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습니다.. 홍천 에서 간만에 저녁을 먹고 서울방향으로 천천히 출발을 하다가 방금 같은 음식점에서 나보다 먼저 출발한 생전 첨보는 suv 가 앞에 신호대기하고 있을때 그옆으로 천천히 다가섰을때만 해도..그냥 단순한 호기심만 있었습니다. ' 우리나라 차는 아니네...생전 첨보네......근데 마후라가 양옆으로 2개씩...총 4개나 달려있네...그래도 내 차보다는 크니깐...suv 이네...디젤이겠지..? 마후라는 폼으로 달았겠지??(튜닝했나?) 그래봐야 디젤이지 ...머...(디젤 소유주 분들께는 정말 죄송합니다..제 나름대로의 경험상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지금은 잘못된 선입견 일지 모르겠지만...)' 옆에서 같이 신호를 기다리며 창문이 열려있길래 흘긋 보면서 약간 갈등했습니다. 원래 출발선에 같이 서면..지기싫어하는 성격탓에 요새는 왠만하면 신호대기떄 맨앞에 잘안서는데 ..이 아저씨를 먼저 보내줄까??? ..아니면 그냥 하던데로...치고 나갈까??(참고로 저는 카렌스 2000 스틱입니다. 맘먹구 스타트 했을때 타차량에 뒤쳐진적..거의 없었죠...)뒷 자리에 호랑이 같은 와이프가 틀림없이 으르렁 거릴텐데....그냥 내가 조금만 앞서서 나가기로 결정했습니다....2단에서 조금더 밟으면 약간씩 뒤로 멀어지겠지....3단 4000알피엠 정도면 이미 게임 끝날테니까....그때부터는 정속을 유지하자...이사람이 추월을 해서 가건 말건 신경쓰지 말고 천천히 달려야지...맘먹었을때, 신호는 파란불로......시작이다..... 1단 부웅~~~어....비슷하게 달리네....2단 부우웅~~~알피엠 살짝 배틀모드..3500정도(평상시 2500정도 변속합니다.) ....??(이정도면 그동안 충분하겠지.......) 히히 멀어졌겠지...옆을 살짝보았습니다. 켁.... 추월하려구 하네... 이건...아니다 싶어 다급히...3단...부아앙~~~~완전 배틀모드로 들어섰다고 느끼는 순간...이미 그 차량은 순식간에 내 앞으로....아니 오히려 점점 멀어지더군요.... .....진땀이 났습니다....여지껏 나보다 큰 차 한테 이렇게......5년간 서울 부산을 수없이 왕복하면서(현재 20만키로 정도.....) 고속도로 배틀도 수없이 많이 해보았지만...이런적은 없었거든요....하물며 디젤일텐데............4단 풀악셀하면서 저 앞에 달리는 저 정체 모를 suv 가 그나마 내 시야에서 완전히 멀어지지 않는게...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호랑이 같은 와이프님은 자는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뒤에서 난리입니다. 또 시작했다구..발동걸렸다구....이젠 엔진소리만 들어도 아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시작을 안했으면 모르는데 ...이미 시작된이상...저 차를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오기가 밑에서 부터 올라오더군여....와이프님 뒤에서 모라고 하거나 말거나... " 그래...넌 주거써......조금만 기다려...울 카랭이가 ..고속에서 강하거든...조금 있으면 넌 내 뒤에서 한숨만 쉬게 될거당......부아아앙.~~~~~~~~~~정말..온힘을 다해서 악셀을 밟았던거 같습니다...바닥이 뚫어져라하구......자존심이 많이 상했거든요..... 근데...아닌게 아니라...코너에서 ...드디어 약간씩 가까워 지는거 같습니다... 거봐....내가 모랬어....??? 이긴다구 했지......조금만 더...조금만 더..... 와이프 님의 잔소리는 이제 애원을 떠나서 거의 협박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들리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추월헀다...느끼는 순간.......악~~~~~ 그랬습니다...전방 5미터 앞에 카메라............. 급히 브레이크를 했지만....이미 늦었습니다...요새 카메라는 번쩍 거리지도 않더군요.. 렌즈만 빨갛게 변하더군요... 너무나 허무해서 ...그리고 뒷자리 와이프님이 방금전의 급브레이크로 인한 심한 흔들림으로 인해 마침내 폭발해버린 그 목소리를 감당할수 없어서...약간 속도를 줄인사이.. 그 괴한의 suv는 내 앞을 휙 지나서 하염없이 멀어져 가더이다.... 홍천을 지나 양평을 지나는 동안 내내 제 머릿속은 그 괴한의 suv 생각 뿐이었습니다. 점점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차들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죠.. 정말 궁금했습니다.......도대체 어떤 차 일까??? 고속도로에서 저 넘을 만나 본격정인 장거리 배틀을 뛰었다면...어떻게 되었을까?? 그래 아마도 내가 결국엔 이겼을거야....나와 내 카랭이는 장거리에서 강하거든... 그렇게 위안을 삼으며 달리고 있는데....어라.....저..앞에....그 괴한의 suv 가 보이는 겁니다....급히...다가갔습니다....차량 이름이라도 좀 알아보려구....... 다시 보니...멋지네....특히 라인이...넘 멋있다....근데...도대체 멀까???? 어...근데 차 이름이 영어 필기체로 휘갈겨 있었는데 앞의 스페링은 채 알아볼수 없었구.. 첫 스펠링만 보았습니다...c 로 시작하는거 같더군요...그리고 조금 떨어져서...turbo 라고 필기체로 써져 있었습니다...확실히 turbo 는 알아볼수 있었습니다... 이상하다....차명이 터보라구 끝나는 수입차 suv 가 있었나???(무식함의 극치였죠..) 보통 스타렉스 같은 차량도 한쪽끝에 터보 인터쿨러...이런식으로 표기는 하지만... 차명...자체가...끝에 터보라구 끝나는 차량이라.......... 집에 오자마자....인터넷을 뒤졌습니다...나오더군요..... 사진부터 확인했습니다.....이거다...이넘... 맞다.... 차이름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카이엔 터보..........포르쉐..............켁................... 제로백이 5초대 라는군요........아마도 현존하는 suv중 최강이라고....... 기가 막혔습니다... 얼마나 웃었을까.... 이제 생각해보니 출발선상에서 그렇게 튀어나갔던 건...아마도 자신을 몰라본것에 대한 약간의 짜증도 있었을거라 생각되더군요......... 나름대로 suv 최강이라는 넘과 혼자만의(?) 달리기를 해본것에 대해 만족합니다. 제원이며 성능이며 동영상으로 살펴 보다가(포르쉐 라인업중 가장큰 배기량이더군여..4.5리터급......450마력..최고속..266...)..200까지 순식간이네요....켁.... ....제 카랭이가 그래두..월등히 앞서는게 있음을 알았습니다......카이엔...이넘 연비가...리터당 6키로 라구 합니다...그것두...휘발유가..... 모르는 분들은 가스차량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계실지 모르겠지만...5년...20만 키로를 달리는 동안 특별한 고장없이 우리 가족의 훌륭한 발이 되어주었으며 달리기 좋아하는 그리고 지기 싫어하는 본인의 욕심(?) 도 충분히 채워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안전운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