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분들은 크래커를 아실겁니다.
처음 신교대에서 봤는데 그 위력에 깜짝 놀랬습니다.
불을 붙이고 방탄 헬멧을 그 위에 덮으면 폭발과 함께 헬멧이 10미터 정도 위로 솟구칩니다.
유격장에서 간부들이 가끔 떡밥과 함께 던져서 물고기들을 장파열 시켜서 매운탕을 끓여 먹기도 하죠.
저희 부대는 대항군으로 타 부대 훈련에 참여 하는데 가끔 이 크래커를 사용해 훈련 상황을 조성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산 속에 숨어서 타부대가 행군하는걸 지켜보던 중 크래커를 던지고 공포탄을 쏜 후 도망가야 하는 임무가 부여되었습니다.
근데 이 크래커를 그냥 던져서 땅에서 터지게 하는게 식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참에게 공중에서 터뜨리자고 말했습니다.
방법을 묻는 고참에게 크래커에 불을 붙인 후 K1 총구에 놓고 심지가 타들어 갈 때 폭발 직전에 쏘면 공중에서 터질꺼라고 말했습니다.
고참은 좋은 생각이라며 앞으로 생길 상황에 대해 낄낄대며 웃었습니다.
첨병이 지나고 드디어 본대가 왔습니다.
크래커에 불을 붙이고 총구에 놓았습니다.
치이~~익
심지가 타 들어갑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다가 90퍼센트 정도 탔을때 고참이 고참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빵
소리와 함께 크래커가 터졌습니다.
바로 우리 눈 앞에서...ㅜ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던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터진 직후의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를 발견 한 훈련부대 대원들이 우리를 잡으러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고참이 뭐라고 말을 하는데 들리지 않습니다.
둘다 튀기 시작했습니다.
맨날 산을 뛰어 다녔기 때문에 잡힐리는 없습니다.
5분 정도 졸라 뛰어 도망가고 추격조가 없는걸 확인한 후 가쁜 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그런데 제 귀에 들리는 소리는
삐~~~
이거 하나였습니다.
고참도 눈빛을 보아하니 정신이 나갔습니다.
저를 원망하며 욕하는거 같은데 잘 들리지 않으니 상관 없습니다.
때리진 않았으니까요.
멍한 산태로 본대로 터벅터벅 복귀하는데 인중이 따뜻합니다.
코가 나온줄 알고 닦았는데 코피입니다.
그 뒤로 이틀정도 제 귀에는 남들이 안들리는 환청이 계속 들렸습니다.
바로 이소리죠.
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