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문제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이문제는 제가 오래전에 이슈가되기전에도 한번 제기했었던것같은데 그때 제 견해는 아마 '현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해주면 절대로 안된다' 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면 최근에 참여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합의해준것은 외교적 패배냐?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설명하기위해서는 큰틀을 잡고 세부적으로 살펴보는것이 필요할것같습니다. 일단 동북아시아의 정치,외교,군사적 상황을 살펴보기로 하죠. 1. 대만 천수이벤총통의 신년사가 의미하는것은?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독립 노선을 강화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양안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천 총통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내년중 대만 독립 내용을 담은 신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이어 춘절(春節.설)인 29일엔 국가통일위원회(國統會) 및 국가통일 강령을 폐지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2월1일에 연합뉴스에 보도된, 대만 천수이벤총통의 신년사의 내용중 일부입니다. 오래전 동아시아에서 미-중간의 패권대결에 대한 글을 올려드린적이있었는데, 그때는 이부분이 명확하지 않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즉, 대만의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패배하면 천수이벤총통이 2007년의 신헌법 국민투표를 포기하고 대중국협상에 나서지않을까하는 추측이있었기때문인데, 2월1일의 신년사로 대만은 독립스케쥴을 원래계획대로 진행할것임을 분명히 한셈입니다. 예전에 올려드린글에서 대만의 천수이벤총통이 진행하고있는 독립스케쥴은 1988년의 한국에서 교훈을 얻은것같다고 말씀을 드린기억이 있습니다. 최적의 독립타이밍은 북경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이라는 것이고 한국에서의 6월항쟁처럼 올림픽을 배수진으로 하고 대만 독립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라는 것이지요. 2007년안에 독립내용을 담은 신헌법을 국민투표에 붙이게되면, 집권당의 지지율과는 별개로 이 신헌법안은 국민투표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것은 곧 대만의 독립선언에 다름이 아닙니다. 이러한 대만의 움직임에 중국이 어떤반응을 보일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신헌법이 통과되고 대만독립이 국민투표에 의해서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하나의 중국(대만 병합)을 추진하고있는 중국지도부에게 있어서는 뒷통수에서 핵폭탄을 터트리는 격입니다. 이때에 중국의 행동은 미국의 액션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될것입니다. 지금현재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앞에서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뒤에서는 대만관계법을 통한 대만에 대한 군사적지원과 무기수출을 진행하고있습니다. 만약, 2007년 대만의 신헌법이 국민투표를 통해서 통과되고, 대만의 독립이 구체화 된다면 미국은 어떤 행동을 보일까요?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저는 2차대전당시 대일본 개전전략, 한국전쟁당시 한반도를 미국의 방위선에서 제외함으로써 개전을 유도한 전략, 1차 이라크전쟁(걸프전)당시 미국이 이라크에 사우디를 침공하더라도 미군이 개입하지않을것이라는 메시지를 비밀리에 전달함으로써 이라크의 오판을 유도한 전략과 같은 맥락의 전략,전술이 나올가능성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즉,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중국지도부는 대만의 독립을 물리력으로 막아보려고할것이고 이때에 가장큰변수는 미국이 과연 대만을 방어할 의지가있느냐인데, 여기서 미국이 대만의 천수이벤총통을 비난하거나, 하나의 중국원칙을지지한다는 외교적 제스춰를 취한다면, 또는 군사적 대응을 늦춘다면 중국은 오판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반면에 대만이 독립선언을하고도, 중국지도부가 수수방관한다면 대륙에서의 중국 공산당정부의 장악력은 현저하게 약화될것이고 지도부는 권력투쟁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것입니다. 따라서 이스케쥴대로 진행된다면 후진타오의 중국은 강경한 대응을 벗어날 수 없을것입니다. 그것이 중국의 딜레마입니다. 대만 천수이벤총통의 신년사가 의미하는것은 바로 미-중간의 패권충돌 스케쥴이 정해졌다는 뜻입니다. 2. 