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erior 2002년 미국시장에 처음 출시된 FX시리즈는 도발적인 디자인 큐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닛산측의 주장대로 ‘젊고 역동적이며 다이나믹’한 스타일링은 여전히 다른 모델들과 선을 긋고 있다. FX가 추구하는 것은 SUV 와 스포츠카의 성격을 겸비한 크로스오버. 요약해서 긴 휠 베이스와 역시 길고 낮게 뻗은 후드라인, 짧은 오버행 등의 포로포션은 스포츠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론트에서는 인피니티의 패밀리 룩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을 그대로 살리면서 아래쪽 에어 인테이크 부분에 크롬 도금으로 치장하는 등 부분적인 손질을 가하고 있다. 범퍼를 중심으로 세부적으로 손을 본 것 외에는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그것은 기존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닛산측인 “강인한 치타”라고 표현한 동물의 웅크린 자세를 연상케 하는 사이드 실루엣은 여전하다. 여기에서 보이는 것은 벨트라인 아래 부분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추구하고 있고 윗부분에서는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 재미있는 것은20인치의 거대한 휠을 장착하고 있는데 차체에 비해 분명 오버 사이즈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리어에서는 돌출된 테일램프가 여전히 눈길을 끄는데 이는 디자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다운포스를 얻기 위한 스포일러로서의 역할도 한다는 것이 닛산측의 주장이다. FX45와 35외관상의 차이는 휠이 18인치라는 것과 크롬 도금 처리가 생략된 것 정도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803×1,925×1,674mm, 휠 베이스 2,850mm. BMW X5의 4667×1,872×1,707mm, 휠 베이스 2,820mm과 비교가 될 것이다. 참고로 전고는 1,674mm로 BMW X3와 같지만 휠 베이스는 X5보다 30mm 더 긴 2,850mm, 전장도 130mm 더 긴 4,800mm . 이 크기는 프론트 액슬 뒤쪽에 엔진을 탑재한 프론트 미드십 레이아웃과 어울려 이상적인 중량 배분인 52 : 48로 만들고 있다. 핸들링 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내용이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는 익스테리어에 비해 변화의 폭이 크다. 메탈 트림과 크롬으로 도금한 페달 등으로 엑센트를 주어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G35 시리즈와 기본적인 컨셉이 같다는 점에서는 그대로다. 우선은 센터 페시아의 컨트롤류 디자인이 달라져 있다. 7인치 모니터를 맨 위에 배치한 것은 그대로인데 그 아래 각종 컨트롤 버튼은 르노삼성의 SM7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것으로 바뀌었다. 닛산의 신세대 모델들에 채용되고 있는 방식이어서 당연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이얼 타입의 조절 버튼으로 인해 BMW의 iDrive와 같은 기능을 떠올릴 수 있지만 그 기능은 한정되어 있다. 디자인은 M시리즈와 비슷한 형태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실렉트 레버 패널 부분의 변화도 눈길을 끈다. 가죽 커버로 치장하고 있으며 패널 주변을 우드트림으로 처리해 고급감을 살리려하고 있다. 후방 감시 카메라와 타이어 압력 모니터 등 안전장비도 그대로다. 기존 모델에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던 리어 시트 용 DVD 플레이어와 루프에 설계된 모니터가 이번에는 국내 시판용 모델에도 채용되어 있다. 두 개의 무선 헤드폰이 센터 콘솔박스 안에 들어 있다. 신세대 모델임을 주장하듯이 디지털 감각으로 디자인된 파워 틸트/텔레스코픽 기능을 채용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 패드의 리모콘 버튼도 그대로다. 시트에서의 기본 구성은 달라진 것이 없다. 5인승으로 프론트 시트는 주행성을 강조하는 모델답게 풀 버킷 타입. 시트 쿠션과 시트백 모두에 통풍 설계를 하고 있고 히팅기능은 있지만 냉방기능은 없다. 시트 쿠션과 센터 터널 가운데 길게 나열되었던 시트 조절 버튼이 일반적인 모델과 같은 운전석 허벅지 왼쪽 시트쿠션 옆 부분으로 옮겨진 것이 눈길을 끈다. 