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유전이 발견되었다는데... 동북아정세에 하나의 변수가 더해졌다. 이것이 그냥 아무것도 아닐지, 혹은 거대하고천천히 움직이는 소용돌이의 중심이 될지는 모르겠다. 우쨌든 더 이상은 북한이 꺼낼 외교카드는 없다고 봤는데, 어떻게 꾸역꾸역 카드를 계속 끄집어내는 것을 보면...음...용빼는 재주라도 있는 것인가! 대충 분석해보면...유전이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아직 다른 포털싸이트에는 올라온 것 같지는 않은데... 단순한 거짓카드일 수도 있다. 특히나 매장량등에 대해서는 북한이나 중국이나 밝힐 리가 없다. 외교카드로 쓰겠다는 의도는 다분해 보이므로, 그러한 카드는 모호할수록 좋기 때문이다...이번 카드는 정말로 모호하다...위성으로 매장량을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물론 유전주변의 거대 구조물과 선박들의 움직임을 보면 유전이 실재하는지 안하는지는 알 수 있으므로(채굴활동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으므로) 유전이 아예 없는 것 같지는 않다(너무 뻔히 들여다 보일 수 있는 카드가 되어버리므로). 물론 비경제적인 유전일 가능성은 있다. 그래서 회담동안만 캐는 듯이 활동하다가 협상이 끝나면 중단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다...하지만 이것도 회담시에 계속 관찰하면서 채굴되는 양, 채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말들(단순 인부나 하급 관리자끼리의 말들이라도)을 종합하면 알 수 있기 때문에 일정정도의 경제성은 갖춘 듯이 보인다. 타이밍은 역시 절묘한 편이다. 한참 미국이 위폐문제로 압박하고, 거기에 추가로 조건 없이 회담에 복귀하겠다고 할 때이다(물론 시간적으로 뒤의 사실은 이번 건보다 뒤인 것으로 보이지만 우쨌든 절묘해졌다...) 북한이 미국에게 보내고 싶어 하는 메시지는 이제 회담시에 자원으로 압박하는 것은 포기하라는 것이다. 또한 당근으로서 중유공급등의 가치도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 또한 있다(미국이 북한핵의 가치를 후려치자, 역으로 중유의 가치를 후려치면서 더 큰 것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그리고 그동안의 행보로 미루어 보아 그것은 체제보장이 가능한 제반환경일 것...어차피 이제 잔존하는 냉전체제하에서, 에너지를 받아내려는 외교전술로는 결국 북한도 고사할 것이며, 끌려다니는 위치밖에 유지하지 못할 것임을 인식한 듯 하다). 단순히 정말로 유전이 있고, 매장량이 엄청나다고 해보자. 아마 미국은 또 ‘자유민주주의의 확산을 꾀하고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실질적으로는 석유자원을 확보하고, 미군 전진배치를 꾀하며 중국과의 원유확보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정말로 큰일을 낼지도 모른다. 그러한 위험성을 막기 위해서라도(뭐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중국 또한 유전에 걸쳐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묘수이거나 아니면...하늘의 도움?ㅡ.ㅡ;; 우쨌든 여러모로 매장량은 모호한채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전이 실제로 경제성이 크다고 해도, 북한은 여전히 중국으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도는 높을 수 있다. 중국이 외교상으로 북한의 입지를 남겨놓는데에 대한 보상으로 원유를 과도하게 빼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뒤에서 살펴보듯이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구체적인 상황상황에 따라서 그럴수도 있다는 소리...). 그러므로 여전히 북한은 중국과 함께 가는(중국에 의존된) 상황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좀 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북한과 중국이 원유를 놓고 서로 소원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점도 동전의 양면처럼 염두에 두면, 오히려 이번카드는 우리에게 유용한 카드일 수도 있다. 역시 이번카드도 다목적적인 종류의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한국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파악해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전에서 살펴보았듯이, 오히려 이번 유전 건이 ‘우리는 중국과 소원해질 수 있는 명분을 하나 만들어 뒀다’ 는 것일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중국에게 다소 불리해도, 북한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협상시에 한국이 제시하면, 그것을 받아들일수도 있다는 메시지 일 수도 있다(그러한 조건의 예로는 평화체제로의 전환시에 중국보다 미군에게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을 북한이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므로, 실제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척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역시 북한은 아직까지 중국의 등에 업혀있는 편이 낫다. 