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다니는 도로인데,

1톤트럭과 소형승합차가 마주보고 서있었습니다.

당연히 양 차선 차들이 그 뒤로 몇 대 줄을 이었죠.

저는 네 번째 정도에 서있었는데 갑자기 트럭운전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봉고차 운전자의 얼굴을 때리더군요.

그러자 봉고차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더니 중앙선에서 둘이서 아예 타이틀매치를 벌입니다.

다른 차들이 빵빵거려도 개의치 않고 몸싸움을 하다 1회전 끝나고 잠시 쉬는 사이 제가 112로 신고를 했습니다.

위치를 설명하기가 간단한 장소인데 전화를 받은 경찰은 엄청 어렵게 알아듣는 바람에 신고하는 데 시간이 좀 거렸는데, 그 사이 2회전에 들어갔더군요.

테크닉은 막상막하였는데 트럭운전자가 좀 젊어서인지 봉고차운전자가 넘어지니까 젊은이가 위에서 누르네요.

참 가관이라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누워있는 늙은이의 목을 팔꿈치로 누르고는 씩씩거리는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양쪽 차선에서 5분 이상 기다리던 운전자들이 몇 명 내려서 뜯어말리는 바람에 봉고차를 둑 쪽으로 비켜 세워서 한쪽 차선은 통과가 되었지만 트럭은 그대로라 저는 더 지체했다가 반대차선에서 양보를 해줘서 중앙선을 넘어 지나갔는데요.

신고 후 최소 5분은 지난듯한데 즉각 출동한다던 경찰은 오질 않더군요.

경찰서와 파출소 방향으로 제가 3분을 더 달리면서도 경찰차를 못 봤으니 최소 10분은 경찰이 오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죠.

바로 사무실에 도착한 저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려 받으니 경찰이라면서 아까 신고한 사람이냐고 물으며 그 지역에 갔더니 차도 사람도 안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죠.

 

“지금 시계를 보니 20분은 지난 거 같은데요. 그 사람들 3회전은 안 하고 헤어졌나봅니다.”

 

동영상을 찍어들걸 그랬나.... 참 내 폰은 2g폰이라 그런 거 안 되지...

 

순간 저 말고는 아무도 신고를 한 사람이 없었나? ...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양쪽으로 대략 30대 이상의 차가 욕지거리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고 직접 내려서 뜯어말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신고한 사람은 딱 한 사람이라는 거.

이래서 도로에서 ‘로드fc’가 많이 벌어지나 봅니다.

신고를 아무도 안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