그로 인해 시트 쿠션이 좀 더 커졌다. 리어 시트는 60 대 40 분할 폴딩식. 화물칸 좌우에 있는 손잡이를 당기면 가볍게 젖혀지며 그 상태에서 사용성을 고려해 커버를 설계하고 있다. 화물공간은 차체형상 등으로 인해 다른 SUV에 비해 좁다. 하지만 닛산측은 포르세 카이엔이나 BMW X5보다는 크다고 주장한다. 스페어 타이어가 트렁크 부분 플로어 아래에 수납되어 있는 것은 이 장르의 모델로서는 흔치 않은 구성이다. 한편 닛산은 인피니티 FX45의 인테리어를 운전석 존과 컴포트 존, 플레이 존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우선 운전석 존은 닛산 350Z에서와 같은 느낌을 주고자 하고 있으며 컴포트 존은 조수석 탑승자에게 운전석과 같은 시트 설계를 통해 사용편의성을 높이고 독립 에어컨, 센터페시아를 통해 운전자와 같은 감각으로 각종 편의장비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플레이 존은 뒷좌석을 말하는 것으로 센터 암 레스트라든가 독서등, 시트백 포켓 7인치 DVD 플레이어 등은 물론이고 리클라이닝 시트백과 에어컨 토출구 등도 설계하고 있다. Powertrain & Impresion 인피니티는 대형 SUV인 QX56과 Q45 외에는 각 시리즈마다 두 개씩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물론 엔진은 같은 것이지만 탑재되는 모델이 다르다. FX시리즈에 탑재되는 엔진은 M시리즈의 그것과 같다. VQ35와 VK45 두 가지. FX시리즈에는 FX35와 FX45가 있다. 뒤의 숫자는 엔진 배기량을 의미한다. FX35에 탑재되는 엔진은 3.5리터 V6 280마력 사양의 VQ35가 탑재되며 여기에는 5단 AT와 뒷바퀴 굴림방식이 기본이다. AWD는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FX45에는 4,494cc V8 DOHC 사양의 VK45엔진이 탑재되는데 흡기시스템의 개선으로 최고출력이 317ps/6,400rpm, 최대토크 45.8kgm/4,000rpm로 소폭 증대됐다. 트랜스미션은 Q45에 탑재된 것과 같은 5단 AT인데 이번에 수동모드에서 다운시프트시 엔진 회전수를 순간적으로 높여 변속충격을 줄이고 주행 효율을 높여주는 다운시프트 레브매칭을 채용하고 있다. 구동방식은 풀타임 4WD가 기본. 아테사 E-TS (ATTESA E-TS™)로 불리는 지능형 AW D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100% 후륜 구동으로 작동하지만 센서를 통해 감지된 노면 상태와 운전 상황에 따라 앞 바퀴에 0%에서 최고 50%의 구동력을 가변적으로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하면 100% 후륜구동 모델을 기본으로 앞 바퀴 50%, 뒷바퀴50% 분할 구동으로 다양한 분할률을 가변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 스포츠카로서의 성능 향상에 네바퀴 굴림방식이 표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차체와 어떻게 매치되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되어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는 대목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2,200rpm. M45의 1,800rpm보다 약간 높은 것은 그대로다. 레드존은 6,700rpm부터.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0km/h에서 2단, 105km/h에서 3단, 160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변속 포인트가 작년 시승했을 때와 약간씩 차이가 나는데 기어비를 바꾸었다기보다는 작년에 시승했던 차가 주행 거리가 짧았던 때문으로 보인다. 0-60mph가속성능이 M45가 5.3초인데 FX45는 6.5초로 역시 스포츠 세단 수준이다. 이미 지난번 시승기에서 언급했듯이 닛산이 제시한 미국의 자동차잡지 테스트 자료에 따르면 BMW X5 4.4i나 포르쉐 카이엔 S보다 더 빠른 주파실력을 보였다고 한다. 참고로 포르쉐 카이엔S의 최고출력은 340마력으로 FX45보다 높지만 중량 대비 출력에서 카이엔S가 최대 2,580kg으로 한참 무겁다. 그런데 이렇게 대 배기량이 아니어도 이 차를 즐기기에는 충분할듯 싶다. FX35로도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얘기이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5,000rpm부근에서 180km/h까지는 거침없이 속도계의 바늘이 상승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약간 숨을 고르다가 5,200rpm에서 200km/h의 벽을 돌파한다. 