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만 터키인 울린 한국전쟁 영화 '아일라'

윤현숙 입력 2018.06.21. 20:42 



[앵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 고아를 보살핀 터키 군인의 실화를 토대로 한 터키 영화가


6·25 68주년을 앞두고 한국 극장가에 찾아왔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꽃핀 인간애를 조명한 영화는 터키에서는 큰 흥행 속에 양국의 인연을


두텁게 다지는데도 역할을 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1950년 한국 전쟁에 파병된 터키 군인 '슐레이만'.


전쟁터에서 부모를 잃은 5살 소녀를 발견하고 부대에 데리고 옵니다.


소녀에게 터키어로 '달'이란 뜻의 '아일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딸처럼 아끼고, 피보다 진한


부녀의 정을 쌓아 갑니다.


전쟁이 끝나고 가슴 아픈 생이별을 한 두 사람은 평생 서로를 그리워하다


헤어진 지 60년 만에 기적 같은 재회를 하게 됩니다.


2010년 국내 방송사 다큐멘터리로 화제를 모은 '아일라' 김은자 씨와 고 슐레이만 씨의


실화가 터키에서 스크린에 옮겨졌습니다.


[김은자 / '아일라' 실존인물 : 과거를 새로 되새기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영화를 만들어주신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이 자리에 슐레이만 아버지가 같이 계셨으면 좋았을텐데….]


 지난해 터키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5백만이 넘는 터키인들의 가슴을 울리며 역대 관객수


 6위의 흥행을 거뒀습니다.


 대규모 병력 파병으로 피를 나눴지만, 터키 젊은 세대에게는 '잊힌 전쟁'이던 '한국전쟁'과


'형제의 나라' 한국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는 계기도 됐습니다.


[잔 울카이 / 영화 '아일라' 감독 : 한국 사람을 형제, 자매, 친구로 부르는데 왜 이렇게


부르는지는 다들 잘 몰랐는데, 이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많은 사람이 1950년에


있었던 한국 전쟁에 대해 잘 알게 됐습니다.]


터키의 연기파 배우 이스마일 하지오글루, 아역배우 김 설이 참혹한 전장에서 서로의 희망이


된 부녀를 연기했습니다.


다소 어설픈 한국어 대사나 배경 묘사는 '옥의 티'지만, 타국의 시선에서 그려진 한국전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에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파란 눈의 병사 슐레이만이 한국의 고아 소녀 아일라에게 보여준 사랑과 헌신은


국경과 세월을 뛰어넘어 감동을 전달합니다.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