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엔 첨단 스파이함 
美 알래스카기지 160km까지 접근… 사드 요격시험 상황 정보수집
 
하늘엔 은밀한 드론 
시리아서 미군기지 염탐하다 격추… 2023년까지 4만여대 생산할듯



“중국군은 세계 평화를 위해 새롭게 더 크게 공헌할 능력이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일 건군 9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30일 네이멍구(內蒙古) 주르허(朱日和) 기지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이렇게 강조하며 연설을 끝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1일 “중국이 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세계에 선언했다”며 “중국군이 빠르게 현대화되고 전쟁 준비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세계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이 중국 지역을 벗어나 세계에서 활동하겠다는 군사패권 전략을 공식 선언한 셈이다.

중국의 군사력 확장은 바다와 공중에서 동시에 본격화되고 있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지난달에만 수차례 중국의 첨단 정보수집함(스파이함)이 전 세계 바다를 휘젓고 다니며 미군 코앞에서 미국의 군사 활동을 감시했다. 정보수집함은 레이더 무력화, 미사일 교란 등 첨단 전자전을 수행한다. 공중에서는 중국산 첨단 드론이 중동, 아프리카의 대다수 분쟁지역 상공을 점령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지난달 2일 중국의 정보수집함이 홋카이도(北海道) 앞 쓰가루(津輕) 해협 일본 영해를 지나 북태평양으로 진출할 때만 해도 이 군함이 어디로 향하는지 의문에 싸여 있었다. 같은 달 11일 미국이 알래스카주 코디액 기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요격 시험에 성공할 때도 정보수집함 한 척이 코디액 기지에서 불과 160km 떨어진 해역에서 요격 시험을 정찰하고 있었다. 두 곳에서 출현한 정보수집함의 정체는 톈랑싱(天狼星)함(854호)이었다. 

중국 매체들은 “일본 앞 바다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중국이 일본에 보내는 일회성 경고라고 여겼지만 놀랍게도 또 다른 중대한 임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톈랑싱함은 이후 남태평양 괌 인근 해상으로 이동해 미군과 호주군 연합 훈련을 은밀히 추적했다. 

중국의 다른 정보수집함 하이왕싱(海王星)함(852호)은 지난달 10∼17일 인도양 벵골만 해역에서 미국·일본·인도의 3개국 연합 해상훈련을 감시한 뒤 이달 22일 호주 퀸즐랜드주 인근 산호해로 이동해 미군과 호주군 연합 훈련을 감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서양을 제외한 전역에서 미국이 중국 스파이함의 감시권에 든 것이다. 홍콩 펑황왕(鳳凰網)에 따르면 중국은 첨단 정보수집함 6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예멘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활주로 상공. 수상한 물체가 나타났다. 겉모습과 기능이 꼭 미국산 전투용 드론 ‘프레데터’였다. 이 수상한 드론을 인공위성으로 포착한 미 당국은 당황했다. 중국산 ‘이룽(翼龍)’이었다. 미사일과 폭탄을 실은 채 수 시간 비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이었다. 같은 달 시리아 국경 근처 요르단에 있는 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연합기지에서는 중국산 ‘CH-4 레인보’ 드론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중국은 올해 3월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으로 드론 100대를 생산하는 데 합의해 미국을 놀라게 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이 드론을 수출한 주요 국가는 미국의 오랜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와 이라크다. 중국은 2023년까지 드론 4만2000대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됐다. 경제적으로 따지면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 원) 규모다.

이에 따른 미중 간 충돌도 발생했다. 최근 시리아에서 이란이 구입한 중국산 드론 2대가 미국 군사시설을 염탐하다 미 공군에 격추됐다. 중국산 드론이 북한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의혹도 있어 첨단 중국 드론이 한반도 상공도 노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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