노무현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모두연설의 의미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정부는 균형외교, 자주국방, 남북간 신뢰구축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외교안보를 추진해 왔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대해 동맹으로서 최고의 예우를 다 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더 큰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미간에 쌓여 있던 여러 가지 현안문제들은 다 풀었습니다. 한미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연구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위 내용은 1월25일에있었던 노무현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모두연설중의 일부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부분은 언론에 보도가되었던대로 원래 초안의 내용은 전시작전권의 금년내 환수라는 부분입니다. 즉, 전시작전권을 2006년내에 돌려받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신년연설에 포함되어있다는것을 주목해야한다는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 정부가 미국과 합의에 이르렀다는점을 가지고 외교적패배이거나 또는 동아시아에서 양안간의 충돌 또는 미-중간 충돌이 발생했을때 한반도가 휘말려들 가능성을 우려하는것은 그 전제조건이 현재 한국군의 전시작전권을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고있다는 점입니다. 양안간의 전쟁이 왜 한국군의 지역분쟁에의 자동적개입을 불러올수있는가 하는데 대한 해답은, 북한과 중국이 군사적동맹관계에 있다는점을 상기해보면 쉽게 설명이 될것입니다. 즉 양안간의 군사적충돌은 필연적으로 중국-미국간의 군사적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고, 이때에 남북간에도 이 불똥이 튀게될것이라는점입니다. 미국이 한국군의 군사적통제권을 쥐고있는상황에서는 한국민의 의사나, 대통령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아시아의 분쟁에 휩쓸려들어갈수있다는 우려가 있는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한 우려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기위해서는 한국군의 군사적통제권을 주한미군사령관으로 부터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로 환원받아야하고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되돌려받는다는 의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이 주한미군의 양안지역으로의 차출에만 국한될수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것입니다. 즉, 지역분쟁에서의 중립을 지키거나 개입을하거나하는 결정을 대통령이 내릴수있게된다는것을 의미하는것입니다. 이번에 이임하게된 주한미군사령관 러포트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전시작전권이양을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할일로 묵살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십년또는 이십년후에나 가능한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한적이있습니다. 이것은 미국 매파의 인식과 일치하는데, 이들의 의도는 2007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있는 미-중간 충돌에서 현재의 주한미군사령관의 한국군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국과 북한에 대한 군사력동원을 모색하는것입니다. 부시행정부는 아직도 일부에서 북한의 붕괴를 바라는 세력이 존재하고있기때문이고, 이것이 군사적옵션으로 남아있다는뜻입니다. 여기에 금번 러포트사령관을 정년을이유로 교체하고, 한국정부가 미국의 전략적유연성에 대해서 합의해준데이어, 대통령이 직접 미국에 금년내로 군통수권의 환수를 요구한것은 이러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옵션을 정치,외교적으로 제거하려고하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25일에 있었던 기자회견내용중에 다음과 같은 내용도있었습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북한의 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을 가하고 때로는 붕괴를 바라는 듯한 미국내 일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가 그 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한미간 마찰, 이견이 생길 것" 이라고 밝혔다. > 이것은 위에서도 설명했듯이 2007년의 스케쥴에 맞춰서 양안간의 충돌에 한반도의 문제를 연계시키서 해결하려는 미국매파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은것으로 전시작전권의 환수가 금년내로 이뤄지지않는다면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이 차질을 빚게될것임을 경고한것입니다. 전시작전권의 환수가 왜 중요한가하는것은 그것이 비단, 전략적유연성과 관련있는사안일 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종속적 군사관계에서 파트너쉽으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오기때문입니다. 3. 