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경남 양산 천성산 터널 공사가 재개된 가운데 공사 반대를 위해 4차례 총 241일의 단식을 했던 ‘도롱뇽 지킴이’ 지율스님이 재단식에 들어가 80여일째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향신문 취재진이 만난, 경기도 인근 모 사찰에 은거 중인 지율스님은 오랜 단식으로 상당히 초췌해져 있는 상태였다. 지율스님을 돌보고 있는 스님은 “지율스님은 천성산과 ‘한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천성산조사단이 말을 바꾸는 등의 태도를 보고 9월 중순부터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스님은 “지율스님은 밤에는 고통 속에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낮에만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고 몇 시간의 수면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며 “의사의 진단 결과 콩팥기능이 거의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율스님은 현재 물을 먹어도 토하는 상태로 간장만 조금씩 입에 댈 뿐이라고 이 스님은 덧붙였다. 취재진이 확인한 스님의 상태도 힘겹게 띄엄띄엄 말은 할 수 있으나 배가 갈비뼈에 붙을 정도로 극도로 쇠약한 모습이었다. 스님은 취재진에게 “천성산에 대해 아직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며 “내가 죽더라도 법정 싸움 등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율스님과 가까운 인사들이 이날 찾아와 단식을 만류했으나 스님은 “내가 죽어야만 천성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단식을 멈출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율스님은 그동안 사람들의 눈을 피해 광주와 서울 등지를 옮겨다니며 단식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찰측은 현재 몇몇 스님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님의 용태를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환경영향 공동조사 기간이 끝남에 따라 지난달 30일 터널 발파공사를 재개했고 울산지법은 시공사로부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된 지율스님의 거처가 확인되지 않자 지난달 28일 구금영장을 발부했다. 지율스님은 천성산 공사와 관련, 2003년 2월 1차단식(38일)과 같은해 4월 2차단식(45일), 지난해 6월 청와대 앞에서의 3차단식(58일)에 이어 같은해 10월27일부터 올해 2월3일까지 100일간의 4차단식을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