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시배목과 전혀 관련없는 글도 ...^^

 

 

항상 점을 쳐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것이 있다.
나는 관운이 있고 울 오빠는 도화살이 있다는것이다.. -_-;;

울 오빠..
문제의 그 인물.
그는 나보다 두살많은 97학번이나.. 고삐리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
매우 성실하고 착하며.. 특기는 눈웃음, 취미는 착한짓하기다.
전공은 한의학이며.. 심심하면 기체조에다 사주까지 본다.. -_-;;;
여자에게만 있는줄로 흔히들 알고있는 `도화살`에다 머리엔 `쌍가마`까지 가지고 있어 장래의 우리 올케가 불쌍해지는 인물이다.
그가 특별히 여자를 밝히거나 잘 꼬시는 것은 아니다.
단지 팔자가 그러할뿐..
오빠를 보는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아이구.. 이쁘게두 생겼네.." (다 큰 총각한테.. -_-)
나를 보는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어릴땐 그나마 귀엽더니..." (씨바.. ㅜ_ㅜ)
그러나 그놈.. 절대 얼굴`만` 이쁘다..
어릴적 부터 그놈은 이상했다.

[1]

내가 여섯살땐가.. 어려서부터 똑똑했던 우리 남매.. 항상 둘이 놀았다.
`이차돈`전기를 보고 우리는 토론에 들어갔다.
과연.... 인간의 머리를 자르면 흰피가 나올것인가....?
(무슨 얘긴지 모르시는 성인은 자신의 무식을 반성하라..)
어쨌든.. 우린 실험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빠가 시키는대로 나는 옆으로 누웠고... 막 오빠가 식칼을 내 목에 내려치려는 순간!!
.........
.........
엄마가 안왔으면 아마도 우리는 세탁기에 들어간 형제이후로 가장 엽기적인 남매가 되었을텐데..
그날 오빠야는 비오는날 머맞듯이 맞았다.
그래도 또 저녁에 자면서 우리끼리..
"근데 진짜 흰피나올까..?"
"지금 아빠 자는데 함 짤라볼까..?" -_-;;
패륜 남매가 될뻔했다.

[2]

내가 일곱살땐가... 우리 남매는 한참 `일지매`를 감명깊게 보았던 터였다.
감동에 파묻힌 우리 남매.. 목에다 보자기를 두르고, 빨래집게로 고정시키고 옥상에 나란히 올라가서 한참을 뛰놀았다.
그러나.. 달리면서 펄럭거리는 보자기의 느낌으로는 뭔가 부족했다.
더 자극적인 것이 필요했던것이다.
그렇다.. 오빠와 나는 옥상에서 뛰어내려보기로 했다.
하나....둘.....셋...!!
.........
.........
오빠만 뛰고 나는 안뛰었다.... -_-
그날 오빠야는 응급실 실려갔다.
지금도 이마 안쪽에 5센티 가량의 흉터가 있다.
누가 물어보면 구라깐다..
"어... 이건 말이지.. 내가 예전에 17대 1로..."

[3]

내가 국민학교 1학년땐가.. 울오빠는 내가 남동생이 되길 강요하는 인간이었다.
매일 나는 완전군장(?)을 하고 유격을 받아야했다.
주택가 보면.. 꼭 집들이 나란히 나란히 똑같이 생겨서 서있고.. 중간에 담벼락이 있다.
어른키 만한..
그위로 군장하고 뛰면서 외쳐야했다..
"유!격!유!격!"
담벼락코스 끝에 준비된 창고지붕으로 기어올라간 다음, 수도파이프타고 옥상에 올라가서, 물탱크에서 뛰어내리면..
하루해가 지곤 했다.
물탱크... 어른이 보면 같잖지만 애들한텐 더럽게 높다..
쓰바..낮에 올라갔는데 해질때까지 못뛰어내려서 울던 기억이 난다.. ㅜ_ㅜ
게다가 나는 그 흔한 인형놀이 한번 정상적으로 할수 없었다..
여자애들이 하는 인형 놀이는 이러하다..
"미미~~ 곧 파티에 갈시간이야~" 그러면서 옷입히고 머리빗기고.. 목욕도 시킨다..
파티에 가면 모든 남자인형.. 심지어 곰인형까지 미미에게 반한다.. -_-
그러나.. 울오빠.. 동생이 그런 여성스런 놀이 하는 `꼴`을 참고 못봤다.
꼭 파티 중에 이상한 뽁뽁 소리나는 고무인형이 달려온다..
"미미장군~~ 적군이 쳐들어오는줄로 아뢰오...!!" (언제 장군이 된건지..)
바닥엔 적군들이 과연 몰려오고있다..
화투장..-_-
흑싸리..초..똥..비..풍.......
"비풍초~ 진격하라~~ 똥광장군은 후방을 치시오!! 나머지 사광은 나를 따르라..!!"
흑... 파티 끝내는게 소원이었다. ㅜ.ㅜ

[4]

