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F-35B 얘기가 나오면서 왜 F-35B 같은 수직이착륙기가 필요한가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갔는데 사실 이 이야기의 흥미진진한 부분은 그 F-35B 의 주고객이 공군이 아니라 해병대라는거죠.

 

그니까 공군이나 항모를 보유한 해군도 아닌 해병대가 F-35B 의 주된 고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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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공군도 있고 항모 굴리는 해군도 있는데 미해병대는 기를 쓰고 자체적인 항공대를 보유하고 있다는게 희한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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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해병대가 항공세력을 보유한건 꽤 오래전의 일로서 2차세계대전 미해병대는 커세어로 일본의 제로기들을 도륙하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항공전 뿐만 아니라 해병 지상군 지원에도 활약을 했는데 해병 지상군의 평가는 미해군의 공중지원보다 좋았습니다. 그러니까 미해군의 공격기들은 대충 폭탄 떨구고 사라지는데 미해병대의 기체들은 같은 해병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작전도 마다하지 않았다는거죠.

 

하여간 저당시에도 미해병대는 항공대를 보유 중이었는데 이게 희한한것같으면서도 당시의 사정을 생각하면 딱히 그럴것도 없었습니다.

 

그니까 그때 미군에는 공군이 없었습니다.

아니 정말 없었어요.

공군이 없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육군과 해군에 자체적인 항공세력은 있었는데 공군으로 분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해병대에서도 자연스레 항공대를 소유하게 되었구요.

 

뭐하여간 육군항공단은 이후 공군으로 갈라 나오지만 미해군과 미해병대의 항공대는 존속되고 지금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효율을 생각하면 미해군과 미해병대의 항공세력은 통합하는게 좋긴한데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럴일도 없어 보입니다.

 

따지고보면 미해군항공단의 임무와 미해병항공단의 그것은 좀 차이가 납니다.

 

미해군항공대의 주된 임무는 함대방공입니다. 항모전단에 접근하는 적의 항공세력을 원양에서 격퇴하는게 1순위의 임무입니다.

그 외에 F/A-18 E/F 같은 공격기가 적의 지상세력을 쓸어버리는 임무에 투입되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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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해병항공대의 주된 임무는 상륙군의 공중지원입니다. 아니 그냥 그게 답니다. 다른 지원기들도 결국은 상륙군을 지원하는 공격기를 옆에서 돕는 세력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미해병대가 일부 보유하고 있는 F/A-18 은 AIM-120 같은 성능좋은 공대공미사일은 탑재도 못합니다. AIM-7 같은, 미공군은 이십여년전에 내다버린 구닥다리 달고 다닙니다. 근데 걔들은 그래도 됩니다. 공중전에 투입되는 놈이 아니라 걍 지상에 폭탄을 떨구는 놈이라서요. 심지어 미해군은 F/A-18 E/F 슈퍼호넷으로 개비했는데 미해병대는 아직도 C/D 레거시호넷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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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18 C/D 쓰는 미해병 파일럿은 그렇게 많지않고 항공단의 주된 기체는 AV-8 해리어이고 지금은 F-35B 로 교체 중인데 이 두 기종은 수직이착륙은 물론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이 가능한 STOL 기능이 있어서 헬기를 주로 탑재하고 다니는 상륙함에서도 쉽게 이륙이 가능합니다.

 

미해병대가 굳이 수직이착륙기에 목을 매는 이유도 LHD, 즉 항모형태의 상륙함에서 운영이 가능한 공격기가 필요해서 그런거야 다들 알고 계시는 내용이고,

 

그 외에도 미해병대는 수직이착륙, 정확히는 수직착륙이 되고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이 가능한 공격기가 필요한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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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해병대가 쓰는 AV-8 해리어는 일단 LHD 에서 이륙해서 상륙군을 지원한 이후 SEABEES 라고 부르는 해군건설단이 급하게 만든 전진기지에 착륙하고 이륙할 수도 있어야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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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고 기회가 되면 길게 쓰고 싶어지는데 해군건설단, 흔히 SEABEES 라고 부르는 저 노가다아저씨들, 알고보면 졸라 비범한 분들입니다. 저분들 장비들고 오면 비행장이 뚝딱, 막사가 뚝딱, 다리도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필요하면 전투도 잘합니다.

 

하여간 미해병대가 수직이착륙 공격기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이유는 LHD 에서 운영해야하는 이유 외에도 완전히 포장되지 않은 짧은 활주로를 가진 전진기지(Forward Operaion Base)에서도 작전 뛸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여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근데 미해병대는 저런식으로 공격기가 중심이 되는 항공세력인것만 같지만 저 공격기들을 지원하는 세력도 졸라 쩔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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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6 같은 전자전기도 씁니다. 미해군이 같은 기종 퇴역시키고 EA-18 그라울러 수령하기 전까지 미해군 항공세력들은 미해병대의 전자전 지원을 받아야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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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30 을 개조한 공중급유기도 굴립니다. 참고로 공중급유기는 작년까지는 우리나라 공군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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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격기에 대한 욕심이 너무 나간 나머지 저 공중급유기에 미사일(헬파이어)을 달아서 공격기로 쓰는 만행도 저지르기도 합니다.

뭐 의외로 쓸만 하다고는 하네요.

 

그 외 미해병항공대는 저런 전투임무 외에도 몇몇 특이한 일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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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군 에어쇼팀인 블루엔젤을 지원하는 C-130, 통상 '뚱뚱보 알버트' 가 미해병항공대 소속입니다. 에어쇼에서 JATO 달고 단거리 이육하는 쇼로 유명한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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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비전투 임무 수행하는 미해병항공기 중 네임드는 쟵니다. 마린원. 미대통령이 탑승하는 헬기는 늘 해병대 소속입니다.

 

 

 

아, 제목에 제 5위의 항공세력이라고 했는데 설명하자면 1위가 미공군, 2위가 미해군, 3위가 러시아공군, 4위가 미국노후전투기보관소를 말하는거고 5위를 미해병항공대라고 부르는 농담을 말합니다. 근데 전투력을 보면 딱히 농담같지도 않다는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