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새벽부터 서울/경기지역에 눈발이 날렸죠. 이날 8시 55분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를 타야했었는데, 일어나니 7시...성급히 짐을 챙기고, 그래도 아침밥은 먹고--; 내친김에 양치질도 하고 샤워도 하고...집을 나서니 7시 40분..거주지는 경기도 안산. 김포공항까지는 4-50킬로정도 될려나. 주차/탑승수속까지 하려면 적어도 15분정도는 여유를 두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면서 늦잠아닌 늦잠을 탓하면서 운전시작했죠. 제차는 아반떼 레이싱 M/T 휠/타이어도 않건드린 순정. 토요일 오전이라 다행히 시내가 한산하더군요. 신호몇개정도 위반해 주면서 약 15분정도 주행후 서울 외곽순환도로 진입. 이후 160킬로로 달리기 시작. 전 원래 달리기 잘 않하는 체질입니다. 아반떼 레이싱 수동을 뽑은 이유는 단순히 2000cc짜리로 가장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국산차면서, 수동으로 뽑으면 연비도 괜찮다(제 기준으로 시내 10킬로 고속도로 14-15킬로 연비)는 평을 접하고 등록세만 좀 더 부담하고 언덕길 스트레스나 해소하자는 차원해서 뽑았다는... 아무튼 구입이유는 뒤로하고. 외곽순환도로 진입하자마자 1차선으로 진입 160-170까지 올리면서 달렸습니다. 차가 약간은 있었지만, 새벽에 내린 눈때문에 길이 질척해져서 1차선쪽에는 차들이 없더군요. 2-3차선은 앞차들에서 날리는 흙탕물보라때문에 시야도 나쁘고, 치고 나갈수도 없고. 1차선 갓길쪽에는 걸쭉하니 흙탕이 뭉쳐있고, 길도 미끌미 끌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서 긴장하면서 달리고 있었죠. 옛날 초보때 빙판에서 팽이처럼 돌면서 방호벽 들이받은 경험도 있고 해서 불안 불안.. 외곽 탄지 5분쯤 지났을 때 백미러에서 흙탕물보라를 뚫고 트럭인지 SUV인지 모를 차의 헤드라이트/안개등이 보이더군요. 자꾸 가까워지는 불빛..제차 계기판 170킬로...길은 직선구간을 벗어나 완만한 코너 진입시점이었죠. 불빛은 점점가까워집니다. 제차도 차선 슬립이 날려고 하는데, 뒷차는 속도 줄일 생각안합니다. 코너 진입했습니다. 브레이크로 속도 줄이다가는 슬립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악셀의 힘을 좀 풀어주면서 코너를 탔습니다. 정체모를 차는 이 기회를 틈타서 제 옆차선으로 진입..흙탕범벅된 사이드 미러로 불빛이 크게 휘청이는게 보입니다. 녀석이 저를 추월해 가네요. "참 간도 크다"라고 생각하면서 핸들링에 최대한 신경쓰며 보니 카이런입니다. 잠시후 녀석의 흙탕이 제 앞유리를 덮어버립니다. 급히 흙탕을 지우고 길을보니 이 코너는 역S자!! 속도 줄이길 잘했다...라고 생각하는 찰나 역코너를 만난 제 앞의 카이런의 후미등이 반짝반짝하더니 옆차선으로 슬립이 납니다. 다행히 중앙분리대로 슬립이 않나고 3차선까지 미끄덩하면서 나갑니다. 이후 다시 가속하는 카이런. 주변에 있던 차들 이 장면에 쫄았는지 확연하게 속도를 줄이는게 느껴집니다. 저도 빨리 가야했지만, 카이런 뒷꽁무니 붙어가다가는 뭔가 큰 사고 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큰 카이런과 200-300미터 정도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재가속하면서 카이런이를 보니 위태롭게 보이고, 뭔가 측은하기도 했다는.. 정말 나보다 급한 일이 있으니 이 미끄러운 길에서 저렇게 밟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저는 제 갈길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조금씩 멀어져 가는 카이런을 봤을때 제 계기판은 180가르키고 있더군요. 김포공항에는 딱 8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초보 운전자 분들께서는 길이 미끄럽거나, 시야가 않좋을때는 코너에서는 가급적이면 추월이나 차선바꾸기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미러에 사각지역이 커지고, 차선 슬립도 날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