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원자로

 

설계한 김시환(金時煥) 박사


 

 

원자력연구소는 이미 2004년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본설계를 마쳤습니다.

 

국가 지도자가 결심만 하면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만반의

 

태세를 갖췄습니다.”

 

 

106일 저녁 김시환(金時煥·70)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장은 한양대 공대

 

강의를 마치고 집이 있는 대전으로 가는 도중 기자와 만났다.

 

김 박사는 기본설계를 마쳤다는 것은 추진기관의 자재를 발주해 원자로를

 

건설하기 직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과거의 실패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국책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1970년 서울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

 

대학교(RPI)에서 원자력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미 밥콕앤윌콕스(B&W)

 

에서 핵연료를 설계했고, 글로벌 원자로 제작업체인 컴버스천엔지니어링(CE·웨스팅

 

하우스에 합병)에서 원자로 설계 담당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1984년 귀국 후 미·북 간 제네바합의에 따라 북한에 경수로 건설을 시작하면서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7년간 경수로 핵연료설계 국산화사업 책임자로 사업을

 

성공시켰다.

 

김 박사는 1991년 원자력연구소 차세대원자로 개발 책임자로서 1999

 

부터 2006년까지 상용과 잠수함용 추진기관 개발을 총괄 지휘했다.

 

 

 

원전 선진국들, 일체형 소형원자로 제작 열풍

 

 

김시환 박사는 스마트(SMART) 원자로로 대표되는 우리의 소형·중형 일체형

 

원자로 개발사를 알아야 핵잠용 원자료 개발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19919월 한국원자력연구소 신형원자로·핵연료개발본부장으로 부임한

 

김 박사는 부임 직후 신형안전로개발부를 설립하고 신형안전로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박사는 신형안전로 개발타당성 조사연구 사업을 과학기술부로부터 지원받아

 

1990년부터 스터디에 착수했다.

 

 

19919월부터는 과학기술처로부터 한국형 신형안전로 개발과제를 수주 받아

 

미국 등 원자력 선진국들의 신형원자로 개발동향과 설계개념을 연구했다.

 

19926월 정부는 차세대경수로 개발사업을 정부의 G7과제로 정하고, 차세대

 

대형원자로형으로 개량형 PWR(이후에 APR1400으로 명명)을 결정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한국형 표준원전에 대해 95% 이상 기술자립을 한 나라로

 

인정받게 됐다.

 

 

정부는 대형 상업용 원자로 설계 자립을 위해 대형원자로에만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원자력연구소 연구원들은 문헌조사와 기술조사 등을 통해 중소형 경수로

 

개발이 시대의 대세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1989년부터 중동, 북아프리카 등 물 부족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원자력을 이용해 바닷물을 담수(淡水)로 만들려는 국제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던 것이다.

 

 

김 박사는 1991년부터 IAEA의 원자력해수담수화 국제공동연구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물이 부족한 중동지역에 화력에너지를

 

이용한 세계 최대 용량의 해수담수플랜트를 수출해 운영 중이었다.

 

 

김 박사는 “1993년 두산중공업이 수출한 3개의 화력담수플랜트 사진과

 

해수담수화용 중소형 원자로 개발계획서를 들고 경제기획원 과학기술 예산담당

 

국장에게 해수담수화용 중소형 원자로 개발 필요성을 역설하고 예산을 달라고

 

했다신재인(申載仁) 원자력연구소장(현 한국핵융합가속기기술진흥협회장)

 

도 경제기획원 복도에서 2시간 이상 기다려 담당 국장을 설득했다고 했다.

 

러한 노력 덕분에 1993년 해수담수화용 일체형 소형원자로의 개념개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당시 IAEA는 산하 회원국들에게 소형원자로의 안전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원국들에게 일체형 원자로(300~600MW)를 개발·건설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했

 

. 원자력연구소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김 박사는 이때만 해도 중소형 원자로 개발 목적을 군사용으로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대형원자로가 루프형으로 안전성이 낮았고, ‘일체형

 

소형 원자로가 안전성은 물론 해수담수화용 등 다목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결정했을 뿐이라고 했다.

 

김시환 박사는 중소형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전문가 6명으로 드림팀

 

을 구성했다. 중소형원자로개발팀은 19948월에 일체형 원자로 개념을

 

해수담수화용 원자로형으로 결정했다.

 

 

보통 원자로는 핵연료를 넣는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이 분리돼 있는

 

데 비해 소형 가압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인 일체형 원자로는 핵증기

 

공급계통, 즉 가압기·증기발생기·제어봉 구동장치·주냉각제 펌프 등 주기기가

 

노심과 동일한 압력용기에 설치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