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전투력 비교라는 글을 예전에도 접해서 내용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보니, 일면적 타당성 밖에 없는 글로 여겨집니다. 그리고, 어쩐지 반미주의를 선동하는 듯하여 안타갑습니다. 먼저... 남북한 전투력의 비교라는 글을 읽어보면, 그 취지는 한마디로, 우리 남한 군대의 무기의 질이 북한에 비하여 월등하게 앞서므로 미군은 필요없을 뿐더러, 더이상의 군현대화는 미국의 군산복합체에 이득만 준다는 내용인 듯 합니다. 그럼 이제 반론입니다... 남한군대의 무기의 질이 북한에 비하여 월등하다는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당연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승패의 요소는 하드웨어적인 것과 소프트웨어적인 것이 있습니다. 하드웨어라는 것은... 즉, 무기의 질, 성능과 병사의 수 등이 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라는 것은... 병사의 사기, 지휘관의 능력, 정보전의 우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북한 전투력 비교라는 글을 읽어보면, 너무나 편향적으로 하드웨어적인 것만 강조하여, 남한의 전투력이 월등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보면, 결코 남한 군대가 북한을 능가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정보전 전력에서 그러합니다. 아시다시피, 남한은 자유사회이다 보니, 비교적 용이하게 북한의 간첩들이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만, 북한은 폐쇄적인 사회이고, 따라서 간첩 등을 통한 정보수집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북한의 경우에는 중요 군사시설의 상당부분은 지하에 감춰 둔 상태입니다. 이렇듯 정보전 전력에서는 남한군대가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남한 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정기적으로 U2기와 첩보위성이 북한을 감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정도는 얼마든지 상대방의 눈을 교란할 수 있습니다. 하드웨어가 앞서고도 소프트웨어가 뒤져서 전쟁에 진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는 월남전이 그러하고,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전쟁이 그러합니다. 최근의 미국이 수행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아프카니스탄이나 이라크나 모두 소프트웨어가 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프카니스탄의 예를 들어볼까요? 소련의 침공당시에는 온국민이 똘똘 뭉쳐 적을 몰아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보면... 오마르 정권의 억압적인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아프카니스탄인들의 대미 전투의지는 상당히 소극적이었습니다. 이라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대소 아프카니스탄 전쟁이나, 월남전을 보면,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었으므로 적군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럼...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쟁 수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적인 전력은 여전히 북한에 비하여 열등합니다. 일단, 정보전 전력이 그러하고, 또한 북한군의 사기나, 지휘관의 능력, 그리고 사병과 장교간의 유대는 남한에 비하여 앞선다고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현재도 전시상황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무렵부터 군사훈련을 하고, 군복무기간은 10년 가까이 됩니다. 흔히, 군대는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 좋은 신참병사에 비하여, 배나온 중년의 참전용사가 생존할 확률은 더 큽니다. 게다가, 북한군의 경우에는 사기도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부세계와의 접촉이 없기 때문입니다. 폐쇄적인 것으로 치자면, 북한을 따라 갈 나라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군인의 경우에 무슨 이념적인 회의가 든다거나 할 동기가 없습니다. 아무튼지, 앞서 살펴본대로 북한군의 소프트웨어는 적어도 남한에 비하여 확고하게 우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중요한 것은 정보전 전력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2차 연평해전에서는 우리군이 참패했습니다. 그 좋다는 별의별 무기를 다 달고도 참패한 것입니다. 이유는 뭘까요? 첫째로 정보의 부재였습니다. 즉, 적의 의도가 뭔지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둘째로 선제 기습공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선제기습공격 앞에서는 어지간한 첨단무기라도 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렇듯 현재의 한반도에서 남한군에게 결정적인 흠은 바로 정보전력의 부재인 것입니다. 현재의 휴전선 상황을 살펴볼까요? 수비진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거점형 수비방식과, 선(LINE)형 수비방식입니다. 