노대통령의 요구는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변경을 촉구하는것 러포트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한국군의 전시작전권환수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대통령이 금년내로 반환하라고 압박을 가한이유가 바로 여기에있습니다. 현재까지의 한국군의위치는 주한미군과 종속적인 관계로서 미국의 동아시아플랜에 있어서 미국 -일본 - 한국의 수직적 군사관계를 추구하는 미-일동맹에 의해서 구한말처럼 동북아의 분쟁과 더불어 일본의 한반도 개입을 막지못할 상황에 처해있었다고 보는것이 정답입니다. 그것이 참여정부의 출발과 더불어 미국과의 갈등으로 빚어졌고, 독립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중립외교노선은 일본의 극단적인 반발을 불러왔을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일본위주의 동아시아전략을 채택해왔지만, 이제 기로에 서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만약, 올해안에 노무현대통령의 요구대로 미국의 한국군에대한 군통수권이 반환된다면 이것은 향후 발생할 동아시아의 정치,외교,군사적 상황에있어서 한국이 자신의 몫을 챙길수있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고 미국과 군사적 종속관계가아닌 파트너쉽을 만들어낸다는 의미가있습니다. 미국으로서도 닥쳐오고있는 패권분쟁의 스케쥴을 감안할때 한국의 지지를 절실하게 필요로하고, 이를 위해서 기존의 일본위주의 동북아지배전략의 수정을 가할 필요를 느끼게 된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미국내 일부 매파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라이스장관하의 미 국무부는 한국을 파트너로 인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보는것이고, 주한미군사령관의 온건파로의 교체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향후 한-미간의 정치,외교적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서 고비가 있을 수는있지만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스케쥴과 맞물려서 아주 희망적인 징후가 하나 더있습니다. 4. 반기문 외교의 유엔사무총장출마는 천재일우의 기회 아마도 금년말에 결정될 유엔사무총장의 자리에는 아시아출신이 앉게될것입니다. 이번 임기는 아시아쪽의 몫으로 정해져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현재의 출마자의 면면은 한국에서 후보를 낼경우 경쟁이 되지않는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아울러 한국은 인도나 미국, 러시아, 중국에게 있어서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않는 지지를 받아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엔사무총장이 별것아닌것으로 보일수도있지만, 유엔의 결성이 1,2차 세계대전의 교훈에 의한것이었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즉, 2007년이후에 세계사가 새로운 대립의 상황으로 흘러갈경우 대화와 협상, 그 중재자로서의 유엔사무총장의 위치는 절대적인 힘을 가지게될것입니다. 노무현대통령- 반기문유엔사무총장의 팀&#50916;이 2007년에 이뤄진다면, 이것은 우리국가와 민족에 있어서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가 있으며, 미-중간의 분쟁에 있어서 피한방울 흘리지않고 만주의 고토를 회복할 수있는 외교적 교섭력을 확보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아울러 중립외교의 탄탄한 발판을 놓게됨과 더불어 패권충돌이후의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서 역할 할 수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될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한국이라는것은 힘으로서가 아니라 문화와 경제력, 그리고 상대국가들이 인정하고 신뢰하는 리더쉽으로써의 강대국이되는 것이므로 이것은 과거 문화강국이었던 고구려의 역사와 맥을 잇는것입니다. 동북아 균형자에서 패권전쟁이후에 동아시아블럭을 형성한 세계의 균형자로 가는 것이야말로 통일한국이 추구하는 최선의 미래입니다. 아울러 참여정부와 노무현대통령의 외교는 이러한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진행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략적유연성의 문제는 지엽단말적으로 판단 할 것이 아니라, 이와같은 동북아시아의 군사,외교적 상황변화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카드로 사용했어야 타당한 것입니다. 그것을 유효적절하게 잘활용해서 노대통령이 취임초부터 말해왔던 동북아균형자, 한반도의 통일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기대해 봅니다. 통일은 거저 이뤄지는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용기있는 외교력에 의해서 쟁취될것입니다. 우리가 전쟁을 통해서 통일을 이룰것이 아니라면말입니다. 그래서 노무현대통령의 외교전략에 다시한번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글쓴이 : 서프 뽀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