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뉴라이트의 대표적 논객 중 한 명인 이영훈 서울대 교수가 “조선왕조의 몰락은 맹목적 반일주의였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경제사학계를 대표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보수 지식인들의 모임인 ‘교과서 포럼’ 등을 주도하고 있다. 이 교수는 30일 시사웹진 ‘뉴라이트닷컴(www.new-right.com)’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맹목적인 반일감정과 문화적 우월감이 결국 실용주의적 외교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이런 망국사를 통해 반성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민족주의가 식민지시대에는 긍정적 역할을 했지만 적어도 민주화가 된 이후의 민족주의는 부정적 측면만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맹목적인 반일주의는 이미 대중의 정서로 자리 잡았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정치적 수단으로 동원되기에 이르렀다”며 “대표적인 것이 독도문제로, 노 대통령은 독도문제를 자신의 정치적 지지도 만회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이토오 히로부미에 대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일본이 처음부터 한반도 병합의도를 분명히 했던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1905년까지만 해도 아직은 상황이 유동적이었고 일본의 초대통감 히로부미는 자신이 실권을 하기 전까지 해도 한국 병합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토오 히로부미는 ‘독자적인 문화를 1천년 이상 갖는 민족을 식민지로 병합한다면 일본으로서는 큰 후환’이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송병준을 중심으로 하는 일진회의 이토오 탄핵, 고종의 헤이그 밀사사건 등으로 인해 이토오의 노선은 결국 좌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북한에 대한 지식인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다녀온 지 5년이 됐지만 북한은 전혀 변화하지 않고 있고 남한만이 정신적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심지어 대학교수들조차도 같은 민족이 노예 상태로 있는 북한에 아무 비판의식 없이 관광차, 회의차 다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더 우려되는 것은 현 집권세력이 결국 남북문제를 집권의 수단으로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민족이라는, 20세기 들어 한국인들이 발견한 혈연공동체적 정치이데올로기가 일종의 감성체계로, 정치적 동원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면 그 후유증은 상상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교과서에 대해서도 “문제가 보통 심각한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막연하게 평등주의 이데올로기에 입각해 기업이나 재벌, 농업문제,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 실상과 뒤떨어진 오역, 편향된 평등주의적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교과서도 한국 경제가 갖는 고유한 다이나믹성이나 시장변화를 가르쳐야 한다”며 “우리가 살 길은 고급화된 국제화시대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고 일본과는 시장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최근 출범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대해 “잘못된 역사해석에 기초해 있어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국가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나 학살, 차별은 규명돼야겠지만, 이건 특별법이 아니더라도 학술적 활동을 통해서나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internetnew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