MDPS란?

MDPS는 모터 구동 파워스티어링(Moter Driven Power Steering)의 약자입니다.

EPS(Electronic Power Steering) 이라고도 합니다.

조향시 핸들에 들어가는 힘을 보조해주는 파워스티어링은 유압식이 대부분이었는데,

구동력을 유압에서 모터로 바꾼 것이 MDPS죠.

 

2. MDPS의 종류

MDPS에도 생각보다 여러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어떤 신기술이 등장하면 일반화되기 전까지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곤 하죠.

MDPS도 그런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동 모터의 위치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컬럼 구동(C-MDPS)

 

컬럼 구동식은 쉽게 말해 핸들축을 직접 돌리는 방식입니다.

같은 축이라도 핸들축 중간(컬럼)을 돌리는 방식은 C-MDPS,

핸들축 끝의 피니언 기어를 돌리는 방식은 P-MDPS로 나눠집니다만,

장착 위치만 다를 뿐 기본적인 특정은 거의 비슷합니다.

 

랙 구동(R-MDPS)

 

 

랙 구동식은 구동모터가 타이로드와 연결된 부분(랙 기어)에 장착된 형태입니다.

이 위치는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이 작동하는 위치와 동일합니다.

따라서 컬럼식에 비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과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컬럼식에서 느껴지는 모터 소음이 훨씬 적다는 것도 장점이죠.

 

전기모터-유압구동(EHPS)

 

 

EHPS는 전자식 유압구동 파워스티어링(Electronic Hydraulic Power Steering)을 줄인 말입니다.

전통적인 유압구동 방식은 엔진에 바로 연결된 벨트를 통해 유압펌프를 구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엔진 출력이 희생됩니다.가벼운 핸들을 위해 출력을 손해보는 것이죠.

 

EHPS는 엔진 구동력 대신 별도의 모터를 통해 유압펌프가 구동됩니다.

사실 구조적으로 보면 일반적인 유압식 파워스티어링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EHPS를 MDPS의 범주에 넣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EHPS는 엔진출력을 희생하지 않기 때문에 MDPS의 장점인 연비 향상 효과와

전통적인 유압식 파워스티어링과 유사한 핸들링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전기모터가 추가되기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점과

전체 시스템의 가격이 비싸진다는 점이죠.

 

EHPS는 무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가격대가 높은 대형차 위주로 채용되고 있습니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 제네시스, 기아 K9 등이 EHP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 MDPS의 장단점

 

MDPS의 가장 큰 장점은 엔진의 힘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은 차가 정차해 있어도, 직진을 할때에도 항상 유압펌프가 작동합니다.

이때 엔진 출력이 약간 손실되게 되는데, 연비를 나쁘게 하는 원인이죠.

유압식에 비해 약 3~5%정도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장점은 ECU를 이용한 적극적인 스티어링 개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가벼운 핸들조작이 필요한 저속에서는 MDPS개입을 크게 하고,

직진안정성이 필요한 고속에서는 MDPS개입을 작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더욱 발전하면 차체의 이상 움직임이 발생할때

운전자가 조작을 하지 않아도 강제로 핸들 방향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자동주차보조시스템도 MDPS가 장착되어야 가능한 기술이죠.

MDPS가 궁극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핸들과 타이어가 완전히 분리되어

전기신호만으로 조향을 하게 되는, 진정한 의미의 drive by wire 시스템이 될 것입니다.

 

세번째 장점은 경량화.

유압펌프 등 전체적으로 무거운 장치가 많이 사용되는 것과 달리

MDPS는 모터와 기어 몇개만의 무게만 필요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컴팩트하고 가벼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네번째 장점은 친환경성.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차량은 유압 작동유를 1리터 정도 사용합니다.

유압작동유를 교환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고, 폐오일로 인한 환경오염이 발생하죠.

또, 간혹 파워스티어링의 오일씰이 터져 유압오일이 새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어나온 유압오일은 그대로 도로로 흘러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고,

비에 쓸려내려가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유압오일을 쓰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신기술에는 단점이 하나둘쯤은 있기 마련이죠?

 

MDPS의 가장 큰 단점은 위화감!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에 익숙해 있던 많은 운전자들이

MDPS를 처음 접할때 '조작감이 이상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예를들어 어떤 운전자는 핸들을 크게 꺾은후 풀을때는 그냥 손을 놓고는 하는데,

MDPS는 스티어링의 자기복귀가 늦는 편이라 핸들이 생각보다 적게 풀려 당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초기형 MDPS를 접하셨던 분들은 직진이 힘들고 불안정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센서방식 개선, 조작로직 개선으로 이러한 위화감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두번째 단점은 피드백 단절.

