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상 A4 TFSI는 기존 2.0 및 1.8T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차이점이라면 17인치 알루미늄 휠이 눈에 띈다는 것. 물론 A4 TFSI 모델이라도 16인치 알루미늄 휠이 기본 장착된다. 하지만 풀 옵션 사양을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17인치 휠과 235mm급 타이어가 채용되었다는 것이 해외 시판 모델과의 차이점이다.
실내로 들어서도 변화의 폭은 크지 않다. 기본적인 분위기를 비롯해 각 버튼들의 구성도 같기 때문에 사실상 주행성능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기존 모델과의 차이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번 시승의 중심은 엔진 성능을 기반으로 하는 주행 성능이다. 사실상 1.8T 역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긴 하지만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Quattro) 기술을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아우디 매니아의 입장에서 평가를 한다면 그 완성도는 100% 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모델은 단순히 콰트로만 추가된 것이 아니라 효율이 좋은 직분사 엔진, 거기에 터보차져(Turbo)를 더했기 때문에 주행성능에 기대를 걸만하다.
이 엔진의 성능에 대해 짐작하려면 우선 직분사 엔진에 대해 간략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통상적인 직분사 엔진은 고효율을 지향하는 것이 보통인데 일반적인 혼합기 방식이 아닌 실린더에서 필요로 하는 연료를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정확한 연료량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연료 소모율에서도 유리하며 성능 향상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터보차져를 달아 마력과 토크를 확보한 것이 바로 이번에 시승하는 TFSI 엔진인 것이다.
A4에 탑재된 이 엔진은 1,984cc 라는 배기량에서 20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마력은 5,100~6,000 rpm 까지 지속된다. 가속력에 있어 중요한 토크는 약 28.6 kg.m에 이르기 때문에 배기량에 비해 넉넉한 힘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최대토크가 발생되는 rpm 영역대는 주목이 필요한 부분이다. 저rpm으로 구분되는 1,800rpm 부터 5,000rpm 까지 최대토크가 연장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넓은 구간에서 토크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발표되는 터보차져 엔진들은 대부분 낮은 rpm부터 최대토크를 확보해내고 있긴 하지만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바로 엔진 압축비. 통상적인 자연흡기 엔진은 압축비를 10:1 이상으로 설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터보 엔진은 이보다 낮은 수치로 셋업을 한다. 따라서 터보차져를 활용하는 엔진들은 대부분 9.5:1 이하의 압축비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델에 따라 따라 다르긴 하지만 8:1 이하의 압축비를 사용하는 터보 엔진들도 있다. 이와 같이 압축비가 낮은 엔진들의 약점은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정 rpm 이상에 도달해야 힘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일상주행에서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 것이 사실. 따라서 승용차들에 장착되는 터보 엔진은 터보차져의 사이즈를 줄여 리스펀스를 확보하거나 엔진 배기량을 확대하고 터보 차져의 개입범위를 줄여 셋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TFSI엔진은 압축비가 10.5:1 이다. 웬만한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자연 흡기 방식의 직분사 엔진들에 비교한다면 약간 낮은 수치라 할 수 있지만 터보 엔진으로는 높은 압축비에 해당한다.
과거 10.3:1 압축비를 가진 국산 엔진에 소형급 터보차져를 활용해 리스펀스와 토크 등의 성능을 다양하게 살린 차를 시승해 본적이 있는데 대배기량의 엔진과 같은 꾸준한 성능향상과 낮은 rpm에서의 토크감이 인상적이었다.
TFSI를 장착한 A4를 타고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과거 튜닝카를 운전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한 템포 쉬는 듯한 느낌이 잠시 생기지만 rpm이 2,000을 넘어서면 넉넉한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한 모델처럼 힘있게 밀고 나간다.
고속주행으로 접근해도 무척 인상적인 느낌을 전하는데 200km/h 이상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고속을 오르내리며 달리는 느낌도 좋고 동급 모델에 비해 뛰어난 안정감이 A4가 4륜구동 차량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 시켜 준다.
