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말, 사방으로 영토를 확장하던 러시아제국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카프카스 산맥'을 점령하고 그곳을 자신들의 땅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산맥에는 수많은 민족들과 종교가 엉켜있었고 그중 가장 강하게 저항하던 민족이 바로 체첸인들이었다.
스스로를 '늑대의 자손'이라 부르는 체첸인들은 러시아의 지배를 거부하며 완강하게 저항했고 '이맘샤밀','하지 무라트' 등을 시작으로 3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대대로 무기를 들고 러시아제국, 소비에트 연방, 러시아연방을 상대로 싸웠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체첸은 소련공군장성 출신 '조하르 두다예프' 장군의 대통령으로 하여 '이츠케리야 체첸 공화국'을 세운다
하지만 보리스 옐친이 이끄는 러시아연방은 카프카스의 중요성(카스피해의 지하자원, 그리고 전략적 요충지) 때문에 체첸의 독립을 허용하지 않았고 1994년 러시아군을 투입하여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 침공한다.
수많은 체첸인들이 하나가 되어 태어나서 평생 처음 가져보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군과 싸웠다. 게다가 러시아 정교를 믿는 러시아와 다르게 이슬람교를 믿는 체첸인들은 이 전쟁을 '지하드' 즉,성전으로 여겼고 소련-아프간 전쟁이 막 끝난 시점에 할일 없이 백수짓이나 하던 아랍계 무자헤딘들이 또 싸울 판거리를 찾아 카프카스로 몰려들었다. 소련 해체후 군축으로 인해 오합지졸이 되버린 러시아군은 4배나 많은 병력을 가지고도 체첸군의 게릴라전에 쳐발리면서(이때 벌어진 그로즈니 시가전은 밀덕 사이에서 유명하죠.)서방으로의 압력과 1년간의 졸전 끝에 철군 하면서 휴전을 하게 되며 '1차 체첸전쟁'은 끝난다.
그로즈니에는 다시 체첸의 깃발이 휘날렸고 체첸인들은 자신들의 조국을 지켜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이야기가 이렇게 끝났으면 좋으련만....
두다예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폭격으로 사망하자 그 뒤를 이은 '샤밀 바사예프'는 이슬람극단주의를 내세운 소위 '꼴통'이었고 내치를 신경쓰진 못할망정 이웃 국가로 쳐들어가서 영토를 넓혀서 전근대적 샤리아 율법을 내세우며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 하겠다고 하거나,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등에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키는 병신짓만 골라해댔다.
결국 빡친 러시아는 전열은 가다듬고 1999년 다시 한번 체첸을 침공한다. 그리고 지난번의 패전을 교훈삼아 철저히 훈련된 러시아군은 엄청난 물량과 화력으로 그로즈니를 지도에서 지워버렸다.
이즈케리야 체첸정부는 카프카스의 산악지대로 도주했으며 끝없는 게릴라전을 벌이며 러시아군을 괴롭혔다.
그와중에도 상황을 바꿔보려고 베슬란 학교 인질극,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등 무고한 민간인을 상대로한 테러가 계속됬고 초기에는 그들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자유의 투사'로 보던 서방세계의 시각도 '미치광이 테러리스트'로 바뀌면서 인도적 지원을 끊어버린다.
러시아군은 카프카스에 스페츠나츠를 대거 투입하여 토벌 작전을 벌였고 이와중에 체첸반군에 협조한 민간인들을 죽여대며 체첸반군의 뒤를 쫒았다.
체첸반군 역시 러시아군 포로와 친러시아 성향의 카프카스 민간인들을 상대로 고문과 처형을 해대며 보복을 했고 대표적으로 혐오 동영상으로 알려진 '체첸클리어'가 이때 일어났다.
계속된 전쟁에 지친 체첸인들도 체첸반군들에게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점차 러시아에 협조하게 된다.
당연히 러시아내에서도 반전 여론이 들끓었다. 소련 해체 이후 막장이 되버린 러시아 경제에 전쟁을 끼얹으니 사회분위기는 말할수 없이 개판이었고 반전시위도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났다.
어떤 전투에서는 중대 하나가 통째로 전멸했는데 이 중대의 인원들이 대부분 같은 도시에서 징집된 청년들이어서 해당도시는 완전 초상집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복수'를 내세우며 체첸반군에 대한 강경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간 당시 러시아총리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후 러시아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의 강격정책이 먹혀들었는지 체첸 반군들도 러시아의 회유(보통 가족 전체를 인질로 잡음)와 공격등으로 수가 점점 줄어나갔고 위에 언급한 '꼴통' 샤밀 바사예프를 비롯한 수뇌부들도 대부분 암살 당하면서 궤멸당했다.
이때 귀순한 체첸반군들중 체첸 최대 씨족인 카디로프 가문의 '람잔 카디로프'는 푸틴의 수하로 들어가 '신 체첸공화국'의 대통령이 된다.
귀순한 체첸인들을로 만들어진 친소 체첸군은 체첸동족을 토벌 하는 임무에 투입되었고 이후 그 '전공'을 인정 받아 러시아가 참전하는 전쟁에는 빠짐없이 참가 하는 정예부대가 되었다.
2009년, 체첸반군은 '전멸'판정을 받았고 러시아는 체첸 소요사태에 대한 종결을 선언한다. 그렇게 2차 체첸 전쟁은 막을 내린다,
살아남은 극소수의 체첸군은 전세계로 퍼져서 이슬람 극단주의 계열의 '용병'으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심지어 러시아와 싸운다는 이유만으로 우크라이나 내전에까지 뛰어들어 싸우고 있다.
현재 이츠케리야 체첸의 후예로 '카프카스 이슬람 토후국' 이라는 단체가 있긴 하지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긴 커녕 이슬람 근본주의를 기치로 이전 선임들이 하던 꼴통짓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무엇보다 ISIS와 동맹을 맺고 싸우고 있으니 그냥 병신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2018년, 재건된 현재의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의 모습
푸틴의 충실한 개로써 열일한 람잔 카디로프 대통령 덕분에 체첸은 전쟁의 포화를 극복한것 같지만 여성 인권 및 막장인 사회, 그리고 수많은 씨족들 간의 불화 등 사회,정치,경제 모든면에서 아직도 많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