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동자들의 성과급요구투쟁은 정당하다 
전지윤 기자 





1월 3일 현대차 울산공장 시무식에서 벌어진 노사 충돌 이후, 기성 언론들은 일제히 개떼처럼 현대차 노조를 비난·공격하고 있다. 늘 그렇듯이 "폭력" "과격" 성향의 현대차 노조가 "배부른 투정"을 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의 원인과 책임은 노사 합의를 일방적으로 어기고 성과급 50퍼센트를 떼먹은 사측에 있다. 조합원 1인당 무려 1백여만 원의 임금 삭감을 당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 연말부터 잔업·특근 거부 투쟁을 벌여 왔고 강력한 행동으로 시무식을 무산시켜 버렸다. 이것은 노동자들을 무시한 사측에 대한 통쾌한 일격이었다.

사측은 노동자들이 생산 목표를 98퍼센트밖에 달성하지 못해서 성과급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현대차 노조가 민주노총 정치 파업에 꾸준히 참가해서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1조 원이 넘는 엄청난 순이익을 남겼다. 변호사비만 4백억 원을 쓰고 풀려났다는 비리범 정몽구는 여기에 기여한 바가 하나도 없다. 잔업·특근을 하며 고생해 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 것이다. 그런데 사측은 그런 성과의 일부를 노동자들에게 돌려주는 것도 거부한다. 

현대차 노조가 민주노총 정치파업에 '개근'한 것도 전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민주노총 파업은 한미FTA와 비정규직 개악안, 노사관계로드맵 등에 반대한 것이었다. 현대차 노동자들은 저소득층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릴 한미FTA와 비정규직 개악안 등에 앞장서 맞선 것이다. 

이처럼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들 뿐 아니라 피억압 민중들의 이익을 위해 투쟁한 것은 찬양·고무받아 마땅한 일이다. 현대차 노동자들이 1인당 30만 원 정도의 임금 손실을 무릅쓰고 이 같은 정치 파업에 참여했다. 이런 파업이 더욱 강력하게 전개돼 비정규직 개악안 등을 완전히 저지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투쟁으로 쌓아 온 성과


사측의 공격은 현대차 노조 지도부가 업무상 배임 사건으로 중도사퇴하게 된 틈을 이용해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쌓아 온 성과를 허물려는 시도이다. 사측은 지난해에도 임금동결을 요구한 바 있다. 최근 현대차 전주공장에서는 주야간 맞교대 방안을 통과시키려 시도했다. 다행히 노동자들은 이 방안을 부결시켰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공격은 더 확대될 것이다. <조선일보>는 "우유를 짤 젖소를 잡아먹는 노조의 탐욕"을 비난하며, 노조의 강경투쟁이 "수만 명의 동료 근로자와 그 가족, 수십만 명의 협력업체 근로자와 가족들을 찬바람 속에 길거리로 내몰고 말리라"고 저주했다. 하지만 IMF 위기도 노조의 강경투쟁 때문이 아니었고, 지금의 한국경제 위기도 부동산 거품과 미국경제 위축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배자들은 기업주들의 탐욕스런 과잉경쟁과 정치인들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이럴 때, 노조가 힘이 없고 양보나 한다면 정말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 

지금 현대차 사측의 공격은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그치지 않고 있다. 사측은 현대차 비정규직, 기아차 정규직, 기아차 비정규직 모두의 성과급 삭감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공격이 성공한다면 사측은 더 다양한 측면으로 공격을 확대할 것이다. 다른 기업주들도 현대차의 사례를 따르려 할 것이다. 


선봉부대


최근에 검찰도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에 대해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비정규직 개악안의 실행을 앞두고 위장 도급을 통한 무제한적 불법파견과 비정규직 착취의 길을 열어주려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에서부터 이런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 노조가 저들의 공격을 박살낸다면 다른 기업주들도 공격에 나서길 주춤거릴 것이고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도 자신감을 갖고 공격에 맞설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투쟁의 이같은 중요성 때문에 사측은 매우 강경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 박유기 위원장을 비롯한 22명의 동지들을 고소했고 잔업·특근 거부로 인한 손실을 핑계로 조합비 가압류까지 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편도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잔업·특근 거부는 단호하게 계속돼야 하고 파업도 불사해야 한다. 지난 며칠간의 잔업 특근 거부로 사측은 7백억 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엄살을 떨고 있다. 노동자를 무시하고 공격한 댓가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성과급을 삭감당한 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이 건설돼야 한다. 

수십 년간의 투쟁을 통해 단련되고 조직화된 현대차 노동자들이 아니면 누가 이런 공격을 막아낼 것인가. 민주노총 선봉부대가 2007년 연초를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맞불26호 (기사 입력일 : 2007년 0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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