핸들은 노면상태를 진동의 형태로 운전자에게 전달하고,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노면 상태는 어떠한지, 타이어의 그립 상태는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운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MDPS가 과하게 개입하는 경우 이런 정보가 차단됩니다.

유압식 파워스티어링도 이런 단점이 있긴 하지만,

컬럼을 직접 구동하는 방식인 C-MDPS에서는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도입 초기 기술에 따르는 불안정성입니다.

MDPS는 불안한 조향감각과 핸들잠김이라는 논란에 시달려야 했죠.

제조 기술의 개선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4. 핸들 잠김??

 

MDPS 논란의 쟁점이 되는 증상이 바로 핸들 잠김이죠.

주행중 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운전자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제조사 측에서는 "핸들 잠김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못박고 있습니다만

핸들 잠김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우선 모터 자체의 동력이 차단될 경우를 봅시다.

모터를 외부 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힘이 필요합니다.

모터를 조향계통과 바로 연결하면 조향에 필요한 토크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모터와 조향계통 사이에는 감속기어가 있습니다.

감속비가 커지면 커질수록 모터를 돌리는데에 들어가는 힘은 커져야 합니다.

평소 핸들을 돌리는 것보다 수십배의 힘을 들여야 돌아가게 되고,

그래서 동력이 차단되는 순간 마치 핸들이 고정된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죠.

 

웜-피니언 기어. 피니언 기어(핸들)의 토크로 웜 기어(모터)를 돌리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모터의 과열 문제.

MDPS의 모터는 조향을 하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열도 발생하지 않지만, 좌우로 과격한 조향을 여러번 반복하거나

모터에 부하가 걸린채로 고정된 경우, 모터에서 심한 열이 발생해 파손될 위험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MDPS차량은 과열로 모터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정된 온도 이상으로 뜨거워질 경우 모터의 힘을 줄이거나

아예 모터를 끄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조향계통과 모터를 떨어뜨려 핸들잠김을 방지합니다)

핸들을 크게 꺾는 동작을 여러번 해야 하는 좁은 주차장이나

더운 여름철 과격한 운전을 하는 경우,

모터 과열로 핸들이 무거워지는 증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센서 불량일 경우.

유압식 파워스티어링은 컬럼의 회전에 따라 유압을 배분하여 조향하는 방식으로

특별한 센서가 필요치 않습니다.

하지만 MDPS는 모터의 회전력을 결정하기 위해 핸들의 움직임을 읽을 센서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센서가 오동작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MDPS의 센서는 밀폐된 상태로 동작하고, 내구성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습니다만

고장률이 0%인것은 아닙니다.

 

핸들이 꺾인 정도를 파악하는 토크 센서.

 

5. MDPS 고장 대처법

 

MDPS는 전자식 스로틀에 이어, 조작계통 전체를 전자식으로 전환하는

drive by wire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전자제어 주행은 분명히 좋은 방향의 기술 발전이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제어 방식 때문에 운전자가 이해할 수 없는 고장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죠.

그중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이 스로틀의 전자화에 의한 급발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티어링의 전자화에 따라 핸들잠김이라는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MDPS의 핸들잠김 현상 역시 아직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MDPS장착 차량 운행중 핸들이 갑자기 돌아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핸들이 완전히 잠겼다기보다는 돌리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진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주행중 갑자기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드신다면,

평소에 돌리던 힘보다 몇배정도 힘을 주어 돌려보세요.

그러면 어느정도 조향은 가능합니다.

물론 이 상태로 운전을 계속하는 것은 위험하니 바로 정차한 후

보험서비스나 제조사 서비스 센터로 연락을 하여 조치를 받으시는게 좋습니다.

 

평소보다 약간 무겁다 싶은 정도라면 과열 방지를 위한 로직이 작동한 것이므로

차를 세우고 10분~20분 정도 기다려 보세요. 모터가 식으면 원래대로 되돌아 옵니다.

 

유턴을 위해 핸들을 끝까지 돌린 채 기다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MDPS 차량의 경우 핸들을 끝까지 돌린채 오랜시간 기다리면

모터에 지속적으로 부하가 걸려 과열되고 과열보호 로직 작동으로 핸들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유턴뿐만 아니라 주차 등 끝까지 돌려야 할 때에도 가능하면 끝까지 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핸들을 너무 빨리, 자주 돌리는 것도 과열의 원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