내가 국민학교 2학년 땐가.. 지금도 운동신경 더럽게 없어서 100m 25초에 달리는 나..
(내가 열심히 달리면 모두 애처롭게 외친다..
"지영아~ 포기하면 안돼~ 달려~ 걷지마~~" -_-)
어쨌든 그때 학교에선 줄넘기 100개 뛰기 시험을 쳤다.
나.... 그때 1개 뛰는게 한계였다.
오빠는 그런 동생이 쪽팔렸다.
엄마가 시장갔다 오는데 집근처 골목에서 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더란다..
"쿵!"
"짝!"
"어허허헝~~"
계속 되는 3박자......
이상한 감을 느끼고 달려온 우리 엄마..
그렇다..
`쿵`은 내가 줄넘기 뛰는 소리.. (1번밖에 못뛰니까..)
`짝`은 오빠가 아빠 혁대 가지고 와서 채찍질 하는 소리.. (-_- 변태 아님..)
`어허허헝`은 나의 울음소리였던 것...
그날... 밤새 온몸에 안티푸라민 발랐다.. -_-

[5]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땐가.. 그당시 유행하던 bb탄총을 선물받고 기분이 좋아진 우리오빠..
한참을 총을 가지고 놀았다..
종이 뚫기.... 껌이었다.
캔뚫기........ 쉽다.
병깨기........ 진짜로 했다.
그렇다... 또 오빠에겐 자극적인 것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그 대상은 또... 나였다.. -_-
"지영아~ 가만히 서있어~"
"오빠~~~ 무서워,........."
"어허.. 처음엔 다 그런거야." -_-;;
"탕!"
"헉!"
그때 맞은 총알의 영향으로.. 지금도 난 양쪽 시력이 짝짝이다. -_-
0.7에 0.1
쓰바... 오른쪽 아랫 눈꺼풀이 뽈록하고 이상한 액이 흘러내렸다.
울어도 안나와서 손가락 넣어서 꺼냈다.
한동안 안대차고 다녔다.
오빠?
내 목 자르려다 걸린 이후로 가장 많이 맞아야했다.
그래도 골목 나가서 자랑하는거 들었다.
"있지... 내가 5m 밖에서 내 동생 눈에다 명중시켰다~~"
쓰바... 그럼 실수가 아니었단 말야??

[6]

내가 국민학교 4학년땐가.. 아침자습을 다 못하면 손바닥을 맞던 시절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치사뽕한 나...
명상의 시간에 책상 밑에다 공책 깔고 욜라리 불나게 자습문제 풀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시비를 걸던 우리반의 D모군...
시비에 시비가 꼬리를 물고 둘이 대판 쌈이 붙었다..
내가 배를 깔고 앉아서 어퍼컷을 날리자..
저도 남자라고 꼴에 열받은 D군... 라이트훅을 내게 멕였다.
다음 쉬는시간...
내 친구들이 5학년 교실로 꽁지에 불붙게 달려가서 단순무식지루...가 아니라 조루..인 오빠에게 일러바쳤던 것이었다.-_-;;
나는 맞은 것도 까먹고 놀고있는데.. 운동장 한복판이 웅성웅성한 개떼들로 난리였다.
`쌈이닷!!`
뇌리를 스치며 얼렁 구경하러 갔다.
..........
..........
울오빠가 자기반 남자 30여명 다 끌고 와서 돌림빵하고 있었다.
내가 봐도 치사했다.. 섀끼.. 일대일에 자신없나.. -_-
불쌍한 D군.. 얼굴에 피칠갑을 한채.. 흙도 퍼먹고.. 풀도 뜯어먹어야했고..
구경온 내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면서 외쳐야했다.
"잘못했습니다 여왕님..!!! 잘못했습니다 여왕님!!!"
오빠가 사랑스러웠다.
그놈 일년동안 내 꼬봉이었다.

[7]

어쨌든 또 이놈은 계속 잘도 자랐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이놈의 광기는 갑자기 누그러 들더니 `머슴`형 오빠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별안간 내 말에 절대 복종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씨바..
아마 지놈도 인간인데 뭔가 양심이 있었던게 아닐까.. -_-
우리의 관계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거듭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즈음 우리의 대화..
아침시간.. 고등학생인 오빠가 먼저 학교에 간다.
"여왕님.. 다녀오겠습니다.!!" (발끝을 낼름 핥으며 인사한다..씨바..-_-)
"오냐. 귀찮게 말시키지 말고 빨랑가.. 이 씨방세.."
"넵! 여왕님!" (낼름~)
그리고 하교시간이면 내가 좋아하는 과자류를 알아서 사오고..
내 염색약(중학생도 한다..-_-)도 알아서 색깔별로 사오고..
"여왕님!! 새로운 컬러가 나와버렸슴니다요..!"
어쨌든 그땐 그랬다.

2000년6월28일 미리 예고되었던 그들이 왔다.