거점형 수비방식은 그야말로, 전략적 요충지에 수비거점을 마련하여 적을 방어하는 것입니다. 선 수비방식은 다른 말로는 전수방위라고도 합니다만, 아무튼지 대체로 균등하게 전선에 수비선을 만들어 지키는 것입니다. 그런데 휴전선에서의 우리 남한의 수비전략은 선형 수비방식이 주종입니다. 이러한 선형 수비방식의 절대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적의 대군이 일시에 한 지점에 화력을 쏟아 부으면, 어지간해서는 그대로 돌파당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수비군의 선형 수비 방어선을 돌파하기 위한 전술이 바로 전격전입니다. 2차세계대전 당시 대프랑스전의 독일군을 생각하면 됩니다. 북한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전격전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격전 공격전술이라도 방어할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충분한 정보전 전력을 갖고 있다면 가능합니다. 즉, 적군이 어디로 쳐들어 올지 사전에 알면, 직후방의 예비병력을 예상되는 공격지점에 보강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전 전력을 따지자면, 우리 남한과 미군은 상당히 제한을 받고 있을 뿐더러, 특히 남한만을 보면, 제대로 된 정찰기 조차 없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남한 군대의 하드웨어 전력이 아무리 앞서도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지난 2차 연평해전에서도 보았듯이 북한군의 대포가 수동으로 조정하는 것이건 뭐건 간에 일시에 한 지점에 화력을 집중하면, 우수한 무기는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 남한군의 탱크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북한군의 포격에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 탱크는 정면에서 날라오는 폭탄에는 강해도, 위에서 내려 꽂히는 폭탄에는 취약합니다. 탱크는 결코 용가리 통뼈가 아닙니다. 이렇게 일시에 휴전선의 어느지점에 북한군이 화력을 집중하여 우리 남한 수비군을 조지고 나면, 북한군의 기동부대가 밀고 들어오게 됩니다. 어지간해서는 뚫리게 되죠... 그리고 나면, 북한군의 기동부대는 계속해서 밀고 내려갑니다. 후방의 지휘소를 파괴시키기 위해서죠... 그리고, 일부 부대는 측면을 돌아 뒤에서 우리 수비군을 공격합니다. 점점더 전선의 구멍이 커지게 되죠... 결국 우리 남한군은 후퇴해서 제2의 수비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용이하지 않습니다. 북한군의 전격전 덕분에 중요 길목에는 북한군이 버티고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후퇴를 알리는 연락도 용이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각각의 부대는 단절되고... 그다음부터는 북한은 각개격파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정보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름이 없습니다. 미국이 월남전에서 진 이유도 정보전과 심리전에 있어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이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도대체 월맹군과 베트콩이 어디를 어떻게 공격할지 제대로 예상하기 힘들었죠... 아무리 네이팜 탄을 쏟아 부어도, 나중에 시체라도 찾아 볼라고 하면, 찾기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무튼지...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직 우리 남한군의 전력은 북한군의 전력을 압도하고 있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소프트웨어적인 전력을 감안한다면, 북한군에 쳐진다는 것입니다. 전쟁은 단순히 무기가 좋아야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정신력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안배와 조화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전쟁에 승리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적의 하드웨어 전력과 소프트웨어 전력의 적절한 균형을 망가뜨리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 남한의 경우에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적인 전력이 너무나 형편없기 때문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남한만의 정보전 전력은 미약할 뿐더러, 그나마 정보전 전력을 보충해 주던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철수하네 마네 말이 많죠... 그리고, 북한을 주적으로 하네 안하네 말이 많습니다. 북한은 우리남한을 주적으로 삼지 않고, 미국을 주적으로 삼고 있다라는 말에 안심하는 듯한 말은 정말이지 초등학생 수준도 안되는 말입니다. 북한은 우리 남한을 괴뢰정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우리 남한을 주적으로 삼을 필요도 없는 셈이죠... 이번 핵문제 회담에서도 우리 남한을 회담에 참여시키지 않겠다고 우기는 저의도 우리 남한을 실체로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으로 생각조차 안한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개무시 당한겁니다. 만약, 우리가 핵개발을 하여, 이제 핵폭탄 제1호기가 완성단계에 이르렀다고 합시다. 북한은 어떻게 나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