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재주가 없어서 재미 없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 전 96년 6월 군번입니다. 군생활 2년2개월동안 기억나는 큰사건 몇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역시 입대 후 3개월만에 터진 강릉공비침투사건.. 두번째는 강원도 산불.. 새번째는 또 98년 잠수함 사건.. 네번째가 밑에 쓸 헬기격추미수사건입니다.. -_-;;; 전 강원도 인제에서 포병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때가 아마 98년 6월정도였던걸로 기억됩니다. 8월에 제대하는 말년이였던 때라서 큰소리 안나게 조심 조심하며 시간보내던 때였는데 포상에 잡초뽑는 사역을 포대장이 시키더군요.. 애들 대여섯명 쥐어주고요.. 애들보고 풀뽑으라 시키고 전 피부탈까봐.. ^^;; 포상 그늘에서 imf시절에 전역해서 뭘 먹고 살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두두두두둥~~ 하는 헬기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민통선 안에 위치한 부대고 보급로가 항로랑 겹치는 지역이라 자주 60이나 47같은 헬기가 지나다니곤 합니다.. 그날도 그런 류의 헬기인가 싶었는데 47이 꽤 낮은 높이에서 저공비행하면 저희쪽으로 오고 있더라구요.. 음 그래 잘 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었는데 풀뜯는 상근 말년 쫄따구 하나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헬기를 향해 짱돌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_-;; 아무리 저공비행을 해도 야구선수가 아닌 이상 맞추기 힘든 높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줄기차게 던져 대더라구요.. 옆에 다른 고참애가 뜯어 말리기는 했는데 웬지 불안해서 가서 왜그랬냐고 하니까 시끄러워서 정신집중을 못하겠어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_-;;; 녀석 두살 어린 놈이였는데 산전수전 다 겪고 상근으로 입대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밥 실컷 먹는 좋은 곳이라고 울먹이던 쫄따구라서 웬만해서 갈구진 않았던 놈인데 꿀밤한대 먹여주고 다시 그러면 혼낸다고 말하고 다시 포상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몇십초후..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 지더니 엄청난 모래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강원도라도 그렇지 마른 하늘에 갑자기 웬 폭풍인가 싶어서 하늘을 처다보니 이런... ㅡ_ㅡ;;;; 47이 하늘에서 착륙을 하고 있었습니다... ㅠㅠ ch-47 시누크... 이녀석 얼마나 큰지 타보신 분들은 잘 아시죠?? 포상만한 놈이 하늘에서 두두둥... 하면서 착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머리 위로요.. 풍압이 얼마나 센지 포상에 정렬해 놓은 삽이며 곡괭이가 요동을 치며 사방으로 흩어지고 저도 날라가지 않으려고 붙잡을수 있는건 붙잡고 고개를 돌리는데 아니 이런 써글넘이!!!!!!!!!!!! 그 상근녀석이 시누크를 향해 계속 돌을 던지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 저 쉐끼 막아!!!! " 고함소리에 애들 다 달려들어 그자식 눕혀놓고 상황실에 연락하러 간 사이 시누크는 10미터 정도 되는 상공에서 정지한채 1분여동안을 그대로 있다가 다시 가던 길로 떠났습니다.. 뽑아 놓았던 풀들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해있고 멀리서 행보관이 미친듯이 뛰어오는게 시야에 들어온 순간.. 50일도 안남은 말년에 인생 조졌다..... 가 제일 먼저 생각나더군요.. ㅠㅠ 그녀석한테 뛰어가서 너 미쳤냐고 왜그랬냐고 하니까 건방지게 맞짱뜨러 와서 격추시킬려고 돌을 던졌다고 하더라구요.. 이런 놈은 디지게 패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밟으려는데 행보관과 포대장이 오더니 작전중이던 헬기 떠났냐고 와서 뭐하고 갔냐고 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_-;; 포대장한테 사실대로 말하면 죽을꺼 같아서 일단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리고 행보관한테는 털어놨습니다.. (참 좋으셨던 분이였거든요.. 박문수상사님..) 결국 영창행이였으나 둘다 말년이라.. 다행히 욕만 직싸게 먹고 말았습니다.. 단 위에서 말나오면 어쩔수 없다는 통보와 함께... ㅠㅜ 나중에 연대거처 사단거처 군단까지 전화해서 알아본 결과 그 시누크는 미군소속이였고 통상적인 비행훈련중이였다고 하더군요.. 조종사가 아마 장교는 아니였고 부사관급이였던거 같습니다만 그 미군이 용감하게 돌팔매질을 하는 제 쫄을 보고 장난삼아 했던 일로 밝혀졌습니다.. 아마 한국군이였으면 저흰 바로 영창행이였겠지요... 센스쟁이 미군과 철없던 쫄따구 때문에 정말 아무나 경험할수 없는 일을 겪고 무사히 제대할수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파란 만장한 군생활 맞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