[8]

이놈은 이렇게 나에게 복종하면서 열심히 공부한 결과..
여왕님의 은덕으로 한의학과에 당당히 합격하게 되었다.
타지에 나가 공부하게 된 오빠.. 이젠 방학때나 볼수있게 되었다.
방학이 오고... 하루종일 붙어 지내며.. 난 당연히 예전처럼 까대며 살았다.
그러나.. 몰랐다.. 이놈이 또 진화 했음을..
(씨바... 지가 무슨 피카츄냐? 라이츄로 진화하게... ㅜ_ㅜ)
밥먹으며 엄마아빠 앞에서..
"지영아~ 오늘 오빠야가 일찍일어나서~~ 깔깔깔... 이것두 하고~~ 씨불씨불~ 궁시렁~~"
"아.. 씹쒜... 드럽게 떠드네.."
"그래서.~~ 나불나불~~~"
"니미랄.. 쓰 ...조용히 안해~? 안그래도 정신 사나운데.. 조또 없는기 쪼빠지게 떠드냐?"
"그랬는데~~~ 씨불씨불~~~히히히"
"허참..그 개쉐.. 뉘집자식인지 사티구니로 갈 힘이 입으로 몰렸나.."
순간.. 나는 보았다.. 오빠의 눈에 불이 붙는것을..
헉.........피해야했다.
어린시절의 악몽이 주마등처럼 되살아나며 나는 느꼈다.
노병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다만.... 업그레이드되어 나타날 뿐이다....!!!
나는 상황을 무마 시키려고 얼른 일어나 냉장고를 열고 쭈그리고 앉아 야채칸을 열고 비굴하게 말했다.
"규......귤이....맛이 있...으려나.....아...?"
순간..오빠가 뒤에 같이 들어와있었다...
나를 일으켜세우고 멱살을 잡은 다음... 자기는 문 밖으로 나가더니.. 문을 쾅!! 닫구서 짓누르는게 아닌가....!!
나는 졸지에 냉장고 문에 껴버렸던 것이다.
쓰바... 갈비뼈 으스러지는 소리 났다...우두둑.
그러나 고통보다 더한것은 쪽팔림이었다.
흐흑... 엄마아빠의 표정은.. `고뇬... 오빠한테 더럽게 개기더니... 당해봐라..` 하고 방관하는 모습...
아빤 휘파람까지 불면서 신문을 가지러 나가시고..
"쓰바... 퉤.! 참나... 내가 이제 좀 잘해주려고 맘먹으니까..이게 뵈는게 엄써???"
".......... ㅜ.ㅜ"
"야! (뺨을 툭툭치며)야!!야!! 아까한말 다시해봐... 하하.. 이게 참나.."
"............. 웅얼웅얼... ㅜ.ㅜ"
"머라고?? 안들려... 크게 복창한다.. 실시!!"
흑... 그날 진짜 오랫만에 맞아봤다.

[9]

오빠가 대학교 2학년때..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서 오랫만에 친구들과 한잔한다고 나간 오빠..
나와는 달리 오빠는 술을 싫어한다.
술자리에선 꼭 백세주 아님 매취순만 마신다..
그럼 친구들이 재수없는 새끼라고 술먹자고 안한다나...? -_- 미친놈...
어쨌든 술 잘 안먹는 곱상한... 그러나 엽기적인 울오빠.. 새벽 3시가 되어도 안들어오는거다..
(참고로 이 인간의 평상 귀가시간은 오후 3시경이다..-_-)
놀란 식구들..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않고.. 갑자기.. 마당에서 이상한 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식구들... 마루 문을 활짝 열어보니..
오빠가..... 앙상한 대추나무에 올라가 흐느적 거리며.. 노래를 부르며 오줌을 갈기고 있었다.
"어누 누우가~~ 머래도~~~오오~~ 도옥~ 또는 우뤼~~땅~~ (질질질..)"
대추나무 높이는 2m.
울오빠 키는 1m85cm.
씨바... 그때 놀란 대추나무... 다음해에 열매 안열렸다.
식물도 생식의 권리가 있건만.. 왜 불임을 만드냔 말이야..

[10]

그 이후로.. 지금.. 오빠 눈치를 적당히 보며 살고 있다.
적당히 까대다가.. 눈에 불붙으면....... 하하... 알아서 기고 있다.. -_-
치사하다고?
씨바.. 니가 맞아봐라. -_-;;
어쨌든 요새 오빠의 취미는 자기가 다 깬 오락을 나한테 시키는거다.
몸이 녹아서 흐느적거리는 좀비들.. 총쏴서 죽이는 그런 오락을 나한테 시키구서.
옆에서 보면서 즐거워한다.
내가 안하려고 반항하면 삐져서 밥을 안먹기 때문에 내가 엄마한테 혼난다..
이놈의 새로운 전술이다.. -_-
어쨌든 내가 안한다고 뻣뻣하게 나올까봐.. 치트키로 총알 만땅으로 만들어주고서..
옆에 누워서 궁시렁 거린다..
"야~ 거 문열리면 좀비 셋나오는데 하나는 늦게 나온다.."
"야~ 거 모퉁이 돌면 위에서 떨어지니까 조준해놔라."
쓰... 이놈은 정녕 할짓이 없단 말인가? -_-;;
아.. 다른 취미도 있다.
내가 만화보면 옆에서 읽어주는거..
슬램덩크보면 옆에서 효과음까지 넣어준다..
"훗훗훗훗훗~" (강백호가 마크하는 소리..-_-)

정말 재밌는 남매죠?

 

과연 이게 실화일까? 픽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