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같이 보잘것없고 나이먹은 정비사의 글에 누가 귀기울여 주겠나..

하는 마음으로 쓴 글인데
뜻밖에 수만명의 회원님들이 관심가져 주시고, 또 많은 분들이 쪽지로 격려해 주셔서
정말 많이 놀라고 아주 많이 감사했습니다.

 

그 글에서 말씀드렸던 LF소나타 고객님은 오늘 차를 잘 찾아서 기분좋게 타고 가셨습니다.
이제 그 차 조수석 앞도어는 그 차가 폐차될때까지 부식될일은 없겠죠.
정비사로서 정말 오랜만에 개운한 마음으로 "안녕히 가십시오 고객님"하면서
저~문밖으로 차가 멀어져 갈때까지 보고 서있었습니다.

 

이게 뭔 뜬금없는 소린가? 하시는 분들은 제 지난글

 

http://www.bobaedream.co.kr/view?code=freeb&No=1169492

한번 읽어봐 주세요.

 

보내주신 많은 격려의 리플과 쪽지들을 읽다가
저는 참 안타까웠습니다.

돈을 더 내더라도 앞으로는 언더코팅 해달래야겠다
일하는 정비소가 어디냐 다음에 사고나면 거기가서 하겠다...
그런 글들이 참 많더라구요.

 

정말 고마운 말씀들입니다만 고객님들, 잘못 아셔도 한참 잘못 알고 계십니다.

 

도어를 판금하면 안쪽에 스포트웰더로 인한 열변형이 생기는건 당연한 일이고
열변형으로 인한 부식을 막기위해 언더코팅을 해야하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 모든게 당연한 사고수리의 과정이라는 뜻이예요.

그러면 그 당연히 해야할 사고수리의 과정 모두를 보험으로 처리하셔야지
왜 고객님들이 저한테 돈을 더 주고 그 작업을 부탁합니까.
만일의 경우 내차 제대로 수리하려고 보험료 꼬박꼬박 내셨는데
왜 따로 돈을 더 내겠다고 하세요.

 

그러면 너는 왜 그동안 그 당연한걸 안해줬냐구요?
왜 고객님들의 차를 엉터리로 고쳐왔느냐구요?
지난 글에서도 썼었지만, 보험사에서 돈을 안줘서 제대로 안했습니다.

물론 제가 잘했다는거 아닙니다.
얼마후에 썩어들어갈 차를 내보내면서 당당하지 못했고 늘 마음이 무거웠어요.

처음에는 저도 할거 다 하면서 제대로 했었습니다..
제대로 고쳤으니 제대로 돈 다 달라고 보험사에 청구했었어요.
그런데 안주더라구요.

 

고객님들 혹시 사고 나보신 분들중에서 렉카차가 나타나서
"아는 공업사 없으시면 저희 보험사 우수협력업체로 가시겠어요?" 하는말
들어보신적 없으신가요?

 

제가 있는곳은 국내 메이저급 보험사의 우수협력업체입니다.

 

고객님들이 사고가 나면 저희한테 보험사에서 연락이 와요.
가서 다른데 못가게 꼬셔서 얼른 끌고오라고....

고객님 차를 저희한테 끌고오는걸 입고성공률이라고 하는데
얼른 가서 감언이설로 꼬셔오지 못하면 평가점수 깎입니다.

 

복원율이라는게 있습니다.
찢어지고 꺾여서 못쓰게 된 부품들을 기워붙이고 때워서 쓰지않으면
점수가 떨어집니다.

 

교환률이라는것도 있습니다.
사고가 나서 파손된 부품이고 이건 교환해야하는건데
교환하면 교환률 높아지고, 그러면 점수가 떨어집니다.

 

렌트카사용율이라는게 있습니다.
사고가 크게나면 수리기간도 길어지는 법인데
대충대충해서라도 빨리 내보내야지 렌트카 오래쓰면 점수 깎입니다.

 

수리적합성이라는게 있습니다.
앞쪽에 사고가 크게나면 그 뒷쪽까지 충격이 가해져서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하는데
직접적으로 부딪혀서 부서진 곳이 아니니까 거기까지 수리하면 점수 깎입니다.

 

이런 더러운 조항들, 고객님들의 차를 쓰레기로 만들던지 말던지
오로지 돈만 아끼면 되는 조항들을 잘 지켜야 보험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높은 평가를 받아야 우수 협력업체가 되고
우수 협력업체가 되어야 사고가 나면 그 공업사로 차를 보내줍니다.

 

정말 양심적으로 차를 잘 고치면 고객님들이 알아서 찾아갈거 아니냐고 하실수도

있겠죠.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수 협력업체가 아닌 곳에 고객님이 사고난 차를 가져가면 고객님께 전화를 해서
"거기는 저희 협력업체가 아니라서 수리품질을 보장할수 없다"
"그 공업사는 엉터리로 수리를 하고 공임도 많이 청구해서 고객님 보험료가 인상될수 있다"
...이렇게 ~~~할수 있다 는 식으로 협박을 합니다.

워낙 정비업계 종사자들이 무식한데다가
선배님들... 솔직히 선배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몇몇 양아치들이 이바닥의 신뢰도를 딱바

닥에 떨어뜨려 놔서
저희가 뭐라고 말할때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시던 고객님들이
대기업인 보험사가 뭐라고 협박을 하면 귀신같이 손님이 뚝 끊어집니다.

 

벌써 출근할 시간이 다 되어가네요.
오늘은 괜히 하소연만 한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이런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제가 속상하네요.

오늘도 저는 갈아야 하는거 안갈면서 교환율 낮추고,
찢어진거 때워서라도 복원율 높이고,
점검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얼른 출고시켜서 렌트카사용율 낮추고 해야합니다.

저는 보험사가 지정한 "우수협력업체" 직원이고
그 염병할 우수협력업체가 아니면 고객님들이 안오시니까요...
고객님들이 안오시면 제 직장도 없어지니까요.

 

사고난 차량을 수리받으시고 고민되시는 내용을 쪽지로 많이 보내시는데요...

글만 봐서는 제가 어떻게 사고가 난건지 어떻게 고친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http://cafe.naver.com/rightre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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