또한 이번건도 여전히 중국과의 충분한 협의 끝에 나온카드라고 보인다. 그러므로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여전히 미국에게 향해져 있다고 보인다(위의 한국에게 보내는 메시지-그리고 역시 미국에게도 보내는 메시지-는 이중전략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중국과 소원해 질 수도 있지~’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미국과 한국에게 더 좋은 조건을, 중국측과 협상된, 중국측의 조건과 경쟁시켜서 얻어내겠다는...). 뭐 상황이 꼬이다 보면 북한이 중국과 미국을 둘다 농락할지도 모르는 일이고...설마 한국의 균형자론을 배운 것인가(절반의 농담)... 이러한 점들을 대충 살펴보았을때에, 이번에 재개될 회담에서는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시킬 좀 더 실질적인 협상결과를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미- 물론 말뿐이지만-저번 APEC에서 평화체제로의 이행에 대한 선언을 했다. 어쨌든 조금씩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되고 있고, 성과물도 아주 천천히, 감질나게 얻어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그동안 있었던 북한인권과 위폐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의미와 배경을 짚고 넘어가자. 북한인권문제는 정말 문제다...그런데...개인적으로는 인권에도 단계가 있다는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현재 북한인권법안이 EU나 미국에서 통과되었다고 갑자기 북한이 최고통수권자를 직접선거로 뽑는등...을 시행하는 자유민주국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국기준의 민주주의를 (거쳐야 할 몇단계를 뛰어넘어서)강제로 이식할때의 부작용은 현재 이랔에서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보인다. 단적으로 말해서, 현재 북한사람들은 당장에 밥 안 굶는 것이 인권이다. 이 단계부터 차근차근히 밟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권 소중하고 지고의 가치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평화체제로의 이행에 대한 것은 아직 선언적인 수준밖에 없다. 실질적인 보장체제는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황하에서 아무래도 북한은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왜 한국정부는 침묵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 근데 좀 있다가 위폐이야기와 묶어서 한꺼번에 하자. 왜 미국이 위폐문제를 들고 나왔는가? 미국은 진작부터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서 카드를 준비해 왔다. 언젠가는 또 마약이 카드가 되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근데 마약은...그 주 생산지가 동북아에서는 돌아가면서 한 나라씩 다 겪어본 경험이 있다. 그리고 현재는 중국도 주산지중의 하나다1). 그러므로 미국은 다른 문제를 찾다가 위폐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물론 ‘자국화폐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범죄행위를 어떻게 동맹국이 방조할 수 있는가?’ 라는 주장은 맞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이라크전도 우리가 방조하지 말고 막았어야 한다. 명백히 잘못된 명분없는 인간도륙을 통해서 재정적자가 일어나고 약달러를 방치할 수 밖에 없었으니...(물론 명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명분은 ‘미국의 국익’이다) 뭐 이건 좀 비꼬는 이야기였고, 어쨌든 이러한 사안들에 대해서 ‘왜 한국정부는 침묵하는가?’ 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위에서도 잠깐 살펴본 사안들을 통해서 대충 두가지 정도를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하다. 첫째로는 미국이 강경책을 씀으로 한국이 북한에 대해서 강경책을 쓸 여지를 빼앗아가버렸다는 점이다. 미국이 온화하게 나가면 우리도 강경하게 나갈 여지가 있다. 이 여지가 어찌나 큰지, 하마터면 우리 영삼씨때에 전쟁이 날뻔했다. 아...이것도 비꼬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만, 어쨌든 그것은 사실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는 이렇게 미국이 강경하게 나가고 한국이 온화하게 나가는 것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냉전시대부터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 뭔가 좀 더 긴장이 완화되는 변화가 일어날때에는 항상 미국이 공화당이 집권할때, 또 강경하게 나갈때였다는 점이다. 