종합적인 밸런스를 느껴보기 위해 와인딩 로드에 들어섰다. 대부분의 콰트로 모델들이 인상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주었던 것을 회상하며 A4 콰트로에 몸을 맡겼다. 가속과 감속이 잦고 코너의 각이 작기 때문에 차의 성능이 떨어질 경우 불안한 주행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 서스펜션과 타이어의 매칭은 이런 환경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가 상승, 코너를 향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짧은 스키드음을 남기며 속도 제어가 이뤄진다. 브레이크는 초반 응답성도 좋지만 후반까지 일정한 힘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조작 시 만족감이 크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느낌은 전륜 구동(FF)과 유사하지만 코너의 중심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적극적인 가속페달의 전개가 가능하다는 것이 콰트로의 큰 이점이다. 원하는 앵글을 유지하며 강력하게 코너를 탈출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AWD의 매력. A4 TFSI 콰트로 이 부분에서 강했다. 안정적으로 트랙션을 확보하며 코너를 탈출해 낸다는 것.
단 아쉬움이라면 보다 폭발적으로 밀고 나간다는 느낌을 전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엔진의 힘과 연관이 있는데 후반에 강력하게 치고 나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출력이 필요할 듯 싶다. 물론 대안은 있다. 255마력의 출력과 33kg.m의 토크를 가진 A4 3.2 FSI가 있으니 말이다.
코너 후반에 박진감 있게 치고나가는 능력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모든 주행성능은 만족스럽다 평하고 싶다.
코너링 시 차체를 지지해내는 서스펜션의 감각도 수준급이다. TFSI부터 장착되는 스포츠 서스펜션은 적당한 승차감과 성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물론 S4와 같은 본격적인 탄탄함을 선사하지 않지만 적당한 힘으로 차체를 받혀주기 때문에 주행 시 불안감이 적다. 또한 일상적인 주행을 감안한다면 어떤 노면에서라도 승차감을 확보해낸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타이어는 던롭의 제품으로 'Sport SP MAXX'라는 모델이 기본이 된다. 사이즈는 235mm급의 45시리즈. 이번 시승차를 통해 처음 접해본 타이어인데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약간 젖은 노면에서도 충분한 그립을 발휘하고 마른 노면에서의 그립감이 수준급이었다.
일반적인 고성능 타이어와는 달리 한계점을 파악하기 쉽다는 것도 장점. 따라서 코너링이 유지되면서 한계 그립에 다가설 때 몸을 통해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익숙한 코스를 달리는 경우라면 2~3회 주행만으로도 자신감 있고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케 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끈끈한 접지력을 보이다가 어느 순간에 한계를 넘어서는 고성능 타이어들에 비하면 사용이 편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운전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듯 싶다.
A4 TFSI Quattro의 전반적인 주행성능을 감안한다면 나무랄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 특히 가격적인 부분으로 접근한다면 그 만족감은 더욱 커진다. 현재 TFSI 콰트로는 5260만원에 판매되며 전륜구동의 TFSI는 5010만원에 판매된다. 물론 4천만원대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웬지 비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200마력의 출력을 보유하고 전천후 강력한 드라이빙을 지원하는 4륜구동 시스템까지 포함한 프리미엄급 컴팩트 세단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가격대비 만족도로 본다면 아우디의 고성능 세단 S4에 비해서도 높다고 평하고 싶다.
아우디 A4 TFSI Quattro는 일상 생활에서 출퇴근에 사용되기도 하며 가족과 함께 주말 드라이브를 즐기는 경우에 더욱 적합하지만 간혹 드라이버가 일탈을 꿈꿀 때 큰 만족감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만에 마음에 드는 실속파 세단을 만났다.
차량 가격 : 5,260만원 (TFSI Quattro / 2006년 3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