엔진 배기량에 비해서는 뒤끝이 살아나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데 기존 모델과의 차이는 전혀 다른 부분에서 나타났다. 엔진 사운드다. 얼마 전 시승했던 BMW 650i 컨버터블과 비슷한 엔진음이 ‘바라라라라’ 하면서 강력하게 귀를 자극한다. (BMW시승기에서는 ‘두두두두’라고 표현했었는데 글로 표현하기가 참 그렇다.)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세팅으로 바뀐 것이다. 어떤 영역에서든 오른발에 힘을 주면 바리톤음과 함께 시트백이 등을 밀어 붙이며 운전자를 자극한다. 적막에 가까운 소음 차단과 진동의 억제가 인상적이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엑셀러레이터의 응답성에서 반 템포의 갭이 차이가 난다. 킥 다운을 하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두 단계로 나뉘어 엔진회전이 상승하는 감이라는 얘기이다. 또한 저속에서 오른발에 힘이 조금만 들어가도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운전자를 밀어 붙인다. 조금 신중한 발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에서처럼 오늘 만난 FX45는 자꾸만 운전자를 부추기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는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 역시 좀 더 짧아져 있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서 스포츠 서스펜션 부분에도 세팅의 변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승차감면에서 상대적으로 하드한 느낌으로 탑승자에게는 전달된다. 좀 더 강력하게 지면을 부여잡고 있는 감각이다. 그래서 고속역에서의 직진안정성에서 한 단계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저속역에서 어지간한 노면의 요철을 흡수하는 것은 그대로인데 다리 이음매 등과 같은 노면의 요철에 대해서는 기존 모델에 비해 약간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체가 튕기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한다. 물론 코너링 시의 롤 각을 억제하는 정도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전형적으로 롤 센터가 낮은 세단형 감각의 하체 튜닝이 다가온다. 그 때문에 BMW의 모델들을 탔을 때 그랬던 것처럼 그저 편안하게 운전하고 있을 수 없게 한다.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공략하고자 하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특히 20인치나 되는 거대한 타이어를 생각하면 오른발에 더 힘이 들어간다. VDC의 개입 포인트는 약간 빠른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M45와 똑 같은 감각으로 운전하는 것은 무리다. 무엇보다 뒷바퀴 굴림방식 차량에 익숙하지 못한 운전자들은 초고속 영역에서는 숙성시간이 필요하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까운데 미세하지만 오버 스티어가 느껴질 때도 있다. 록 투 록은 2.7회전으로 스포츠 세단과 비슷한 기어비다. 그만큼 예민한 응답성을 보여준다. 안전장비로는 EBD ABS, BAS, TCS, VDC(ESC), 프론트 듀얼, 측면,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을 만재하고 있다. ‘달리는 SUV’를 표방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MW X5와 ‘스포츠 SUV’ 포르쉐 카이엔을 경쟁상대로 한 것은 인피니티 FX45의 태생적인 컨셉인데 이번의 페이스 리프트에서는 그런 의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테리어에서는 약간은 이해하기 어려웠던 버튼의 배열을 정리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하체의 스파르탄화에 더 많은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인피니티가 FX를 통해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러피언 스포츠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점을 표현하는 데에서는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