결국 미국이 시퍼런 서슬을 내세울 때에는 북한이나 한국이나 진짜로 전쟁나는 것은 두려워하고 있다는 소리다. 유감스럽게도, 적절한 수준의 힘의 위협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인데, 그렇다고 강경일변도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긴장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핵심은, 그 위협과 더불어서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은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구멍이 향하는 방향은 긴장완화를 위한 구조적인 체제변화라는 점이다. 이렇게 말하면 반미주의자들은 싫어할 것이다. 나도 미국이 긴장조성하는 것은 정말로 살떨리게 싫다(씨부럴...아직 창창한 동원...). 그러나 위와 같은 큰 틀이 짜여진 상태에서의 긴장조성은 괜찮다는 것이다. 전쟁이 날 틀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미국이 악역맡고, 한국이 착한척하는 것이 낫다고... 나중에 통일되서도 구 북한체제하에 있던 사람들이 미국 싫어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미국은 반미주의자 기준에서는 원래 나쁜놈들 아닌가... 뭐 이건 약간 농담같이 들릴수도 있겠지만, 농담만은 아니다. 이렇게 사소한 이미지 메이킹에서부터 용미(用美)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유전건을 접하고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미국도 라이스를 비롯하여 전략을 세우고 있겠지만... 1)예를 들어서 히로뽕은 처음에 일본에서 전시 총동원체제에서 사람들을 미친 듯이 일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아니 사용되었다. (참, 만들어진건 걍 합성하다보니 나온거지..ㅡ.ㅡ;) 우쨌든...그래서 가미가제 전투기 조종사들이 뭐 천황이 준 술 한잔을 마시고 두려움 없이 군인정신을 발휘하며 늦은 봄날의 사쿠라잎처럼 적진으로 돌격했다... 다 개소리다. 그들의 두려움을 없애고 근거 없을 정도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히로뽕이 사용되었다(히로뽕의 주 약효들이다). 어차피 살아돌아오지 못할테니 중독의 우려는 없다. 잔인해 보이는가? 미국도 1차 걸프전에서, 특히 전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성년자 군인들에게 약물‘조치’를 취한다. 그것이 신경안정제였을까? 그러면 전투시에 총껴안고 걍 잤겠지... 아까 얘기로 돌아가서...일본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히로뽕이 일반인에게 판매되었다...좀 그러다가 말았는데 부작용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법화되고, 일본은 고도성장기에 접어든다. 사람들은 급격한 경제성장과 버블로 허무한 쾌락들을 찾는 사람들이 생기고...그러나 일본에서는 불법화되었지만, 야쿠자들을 통해서 계속 유통되고...이때의 히로뽕의 주 생산지는 바로 수출드라이브를 걸고 있었던 한국이다. 마약은 단순히 경제적인 가치만 따지면 대단히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이때 흘러들어온 외화가 어디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 알면서도 단속을 안했을 것이라고 단순히 추정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들은 일본경찰의 추적을 통해서 밝혀지게 된다. 그런데 한국은 88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것은 이미지상, 그리고 올림픽 유치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서 대대적인 히로뽕 사범 검거를 한다(이때 TV나 신문을 보셨던 세대들은 기억하실 것이다. 정말로 자주 히로뽕사범이 잡히는 장면이 지면과 화면을 장식했다...당시 사치향락풍조가 범람하여서 마약사범이 늘어났다기 보다는 방치했던 사안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목적을 가지고 청소하려던 것이라는 설명이 더 맞을 것이다...뭐 어쨌든 결과적으로 필요하고 유익한 일이었으니...). 검거가 계속되자 결국 한국에서의 마약합성책들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된다(언제나 규제가 심하면 기업하기는 힘든 법인가 보다..ㅋ). 그리고 이제 북한이 ‘고부가가치 산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래서 현재는 중국과 북한에서 마약이 많이 제조되고 있다. 결국 마약은 경제발전도가 낮은 나라에서 공공연히 제조될 수밖에 없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서 자유로운 나라는 동북아에서 없다. 물론 중국은 엄벌에 처하고 있지만, 워낙에 땅이 넓고 검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